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가격 급락 국면이 진정되면서 반도체 투톱의 실적 '바닥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다만 가격 반등이 일본 수출규제 여파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임을 감안할 때 시장 상황은 당분간 유동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에는 리더십 리스크 확대 등 악재를 감안하면 실적 회복세가 주가 상승으로 곧장 연결되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30일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8월 D램 값(DDR4 8Gb 고정거래가격)은 2.94달러로 전달(7월)과 같았다. D램 값이 올해 들어 내림세를 벗어나기는 8월이 처음이다. 올해 이후 D램 가격은 매달 평균 두 자릿수 하락세를 이어왔는데 이 같은 흐름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반도체 업황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38%, SK하이닉스는 5.59% 상승 마감했다.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가격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계속 추락을 거듭해왔다. D램익스체인지는 가격 하락의 배경으로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에 따른 불확실성 확대를 지목한 바 있다. 반도체 수요와 공급 불균형이 지속돼 업황이 침체된 상황에서 미·중 무역분쟁이라는 악재까지 겹치며 수요·둔화가 더욱 가속화했다는 것이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와 미국 마이크론이 감산을 공식화한 데다 삼성전자도 생산라인 최적화 등을 통한 감산에 들어갈 경우 메모리 반도체 글로벌 공급과잉이 조기에 해소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0개월 가까이 지속된 메모리 반도체 '다운턴(하락 국면)'의 직접 원인이 공급과잉에 따른 가격 하락이었던 만큼 업체들의 감산과 설비투자 축소 등이 가격 반등 요소로도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이에 힘입어 올 하반기 반도체 투톱의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증권사 3개사 이상이 추정한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은 6조9331억원으로 2분기 6조5971억원 대비 소폭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4분기에는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7조원대를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 역시 올해 3분기를 저점으로 4분기부터 실적이 턴어라운드 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3분기부터 D램, 낸드 재고 감소와 가격 하락폭이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단기적으로는 일본 부품·소재 수출규제 이슈가 D램 현물가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다만 D램 가격 반등세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D램 시장이 수요 감소에서는 벗어나더라도 대외 불확실성의 영향으로 수요 회복 강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재고 수준이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증가했고, 하반기 재고 감소 속도도 기대보다 느려질 것이라는 전망이 유효하다는 분석이다. D램익스체인지는 앞선 보고서에서 "(가격 회복세까지) 2~3분기가 더 지나야 할 것이고 가격 하락선도 현재에서 30~40% 더 떨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최 연구원은 "공급 차질이 발생하지 않으면 기대감에 의한 현물 가격 상승분은 일부 반납할 수 있다"며 "이에 따른 주가 변동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도체 업황이 회복되더라도 삼성전자를 둘러싼 잇단 악재가 주가 회복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본의 반도체 수출규제가 현재 진행형인 데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한 대법원 상고심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 파기환송이 결정되면서 리더십 불확실성도 커진 상태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파기환송심을 준비해야 하는 이재용 부회장이 미래 사업에 대한 전략적 의사 결정을 하기 쉽지 않다"며 "2012년 230조원 수준에서 매출 성장이 7년간 둔화되고 있는 삼성전자는 오너 중심의 중장기 사업 전략 수입과 해외 대형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성장을 모색하려고 했던 계획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삼성전자는 이달 들어 외국인을 중심으로 강한 매도세가 나타나기도 했다. 외국인은 8월 한 달간 삼성전자 주식을 1조1935억원 순매도했다. 이달 삼성전자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1년4개월 만에 최대치다. 일본 수출규제 우려가 불거진 지난달에도 1조원 넘는 순매수세가 나타났던 것을 감안하면 상황이 급반전한 것이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로 인한 재고 소진 기대감에 지난달 외국인들의 순매수세가 이어졌지만 이달 들어 일본이 반도체 소재 수출 길을 일부 열어주면서 기대감이 꺾인 것으로 평가된다"며 "국내 증시 전체를 바라보는 외국인 시각이 부정적으로 바뀌면서 국내 증시 대표주인 삼성전자에 외국인 매도가 대거 몰렸다"고 분석했다.
[유준호 기자 / 황순민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에는 리더십 리스크 확대 등 악재를 감안하면 실적 회복세가 주가 상승으로 곧장 연결되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30일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8월 D램 값(DDR4 8Gb 고정거래가격)은 2.94달러로 전달(7월)과 같았다. D램 값이 올해 들어 내림세를 벗어나기는 8월이 처음이다. 올해 이후 D램 가격은 매달 평균 두 자릿수 하락세를 이어왔는데 이 같은 흐름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반도체 업황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38%, SK하이닉스는 5.59% 상승 마감했다.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가격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계속 추락을 거듭해왔다. D램익스체인지는 가격 하락의 배경으로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에 따른 불확실성 확대를 지목한 바 있다. 반도체 수요와 공급 불균형이 지속돼 업황이 침체된 상황에서 미·중 무역분쟁이라는 악재까지 겹치며 수요·둔화가 더욱 가속화했다는 것이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와 미국 마이크론이 감산을 공식화한 데다 삼성전자도 생산라인 최적화 등을 통한 감산에 들어갈 경우 메모리 반도체 글로벌 공급과잉이 조기에 해소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0개월 가까이 지속된 메모리 반도체 '다운턴(하락 국면)'의 직접 원인이 공급과잉에 따른 가격 하락이었던 만큼 업체들의 감산과 설비투자 축소 등이 가격 반등 요소로도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이에 힘입어 올 하반기 반도체 투톱의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증권사 3개사 이상이 추정한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은 6조9331억원으로 2분기 6조5971억원 대비 소폭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4분기에는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7조원대를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 역시 올해 3분기를 저점으로 4분기부터 실적이 턴어라운드 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3분기부터 D램, 낸드 재고 감소와 가격 하락폭이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단기적으로는 일본 부품·소재 수출규제 이슈가 D램 현물가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다만 D램 가격 반등세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D램 시장이 수요 감소에서는 벗어나더라도 대외 불확실성의 영향으로 수요 회복 강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재고 수준이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증가했고, 하반기 재고 감소 속도도 기대보다 느려질 것이라는 전망이 유효하다는 분석이다. D램익스체인지는 앞선 보고서에서 "(가격 회복세까지) 2~3분기가 더 지나야 할 것이고 가격 하락선도 현재에서 30~40% 더 떨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최 연구원은 "공급 차질이 발생하지 않으면 기대감에 의한 현물 가격 상승분은 일부 반납할 수 있다"며 "이에 따른 주가 변동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도체 업황이 회복되더라도 삼성전자를 둘러싼 잇단 악재가 주가 회복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본의 반도체 수출규제가 현재 진행형인 데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한 대법원 상고심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 파기환송이 결정되면서 리더십 불확실성도 커진 상태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파기환송심을 준비해야 하는 이재용 부회장이 미래 사업에 대한 전략적 의사 결정을 하기 쉽지 않다"며 "2012년 230조원 수준에서 매출 성장이 7년간 둔화되고 있는 삼성전자는 오너 중심의 중장기 사업 전략 수입과 해외 대형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성장을 모색하려고 했던 계획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삼성전자는 이달 들어 외국인을 중심으로 강한 매도세가 나타나기도 했다. 외국인은 8월 한 달간 삼성전자 주식을 1조1935억원 순매도했다. 이달 삼성전자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1년4개월 만에 최대치다. 일본 수출규제 우려가 불거진 지난달에도 1조원 넘는 순매수세가 나타났던 것을 감안하면 상황이 급반전한 것이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로 인한 재고 소진 기대감에 지난달 외국인들의 순매수세가 이어졌지만 이달 들어 일본이 반도체 소재 수출 길을 일부 열어주면서 기대감이 꺾인 것으로 평가된다"며 "국내 증시 전체를 바라보는 외국인 시각이 부정적으로 바뀌면서 국내 증시 대표주인 삼성전자에 외국인 매도가 대거 몰렸다"고 분석했다.
[유준호 기자 / 황순민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