사회
[뉴스추적] 태풍 '링링' 왜 바람 강했나?…북한 곡창지대 피해 클 듯
입력 2019-09-07 19:30  | 수정 2019-09-07 19:54
【 앵커멘트 】
태풍 '링링'의 이름은 홍콩에서 제출한 것인데요.
소녀를 귀엽게 부르는 표현, 또는 옥구슬이 부딪힐 때 나는 소리를 뜻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름과 달리 한반도를 매섭게 몰아쳤습니다.
박호근 기자와 뉴스추적 해보겠습니다.


【 질문 1 】
이번 태풍 링링이 바람이 셌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 기자 】
네 일반적으로 태풍의 중심 기압이 높으면 센 태풍으로 생각하기 쉬운데요.
사실은 그 반대입니다. 중심기압이 낮을수록 세다고 합니다.
링링은 제주도 해상에 접근할 때 950헥토파스칼이었는데, 이 정도면 강풍을 동반한 역대급 태풍에 속합니다.



【 질문 2 】
그럼 과거 태풍과 비교하면 어떻습니까?

【 기자 】
네, 1959년 9월 한반도를 강타한 태풍 '사라'의 중심부 최저기압이 952헥토파스칼이었는데요.
2003년 9월 이 기록을 깼을 뿐 아니라 우리나라에 피해를 준 최악의 태풍으로 기억되는 '매미'의 최저기압이 950헥토파스칼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이번 링링이 바람의 세기로 봤을 때 매미급 위력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질문 3 】
그럼 링링의 최대 순간 풍속도 매미만큼 강하게 불었나요?

【 기자 】
태풍 링링의 최대 순간 풍속이 전남 신안군 흑산도에서 초속 54.4m가 측정됐는데요.
매미는 1904년 우리나라 기상관측 이래 가장 센 초속 60m를 기록했습니다.
앞서 2000년 8월 전남 흑산도를 통과한 태풍 쁘라삐룬이 초속 58.3m, 2002년 8월 태풍 루사가 56.7m의 풍속기록을 갖고 있습니다.


【 질문 4 】
그나마 다행일까요. 태풍 링링이 강풍을 동반한 반면 비는 많이 뿌리지 않았어요. 그 이유는 뭡니까?

【 기자 】
네, 링링이 비를 많이 뿌리지 않은 건 아닙니다. 다행히 비가 많이 내린 지역이 태풍의 중심에서 북서쪽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태풍의 이동방향으로 볼 때 왼쪽 앞쪽에 비를 많이 뿌리면서 한반도 내륙인 오른쪽은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았다고 합니다.
또 링링이 이동 속도가 빨라 해상의 수증기를 많이 머금지 않았고, 짧은 시간에 지나갔기 때문에 비 피해가 적은 것으로 분석됩니다.


【 질문 5 】
이번 태풍이 과거 곤파스와 비슷하다는 관측이 있는데, 맞습니까?

【 기자 】
아닙니다. 처음엔 링링이 2010년 곤파스와 비슷하다고 했는데, 조금 전 기상청에 확인했더니 2012년 볼라벤이 더 비슷하다고 밝혔습니다.
지금 보시는 것이 곤파스의 이동 경로이고요, 이어 볼라벤과 링링입니다.
서해를 따라 올라온 건 공통점인데 곤파스는 경기도 쪽으로 꺾었고, 볼라벤은 황해도 쪽으로 쭉 올라갔다는 면에서 링링과 더 비슷하다고 보는 겁니다.


【 질문 6 】
링링이 북한으로 상륙했는데, 얼마 정도의 피해가 예상되나요?

【 기자 】
링링이 현재의 강풍을 유지한 채 북한을 내륙을 통과하면 상당한 피해가 예상됩니다.
북한의 식량난이 여전하지만, 우리 정부가 주겠다는 쌀은 받지 않겠다고 했는데, 곧 받아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태풍 링링이 황해도로 상륙해 지나는 곳이 연백평야와 재령평야 등 곡창지대입니다.
벼가 한창 알이 찰 시기인데 이때 쓰러지면 제대로 된 쌀을 수확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번 태풍의 영향으로 식량난이 더 가중될 것으로 보입니다.


【 앵커멘트 】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비상확대회의를 열고 대책을 지시하고, 북한 매체들도 이례적으로 재난방송을 집중 편성하고 있습니다.
아무쪼록 북녂 땅으로 올라간 '링링' 큰 피해 남기지 않고 조용히 지나가길 바라봅니다.

지금까지 박호근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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