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리브해 섬나라 바하마가 초강력 허리케인 도리안의 습격으로 쑥대밭이 됐다.
도리안은 현재 최고 등급인 5등급에서 4등급으로 한 단계 약화하긴 했으나 여전히 위력적인 강풍으로 바하마와 미국 남동부를 위협하고 있다.
2일(현지시간) 허버트 미니스 바하마 국무총리는 "아바코섬에서만 현재까지 5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피해 규모가 "유례없고 광범위하다"고 말했다.
현장 접근조차 어려워 정확한 피해 상황이 집계되지 않은 데다 도리안이 아직 머물고 있는 그랜드바하마 지역에도 폭풍 해일로 물난리가 이어지고 있어 인명 피해도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국제적십자사는 바하마에서 최대 1만 3000채에 달하는 가옥이 심각하게 파손됐을 것으로 추정했는데 바하마 인구가 40만 명가량인 것을 고려하면 주민 대부분이 보금자리를 잃게 되는 셈이다.
미국 국립허리케인센터(NHC)에 따르면 도리안은 현재 바하마의 그랜드바하마섬에 위치해 있다. 오전까지는 사람이 걷는 속도보다 느린 시속 2㎞ 속도로 느리게 북서진했으나 더욱 느려져 거의 멈춰 있는 상태다.
NHC는 "극도로 위험한 도리안이 인명을 위협하는 상황으로 계속 몰아넣고 있다"며 주민들에게 안전한 대피소에 계속 머물라고 경고했다.
역대 허리케인 중 두 번째의 위력을 가진 도리안은 앞으로 몇 시간 더 그랜드바하마를 휩쓴 후 3일 오전에나 바하마를 떠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동 경로를 예측하기 힘든 탓에 미국 본토 상륙 가능성도 아직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상태라 플로리다와 사우스 캐롤라이나, 조지아 등 미국 남동부 지역도 초긴장 상태로 도리안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이 지역에선 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100만 명 이상의 주민에게 강제 대피령이 내려진 상태다.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주민들에게 "아직 시간이 있고 연료가 남아있을 때 어서 대피하라"고 촉구했다.
다수의 항공편도 취소됐다. 플로리다주 포트로더데일과 팜비치국제공항 등은 이날 운영을 중단했고 올랜도국제공항도 3일 오전부터 상용 항공기의 이착륙을 중단하기로 했다.
[디지털뉴스국 이세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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