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바이오 주춤하자…코스닥 `춘추전국`
입력 2019-09-01 18:12  | 수정 2019-09-01 21:26
제약·바이오주 위주로 이뤄져 있던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순위에 지각변동이 생겼다. 바이오 업종에서 악재가 잇따라 터지며 주춤한 사이 5G 관련주와 소재·장비주가 치고 올라오며 시총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다만 지수가 하락한 영향으로 시총 상위주 시가총액 규모는 전반적으로 줄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석 달 전인 지난 5월 말 대비 지난달 말 기준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10위 내에 새로 진입한 종목은 케이엠더블유와 SK머티리얼즈다. 같은 기간 시총 7위에 위치해 있던 펄어비스도 5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지난 5월 말 기준으로는 코스닥 시총 상위 5개주 가운데 CJ ENM을 제외한 전 종목이 바이오 업종 일색이었다.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제재에 따른 수혜주 솔브레인도 시총 15위로 순위권 진입을 노리고 있다.
이 같은 코스닥 시장 '지각변동'의 가장 큰 원인은 비바이오 업종 호조보다는 바이오 종목 부진 때문이다. 석 달간 코스닥150생명기술 지수는 3222.21에서 2521.42로 27.79% 떨어졌다. 주요 바이오기업 임상 진행 과정에서 부정적인 소식이 잇따라 전해지며 신약 기대감이 줄어든 영향이다. 같은 기간 코스닥 1~5위 시총 합계는 22조1238억원에서 18조2223억원으로 17.63% 떨어졌다. 게임업체 펄어비스는 3개월 전에 비해 시총이 줄었지만 순위는 올라가는 기현상도 벌어졌다.
반면 케이엠더블유와 솔브레인, SK머티리얼즈는 코스닥지수가 떨어지는 가운데서도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며 시총 순위를 끌어올렸다. 코스닥지수는 바이오 쇼크로 5월에서 8월까지 12.37% 떨어졌다.

반면 케이엠더블유 주가는 같은 기간 3만8400원에서 6만6500원으로 73.18% 올랐다. 5G 시대가 본격화하며 5G 통신장비를 제조하는 케이엠더블유의 실적이 급증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케이엠더블유의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8085억원과 2031억원으로 전망된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2.87% 늘어났으며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한 수치다.
김철영 KB증권 연구원은 "케이엠더블유의 5G 통신장비 매출 성장이 지속되고 있다. 국내 시장과 중국 테스트용 물량 추가 수주가 예상되는 하반기에도 수주는 늘어날 것"이라며 "1분기 실적 개선이 장기적인 실적 성장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솔브레인과 SK머티리얼즈 주가는 각각 49.02%, 19.05% 올랐다. 두 기업은 일본과의 무역 갈등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소재 국산화에 나설 경우 수혜를 입을 수 있는 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코스닥지수 내 업종별 비중 변화는 쏠림 현상이 완화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다. 코스닥이 전반적으로 하락했지만 바이오 등 특정 업종 이슈에 따라 지수 전체가 흔들릴 여지는 그만큼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최근 하락장에서 코스닥이 코스피에 비해 하락폭이 훨씬 컸던 원인으로 바이오 편중이 심했다는 점이 지적돼 왔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바이오 종목이 지수 하락의 원인이 됐지만 결과적으로 지수의 밸런스가 좋아졌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대외환경이나 기업실적 개선 등이 안정돼야 의미 있는 반등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희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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