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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우울증` 남자가 더 심해…삼식이라고 눈치주지 마세요
입력 2019-09-05 17:57  | 수정 2019-09-05 20:39
"오늘은 뭐하지…."
직장을 떠난 대한민국 은퇴 세대가 퇴직을 가장 실감하는 순간은 아침에 일어나 오늘의 할 일을 고민할 때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남성이 여성에 비해 '퇴직 증후군'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남성의 경우 재직 중 행복지수가 여성에 비해 높다가 퇴직 직후 급감한다. 여성들의 행복지수는 비교적 변화가 적었다.
5일 라이나생명 산하 라이나전성기재단과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센터장 김난도 교수)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대한민국 중년 퇴직 후 라이프스타일'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 설문에는 퇴직 후 5년 이내의 만 45세부터 70세의 남녀 총 700명이 참여했다.
조사 결과, 남성의 재직 중 행복지수는 69.1점으로 여성 응답자(62.3점)에 비해 높았다.
그러나 퇴직 직후 남성의 행복지수는 56.8점으로 급락했다. 반면 여성의 경우 퇴직 직후 행복지수가 59.3점으로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라이나전성기재단은 "여성의 경우 퇴직 사유가 개인의 건강, 휴식과 여가가 많았던 만큼 당시의 목적을 달성했기 때문에 비교적 행복지수가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퇴직을 가장 실감할 때'를 묻는 질문(복수 응답)에 은퇴자들은 '오늘의 할 일을 고민할 때'(334명)와 더불어 '오늘이 평일인지 휴일인지 헷갈릴 때'(276명), '밥값을 선뜻 내겠다는 말이 안 나올 때'(262명)를 가장 많이 선택했다.
이어 '나를 어떻게 소개해야 할지 망설여질 때'(223명)라고 답한 응답자도 상당했다. 라이나전성기재단은 "나에 대한 '타이틀'이 사라져서 겪는 혼란이 많다는 뜻"이라며 "자기 자신의 존재가 사라진 듯한 상실감은 건강한 삶을 위해 극복해야 할 과제"라고 진단했다.
응답자들은 퇴직 전후 월 소득은 평균 188만원, 월 지출은 65만원씩 감소한다고 답했다. 월 소득 대비 지출 감소폭이 작아 재정적인 어려움도 있다는 뜻이다.
이 같은 공허함과 경제적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퇴직자의 53%는 재취업이나 창업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취업·창업을 준비 중인 사람까지 포함하면 전체 중년 퇴직자의 87%가 완전 은퇴가 아닌 경제활동을 이어가고 싶어했다. 연구를 총괄한 김난도 교수는 "은퇴자들이 여전히 퇴직한 후의 삶에 적응을 어려워한다"면서도 "그러나 과거에 비해 퇴직과 은퇴를 인생의 끝이 아닌 '제2의 출발'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해졌다"고 분석했다.
[김강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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