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 기자]
여름대전에 이어 이번엔 추석대전이다. 거듭된 동시기 격돌에 일찌감치 ‘제 살 깎아 먹기가 되진 않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던 가운데 ‘빅3가 모두 베일을 벗었다. 세 작품 모두 저마다의 다른 색깔과 매력으로 다양성을 뽐낸 한편, 다소 명확하게 갈린 호불호에 이렇다 할 강자가 없어 예열 효과는 기대에는 못 미친 상황이다.
올 추석대전의 세 주자는 ‘타짜: 원 아이드 잭(이하 ‘타짜3)와 ‘코미디 장인 차승원의 복귀작 ‘힘을 내요, 미스터 리 그리고 마동석의 ‘나쁜녀석들: 더 무비이다. 한 주 뒤 합류하는 ‘양자물리학까지 가세하면 빅4가 맞붙는 셈이다.
‘타짜3와 ‘힘을 내요, 미스터 리, ‘나쁜녀석들: 더 무비는 오는 11일 맞장 개봉을 확정, 치열한 홍보전으로 시선을 사로잡았지만 막상 베일이 벗겨지자 어쩐지 긴장감은 오히려 하락한 분위기다.
먼저 박정민과 류승범의 만남으로 기대를 모은 ‘타짜3는 전작에서 얻은 혹평을 어느 정도 만회하며 인기 시리즈다운 무난한 완성도를 자랑한다. 전설적인 ‘타짜와 기대 이하의 ‘타짜2 사이 딱 중간 지점에 있는, 어떤 의미로든 ‘적절한 수준의 만족감을 안길 전형적인 킬링타임용 오락물이다.
판의 설계자 애꾸(류승범)부터 그의 도움 아래 위험한 판에 껴들게 되는 도일출(박정민), 현직 제비인 셔플의왕 까치(이광수), 얼굴마담 사기꾼 영미(임지연), 숨은 고수 권 원장(권해효), 치명적인 매력의 마돈나(최유화)까지, ‘타짜 시리즈다운 개성 강한 캐릭터들이 등장해 저마다의 역할에 충실하다.
어둡고도 묵직했던 분위기를 한층 톤 업시킨 반면, 오락적 재미를 극대화시켜 보다 가볍고 젊어졌다. 인물의 전사, 인물 간 관계 및 케미를 비롯해 스토리의 전개를 단순화시키고 반전의 연속으로 긴장감을 높였다. ‘포커에 대한 사전 지식 없이도 친절한 연출 덕에 몰입에도 어려움이 없다.
다만 현란하지만 익숙한 캐릭터들, 예상 가능한 반전과 전개로 인해 감흥 또한 ‘괜찮은 수준에서 그치고 만다. 등장만 강렬할 뿐 다소 빈약한 퇴장은 가장 아쉬운 대목. 진부할 정돈 아니지만 신선할 것 역시 없는, ‘알면서도 보는 재미들로 가득하다. 돋보이는 강점도, 도드라지는 단점도 없는, 무난한 매력으로 어필한다. 청소년관람불가라는 등급으로 인해 흥행에도 제약이 있을 듯하다.
착한 영화를 표방한 ‘힘을 내요, 미스터 리는 2003년 발생한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를 소재로 한 휴먼 코미디 영화. 코미디 영화로만 1400만 관객을 동원한 차승원과 ‘럭키로 700만 관객을 동원한 이계벽 감독이 의기투합해 단숨에 화제작으로 떠올랐다.
아이 같은 아빠 ‘철수(차승원)와 어른 같은 딸 ‘샛별(엄채영), 마른하늘에 ‘딸벼락 맞은 ‘철수의 좌충우돌 코미디로 전반부엔 웃음을, 후반부에는 눈물과 감동을 추구하는 가족 영화다. (대구 지하철 참사는 2003년 2월 18일 대구 도시철도 1호선 중앙로역에서 김대한의 방화로 일어난 화재 참사이자 대한민국에서 가장 인명 피해가 큰 철도사고로, 192명의 사망자와 148명의 부상자를 냈다.)
추석 개봉 한국영화 가운데 유일한 12세 이상 관람가로 전형적인 착한 신파극. 차승원의 호감 이미지와 그의 따뜻한 부성애 연기가 영화를 이끄는 투박하지만 절대적인 원동력이다. 다만, 초반부와 후반부의 결이 달라 다소 이질적으로 느껴질 여지가 있고, 강조됐던 ‘코미디가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 캐릭터를 희화화 않지 않으려 노력했다지만 의도대로만 완성되진 않았다.
특히 후천적으로 지적장애가 된 차승원의 캐릭터 설정에 설득력이 떨어져 아쉬움을 남기고 음주운전이나 조폭 미화 등 관객에 따라 불편하게 느껴질 요소들도 존재한다.
그럼에도 ‘차승원의 호감 이미지와 영화의 착한 매력이 잘 맞아 떨어져 전 연령이 편안하게 볼 수 있는 가족 영화로서의 미덕을 갖췄다. 손익분기점이 세 작품 가운데 가장 낮아 무난한 흥행 성적을 기대할 만하다.
다작 행보에도 여전히 그 명성을 과시 중인 ‘마블리 마동석은 ‘나쁜녀석들: 더 무비로 주특기를 선보인다.
영화는 2014년 OCN에서 방영된 동명의 드라마를 영화화 작품으로 볼거리와 오락성에 올인 한 범죄 액션물이다. 두터운 팬층을 보유한 만큼 원작가의 비교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는 가운데 원작의 후광이 양날의 칼이다.
섬세한 설명 없이도 쉽게 영화를 즐길 수 있는 데다, 캐릭터 무비로서의 강점을 이미 가지고 시작해 시선 몰이에 쉽게 성공했지만, 영화만의 차별화된 강점이 부족해 오히려 더 큰 실망감을 안길 수도 있다. 다소 일차원 적인 ‘국뽕 코드, 개연성 없는 무한 폭주와 15세이상관람가 등급이 의아할 정도의 폭력성으로 의외의 혹평을 받고 있는 것.
다행히 ‘마동석표 액션에 대한 여전한 기대감, 원작에 비해 한층 밝고 화려해진 스케일로 드라마의 팬이 아니라면 무난하게 즐길 수 있는 평범한 범죄물이기도 하다. 마동석은 유쾌한 유머와 시원한 액션, 특유의 초 호감 이미지로 스크린을 압도한다. 알면서도 보게 되는, 익숙해도 찾게 되는 맛이 있다.
한편, 지난 추석에는 ‘안시성과 ‘명당 ‘협상이 같은 날 개봉해 치열한 경쟁을 펼친 바 있다. 사실상 본전회수 넘어 흥행 대열에 겨우 진입한 건 ‘안시성 한 편 뿐, 비대한 몸집이 아닌 저마다의 개성과 완성도로 승부한 중저예산의 영화들이 기대 이상의 흥행 성적을 내면서 간신히 한국 영화의 자존심을 지켜냈다.
여름대전 역시 화려했다.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과 '라이온 킹' 등 외화 대작들을 피해 7월말과 8월초 한국영화 기대작들이 몰려서 개봉했지만 ‘나랏말싸미와 ‘사자는 일찌감치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한 채 순위 경쟁에서 밀려났고, ‘봉오동전투는 겨우 본전 회수를, 사실상 ‘엑시트만 대박을 터트리며 독보적인 승자로 자리매김했다. 막대한 제작비로 인해 손익분기점 돌파 자체도 힘겨운 대작들이 짧은 연휴기간 경쟁적으로 맞붙어 얻는 건 득보단 실이 훨씬 많았던 셈이다.
반복된 대작 격돌에 적잖은 우려가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 추석에도 다양한 메뉴 만큼이나 관객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양보단 질인데…연일 쏟아지는 화제작에도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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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대전에 이어 이번엔 추석대전이다. 거듭된 동시기 격돌에 일찌감치 ‘제 살 깎아 먹기가 되진 않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던 가운데 ‘빅3가 모두 베일을 벗었다. 세 작품 모두 저마다의 다른 색깔과 매력으로 다양성을 뽐낸 한편, 다소 명확하게 갈린 호불호에 이렇다 할 강자가 없어 예열 효과는 기대에는 못 미친 상황이다.
올 추석대전의 세 주자는 ‘타짜: 원 아이드 잭(이하 ‘타짜3)와 ‘코미디 장인 차승원의 복귀작 ‘힘을 내요, 미스터 리 그리고 마동석의 ‘나쁜녀석들: 더 무비이다. 한 주 뒤 합류하는 ‘양자물리학까지 가세하면 빅4가 맞붙는 셈이다.
‘타짜3와 ‘힘을 내요, 미스터 리, ‘나쁜녀석들: 더 무비는 오는 11일 맞장 개봉을 확정, 치열한 홍보전으로 시선을 사로잡았지만 막상 베일이 벗겨지자 어쩐지 긴장감은 오히려 하락한 분위기다.
먼저 박정민과 류승범의 만남으로 기대를 모은 ‘타짜3는 전작에서 얻은 혹평을 어느 정도 만회하며 인기 시리즈다운 무난한 완성도를 자랑한다. 전설적인 ‘타짜와 기대 이하의 ‘타짜2 사이 딱 중간 지점에 있는, 어떤 의미로든 ‘적절한 수준의 만족감을 안길 전형적인 킬링타임용 오락물이다.
판의 설계자 애꾸(류승범)부터 그의 도움 아래 위험한 판에 껴들게 되는 도일출(박정민), 현직 제비인 셔플의왕 까치(이광수), 얼굴마담 사기꾼 영미(임지연), 숨은 고수 권 원장(권해효), 치명적인 매력의 마돈나(최유화)까지, ‘타짜 시리즈다운 개성 강한 캐릭터들이 등장해 저마다의 역할에 충실하다.
어둡고도 묵직했던 분위기를 한층 톤 업시킨 반면, 오락적 재미를 극대화시켜 보다 가볍고 젊어졌다. 인물의 전사, 인물 간 관계 및 케미를 비롯해 스토리의 전개를 단순화시키고 반전의 연속으로 긴장감을 높였다. ‘포커에 대한 사전 지식 없이도 친절한 연출 덕에 몰입에도 어려움이 없다.
다만 현란하지만 익숙한 캐릭터들, 예상 가능한 반전과 전개로 인해 감흥 또한 ‘괜찮은 수준에서 그치고 만다. 등장만 강렬할 뿐 다소 빈약한 퇴장은 가장 아쉬운 대목. 진부할 정돈 아니지만 신선할 것 역시 없는, ‘알면서도 보는 재미들로 가득하다. 돋보이는 강점도, 도드라지는 단점도 없는, 무난한 매력으로 어필한다. 청소년관람불가라는 등급으로 인해 흥행에도 제약이 있을 듯하다.
아이 같은 아빠 ‘철수(차승원)와 어른 같은 딸 ‘샛별(엄채영), 마른하늘에 ‘딸벼락 맞은 ‘철수의 좌충우돌 코미디로 전반부엔 웃음을, 후반부에는 눈물과 감동을 추구하는 가족 영화다. (대구 지하철 참사는 2003년 2월 18일 대구 도시철도 1호선 중앙로역에서 김대한의 방화로 일어난 화재 참사이자 대한민국에서 가장 인명 피해가 큰 철도사고로, 192명의 사망자와 148명의 부상자를 냈다.)
추석 개봉 한국영화 가운데 유일한 12세 이상 관람가로 전형적인 착한 신파극. 차승원의 호감 이미지와 그의 따뜻한 부성애 연기가 영화를 이끄는 투박하지만 절대적인 원동력이다. 다만, 초반부와 후반부의 결이 달라 다소 이질적으로 느껴질 여지가 있고, 강조됐던 ‘코미디가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 캐릭터를 희화화 않지 않으려 노력했다지만 의도대로만 완성되진 않았다.
특히 후천적으로 지적장애가 된 차승원의 캐릭터 설정에 설득력이 떨어져 아쉬움을 남기고 음주운전이나 조폭 미화 등 관객에 따라 불편하게 느껴질 요소들도 존재한다.
그럼에도 ‘차승원의 호감 이미지와 영화의 착한 매력이 잘 맞아 떨어져 전 연령이 편안하게 볼 수 있는 가족 영화로서의 미덕을 갖췄다. 손익분기점이 세 작품 가운데 가장 낮아 무난한 흥행 성적을 기대할 만하다.
영화는 2014년 OCN에서 방영된 동명의 드라마를 영화화 작품으로 볼거리와 오락성에 올인 한 범죄 액션물이다. 두터운 팬층을 보유한 만큼 원작가의 비교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는 가운데 원작의 후광이 양날의 칼이다.
섬세한 설명 없이도 쉽게 영화를 즐길 수 있는 데다, 캐릭터 무비로서의 강점을 이미 가지고 시작해 시선 몰이에 쉽게 성공했지만, 영화만의 차별화된 강점이 부족해 오히려 더 큰 실망감을 안길 수도 있다. 다소 일차원 적인 ‘국뽕 코드, 개연성 없는 무한 폭주와 15세이상관람가 등급이 의아할 정도의 폭력성으로 의외의 혹평을 받고 있는 것.
다행히 ‘마동석표 액션에 대한 여전한 기대감, 원작에 비해 한층 밝고 화려해진 스케일로 드라마의 팬이 아니라면 무난하게 즐길 수 있는 평범한 범죄물이기도 하다. 마동석은 유쾌한 유머와 시원한 액션, 특유의 초 호감 이미지로 스크린을 압도한다. 알면서도 보게 되는, 익숙해도 찾게 되는 맛이 있다.
한편, 지난 추석에는 ‘안시성과 ‘명당 ‘협상이 같은 날 개봉해 치열한 경쟁을 펼친 바 있다. 사실상 본전회수 넘어 흥행 대열에 겨우 진입한 건 ‘안시성 한 편 뿐, 비대한 몸집이 아닌 저마다의 개성과 완성도로 승부한 중저예산의 영화들이 기대 이상의 흥행 성적을 내면서 간신히 한국 영화의 자존심을 지켜냈다.
여름대전 역시 화려했다.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과 '라이온 킹' 등 외화 대작들을 피해 7월말과 8월초 한국영화 기대작들이 몰려서 개봉했지만 ‘나랏말싸미와 ‘사자는 일찌감치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한 채 순위 경쟁에서 밀려났고, ‘봉오동전투는 겨우 본전 회수를, 사실상 ‘엑시트만 대박을 터트리며 독보적인 승자로 자리매김했다. 막대한 제작비로 인해 손익분기점 돌파 자체도 힘겨운 대작들이 짧은 연휴기간 경쟁적으로 맞붙어 얻는 건 득보단 실이 훨씬 많았던 셈이다.
반복된 대작 격돌에 적잖은 우려가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 추석에도 다양한 메뉴 만큼이나 관객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양보단 질인데…연일 쏟아지는 화제작에도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는 이유다.
kiki2022@mk.co.kr[ⓒ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