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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은 지옥이다’ 첫방, 쫄깃한 심리적 공포 자극하며 안방극장 강타
입력 2019-09-01 09:25 
타인은 지옥이다 첫방 사진="타인은 지옥이다" 방송 캡처
‘타인은 지옥이다가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지난달 31일 방송된 OCN 드라마틱 시네마 ‘타인은 지옥이다 첫 회는 케이블, IPTV, 위성을 통합한 유료플랫폼 시청률에서 가구 평균 3.8%, 최고 4.2%로 위를 기록하며 순항을 시작했다. OCN 타깃인 남녀 2549 시청률은 평균 2.8%, 최고 3.3%를 나타냈다. (유료플랫폼 전국기준/ 닐슨코리아 제공)

이날 방송은 이건 내가 고시원에서 쓰기 시작한 소설이었다”라는 윤종우(임시완 분)의 회상으로 시작했다. 폭우가 쏟아지는 늦은 밤, 고시원 303호에 들어선 종우가 복도 끝에서 포착된 인기척에 재빨리 문을 닫았는데, 곧이어 발걸음 소리가 들리더니 누군가의 그림자가 방 문틈 사이로 보였다.

방문 밖으로 튕겨나가고 정신을 잃은 듯 축 늘어진 종우는 괴한에게 끌려갔고, 바닥에 내팽겨진 뒤 눈을 뜬 순간 괴한이 그에게 장도리를 내리쳤다. 도대체 종우는 어쩌다가 타인이 만들어낸 끔찍한 지옥”에 떨어지게 된 걸까.

시간은 종우가 고시원에 들어오기 전 과거로 돌아간다. 대학 선배로부터 인턴 제의를 받고 상경한 종우. 가뜩이나 가벼운 주머니 사정에 앞으로의 생활이 까마득한데 서울에 도착하자마자 노트북 액정이 깨져버렸고, 비싼 수리비까지 지불하고 말았다. 보증금을 모으기 전까지는 최대한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상황. 싼 가격의 고시원을 찾던 종우는 ‘월 19만 원이라는 에덴 고시원 정보를 발견했다.


꼬불꼬불한 골목길을 한참 걷고 높게 경사진 계단을 올라야 보이는 낡은 건물의 3층. 천국의 이름을 가진 고시원은 첫인상부터 을씨년스러웠다. 낮과 밤이 구별이 되지 않을 정도로 볕이 들지 않는 복도와 한눈에 봐도 낙후된 시설, 게다가 종우가 들어갈 303호에 살던 사람은 자살했다고 하니 여러모로 찜찜했지만, 결국 ‘보증금을 구할 때까지만이라며 고시원 입주를 결정했다.

싼 가격과 맞바꾼 것은 깨끗한 시설이 주는 편안함만은 아니었던 걸까. 고시원에 살고 있던 이웃들은 어딘가 이상해 보였다. 좁은 복도에서 부딪혔다는 이유만으로 첫 만남부터 화를 내더니, 방안에서는 통화하지 말라며 앞으로 내 눈에 안 띄게 조심해라”라고 으름장을 놓은 310호 조폭 아저씨 안희중(현봉식 분), 기괴한 웃음소리에 말을 더듬으면서 여기저기 비비탄 총을 쏴대는 306호 변득종(박종환 분), 그리고 이유 없이 불쾌한 시선을 보내는 313호의 홍남복(이중옥 분), 어두운 복도가 다시는 빠져나올 수 없는 긴 터널 안 같지 않냐”라는 알 수 없는 소리를 하는 기묘한 남자 302호 유기혁(이현욱 분)까지. 여기 사람들 다 착해”라는 고시원 주인 엄복순(이정은)의 말과는 달리 이웃들은 온통 종우의 신경을 거스르는 사람들뿐이었다.

이날 종우의 스트레스 지수를 높인 건 고시원과 이상한 이웃들만이 아니었다. 자신을 서울로 불러들인 선배 신재호(차래형 분)는 특유의 비꼬는 말로 종우를 짜증나게 만들었다. 또한 어째서인지 군 시절이 떠올라, 행인들의 싸움판에 뛰어든 그는 매우 날카로웠다. 이렇게 되는 일이라곤 없었던 이상한 하루의 끝, 고시원으로 돌아간 종우는 말도 더듬지 않으면서 자신에게 빌린 샴푸를 마구 낭비하는 변득종이 불쾌했고, 이 모든 짜증을 담아 홍남복에게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또 다시 묘한 눈빛으로 자신을 응시하는 그에게 재수 없게 뭘 쳐다보고 있냐”라고 외친 것. 그날 밤, 종우의 방문 앞에 선 홍남복은 나직하게 죽일까, 말까”를 읊조려, 소름을 유발했다.

한편 이제 그만 죽여줄까? 그래, 어떻게 죽여줄까? 말해봐”라는 이상한 환청이 들리는 꿈을 꾸던 종우는 소란에 잠을 깼다. 복도에서 안희중이 변득종의 멱살을 잡고 뺨을 내리치고 있었던 것. 자신의 방에서 비비탄 총알을 발견한 그가 왜 내 방에 들어왔냐”며 몹시 화를 냈다. 그런데 반대쪽 복도에서도 변득종이 등장했다. 양 복도의 끝에 선 두 명의 변득종, 두 사람은 변득수-변득종 쌍둥이였다.

앞서 종우의 샴푸를 빌려 쓴 이는 변득수(박종환 분)였고, 그가 안희중과 시비가 붙었던 것. 머리끝까지 화가 나 이번에는 진짜 변득종을 향해 가는 안희중을 진정하시죠”라며 가로막은 이는 유기혁. 묘하게 변득종의 편을 들며 안희중의 손목을 움켜쥔 유기혁의 얼굴에는 섬뜩한 미소가 가득했고, 그 순간을 지켜보며 종우는 생각했다. 그들은 이곳이 지옥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MBN스타 대중문화부 안하나 기자 mkulture@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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