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원하는 웹툰 올려줍니다"…제2의 `밤토끼` 여전히 활개
입력 2019-09-03 15:31 
국내 최대 불법 웹툰 공유 사이트 `밤토끼`가 지난해 폐쇄됐지만, 여전히 유사 사이트들이 범람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불법 웹툰 공유로 악명 높았던 국내 최대 해적 사이트 '밤토끼'가 폐쇄된 지 1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유사 사이트들이 활개를 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불법으로 무료 웹툰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 사이트는 지난 1일 밤 SNS에 "원하는 웹툰을 댓글로 달아주면 최대한 빨리 업데이트하겠다"는 공지를 올려 도마 위에 올랐다. 이 사이트에는 정당한 돈을 지불하지 않고 웹툰을 보려는 이들의 요청 답글이 이어지기도 했다. 이러한 사이트는 주로 국내 단속을 피해 서버를 외국으로 이전한 뒤 불법 복제물을 유통하는 식으로 운영된다. 특히 일부는 불법 도박 사이트의 유입 창구로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경찰청은 지난해 합동단속을 벌여 '밤토끼'를 포함해 '토렌트킴', '마루마루' 등의 불법 웹툰 사이트 운영자를 검거했으나, 유사 사이트를 완전히 단속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보통 웹툰은 한 화당 대여 300원, 소장 500원 내외로 형성돼 있는 경우가 많다. 업계 관계자는 "불법 웹툰 사이트로 인해 작가와 업체는 수익을 예측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매출의 70% 이상이 사라지는 등 심각한 피해를 입기도 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20대 후반의 웹툰 작가 최 씨는 "웹툰은 플랫폼과의 계약을 통해 거래되는 엄연한 상품이다"며 "불법 웹툰 사이트는 가게 상품을 훔쳐 팔아 이익을 챙기는 도둑과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유료 회차의 불법 공유는 곧바로 작가의 수익 감소로 이어지며, 무료 회차의 불법 공유 또한 트래픽이 큰 수익원이 되는 웹툰 시장에서 큰 타격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한 달에 5000원 정도를 지불하고 웹툰을 보는 20대 대학생 석 씨는 "일을 해도 이윤이 나지 않는데 과연 작가들이 계속해서 돈 안 되는 일을 하려고 할지 의문이다"며 "일부 대형 포털 소속 작가를 제외하곤 일을 그만두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결과적으로 웹툰 시장에 나오는 작품의 재미도 다양성도 반감된다"면서 "오랫동안 재밌는 웹툰을 보고 싶으면 투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문체부와 경찰청은 "지난달 초부터 오는 10월 말까지 저작권 침해 외국 사이트에 대해 2차 합동단속을 진행한다"고 밝힌 바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서는 이달 20일까지 "불법 웹툰 사이트 단속을 강화해달라"는 내용의 청원이 진행되고 있으며, 3일 오후 2시 30분 기준 3800명이 넘는 인원의 동의를 받았다.
[디지털뉴스국 김설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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