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가 고(故) 장준하 선생의 3남인 장호준 씨가 1일 입시비리 등의 의혹에 휩싸인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 조모 씨에게 공개 편지를 보냈다.
이는 민주당 관계자들이 이날 장 씨의 글을 SNS를 통해 공유하면서 알려졌다.
장 씨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조양의 아버지에게 하이에나처럼 달려들고 있는 자들로 인해 조양이 겪을 아픔의 시간들을 자랑스럽게 새겼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밝혔다.
장 씨는 "유년 시절 친구들과 함께 장난을 쳤지만 유독 자신은 '너희 아버님이 어떤 분이신데 이렇게 놀면 되겠느냐'는 말을 들었다"면서 "억울했다. 다른 아이들처럼 그냥 몇 대 쥐어박고 보내주면 될 것을 꼭 아버지 이름을 꺼내는 것이 싫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내게 아버지의 이름은 결코 떼어낼 수 없는 시치미였다"며 "학교나 군대에서 요시찰 대상이 되어 압박을 받았던 것도 아버지의 아들이라는 것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장 씨는 "하지만 아버지의 이름은 내게 큰 혜택을 주기도 했다"면서 "신학교 시절 성적 장학금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나를 가르친 교수님이 아버지와 동문수학했던 분이었던 덕이었고, 해외 후원금을 받으며 암울했던 시절을 버틸 수 있었던 것 역시 내가 아버지의 아들이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럼에도 아버지의 이름은 늘 내게 족쇄가 돼 부담과 고통을 감수하도록 했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물론 그런 생각은 하지 않겠지만, 마음 어느 한구석에서는 '하필 내가 왜 조국의 딸이어서'라는 소리가 들리게 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래, 내 아버지가 조국이다'라는 소리가 더 크게 외쳐지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장 씨는 "'그래 내가 조국의 딸이다'를 더욱 크게 외치는 조양이 되길 믿는다"면서 글을 마쳤다.
고 장 선생은 독립운동가 출신으로 월간 '사상계'를 발행한 언론인, 국회의원, 민주화운동가였다.
1961년 5·16 군사 쿠데타 이후 '박정희 대통령 불가론'을 주장하는 등 민주화운동을 주도하다 수차례 옥고를 치렀다.
[디지털뉴스국 김설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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