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정 민주당 대변인, 취재진에 `기레기` 논란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4일 백브리핑(Background Briefing)을 요청하는 취재진에게 "이렇게 하니 기레기라는 말을 듣는 것 아닌가"라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해당 발언은 이날 오전 여의도 국회 기자회견장에서 현안 브리핑을 마친 이 대변인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기자 간담회와 관련해 질문을 받는 과정에서 나왔다.
조 후보자의 기자 간담회는 지난 2일 국회 본청에서 진행됐는데, 민주당이 회의장을 의원총회 목적으로 대관한 뒤 용도변경 신청 없이 사용했기 때문에 내규 위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 상태였다.
일반적으로 당 대변인들은 공식 브리핑을 마친 뒤 회견장 앞에서 주요사안을 추가적으로 설명하거나 질답을 주고받는 백브리핑을 진행한다.

4일 브리핑을 마치고 MBN 소속 A 기자가 회의장 이용 관련 질문을 하자 이 대변인은 방송 일정이 있다며 자리를 뜨려 했다.
취재진이 뒤따르며 질문을 이어가자 이 대변인은 "검증되지 않은 기사를 낸 책임은 어떻게 질 건가. 그렇게 변죽 울리는 방식에 협조하고 야당 스피커가 되면서 '볼펜이 일제'니 그런 거에 집착할 때 아니지 않느냐"라고 말했다.
A 기자는 그 내용과 관련한 질문이 아니라고 했지만 이 대변인은 "조국 후보자 검증 관련 국민이 가장 관심을 갖는데 협조를 해야 변죽 울리기가 되지 않는다. 좀 반성하시라"고 비판했다.
A 기자는 이 대변인에게 일정을 마치고 나서 입장을 다시 말해달라 했고, 실랑이 끝에 이 대변인은 "이러니 기레기 소리를 듣지"라고 말하고 자리를 떴다.
이에 민주당 출입기자 반장단은 이 대변인의 공식 사과와 당 차원의 재발방지대책 등을 요구했다.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언론에 "이유를 막론하고 표현이 부적절했다. 대신 사과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당사자인 이 대변인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질문에 대답을 미루고 도망가는 모습을 찍어 이런 모습을 특정 인상으로 남기려는 의도였을 것"이라고 짐작하고 "질 낮은 취재에 대한 반성 없이 사건을 부풀리며 호도하려는 것에 더욱 유감"이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이후 미디어오늘과의 인터뷰에서 "(기자) 개인한테는 사과를 하지만 언론 전반에 대한 모욕으로 얘기한 건 아니다"라며 "그런 취재 방식은 명백하게 '기레기'가 아니라 그 이상으로 비판하고 싶은 심정이다. 그 방식의 취재는 원칙에 어긋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회 출입 기자단은 "당 대변인이 브리핑을 마친 뒤 방송 기자들이 카메라와 함께 복도에서 대변인을 쫓아가면서 질문하는 것은 매일 일어나는 취재 관행에 해당한다"며 "이 대변인이 '기레기'라는 기자 비하 발언을 쓰면서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인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을 보였다.
[디지털뉴스국 장수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