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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불황에 몸사린 SK하이닉스…매그나칩반도체 인수 포기
입력 2019-08-28 17:56  | 수정 2019-08-28 20:14
SK하이닉스가 매그나칩반도체 파운드리사업 인수전에서 끝내 하차했다.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 상황에서 수천 억원대 인수·합병(M&A)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유력 후보군이 이탈하면서 매그나칩반도체 매각전은 또다시 안갯속에 빠지게 됐다. 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최근 매그나칩반도체 파운드리사업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올 상반기에 진행된 예비입찰에는 이름을 올렸지만 본입찰 단계에서 매각 측에 법적 구속력을 갖춘 제안(비딩오퍼)을 건네지 않았다. 현재 JP모건 본사가 매각 실무를 총괄 중이며 서울지점의 참여도는 미미한 편이다. 앞선 예비입찰에는 SK하이닉스와 중국 전략적투자자(SI) 두 곳이 뛰어든 바 있다.
SK하이닉스는 국내 대형 증권사를 자문사로 선정한 뒤 예비입찰에 뛰어들었다. 직접 참여하는 대신 사모펀드(PEF)에 출자하는 방식을 택해 시장 주목을 받았다. 당시 알케미스트캐피탈파트너스코리아가 프로젝트펀드를 조성해 매그나칩반도체 인수전에 뛰어들고, SK하이닉스는 해당 펀드의 출자자로 이름을 올릴 예정이었다. SK하이닉스가 펀드를 통해 인수에 나선 정확한 이유는 확인되지 않았다.
시장 관계자는 "SK그룹은 대형 PEF뿐 아니라 중소형 펀드들과도 잇달아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자본시장 네트워크, 인수 이후 자금 회수 가능성 등을 감안해 펀드 출자 형태를 시도했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SK하이닉스가 인수를 포기한 것은 회사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지난 2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한 뒤 D램과 낸드플래시 감산에 돌입했으며, 투자 계획도 전면 재검토에 들어갔다. 매그나칩반도체를 인수하면 비메모리 부문을 키울 수 있지만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게 더욱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로써 매그나칩반도체 매각 여부는 또다시 표류하게 됐다. 중국 SI는 법무법인 태평양을 자문사로 두고 인수를 검토했지만 매각 측과 진전된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매그나칩반도체 대주주들은 2015년 바클레이스캐피털을 주간사로 선정해 매각을 시도했으나 불발된 바 있다.
이번 거래 대상은 매그나칩반도체 파운드리 사업과 청주 생산공장(Fab4)이었다. 시장에서는 지난해 상각전영업이익(8000만달러·약 970억원)을 감안해 매각 가격이 약 7000억원 정도로 책정될 것이라고 전망해왔다. SK하이닉스와 매그나칩반도체 관계자는 "이번 거래와 관련해 확인해줄 수 있는 내용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강우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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