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기]자가 [척]하니 알려드립니다! '인기척'은 평소에 궁금했던 점을 인턴기자가 직접 체험해보고 척! 하니 알려드리는 MBN 인턴기자들의 코너입니다!
▶"지금 힘들다고 생각된다면, 당신은 열심히 살고있다는 것"
평소 사람이 많이 다니는 지하철 역에서 홈리스 자립 지원 잡지 빅이슈를 자주 사 읽는 취업준비생 김예은 씨. 예은 씨는 7월의 어느 날도 습관처럼 잡지를 구매했습니다. 그런데, 잡지 안에 뜻 밖의 편지 한 장이 있었습니다. 바로 시 한 편과 친필 편지였는데요. 취업 준비로 힘든 나날을 보내던 예은 씨는 '지금 힘들다고 생각된다면, 당신은 열심히 살고있다는 것'이라는 구절에 큰 감동을 받았다고 합니다. 이 이야기를 듣고 예은 씨가 잡지를 구매했다는 삼성역 6번 출구로 가봤습니다.
취재진이 구매한 잡지에도 역시 시 한 편과 친필 편지가 들어있었습니다.
‘이제는 "무심한 당신 자식", 어느 곳에 전화를 드려도, 당신의 잔소리 같았던 내리사랑의 다정한 목소리를 들을 수 없음에 안타깝고 그리워질 뿐입니다... 전화 한 통에 효녀, 효자가 되는 일은 참 쉬운일인데, 무심함이 빚어낸 어려운 일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 무심함 떨쳐버리고 "더운 날씨 어떻게 지내시냐고" 전화 한 통 드린다면 "잘 지낸다"는 한 마디에 마음 행복한 오늘이 될 것입니다'
'생각지도 않은 여름철의 감기 몸살은 힘듦의 무게를 더욱 가중시켰습니다. 그래도 이렇게 힘든 오늘을 살아가면서 내일을 걱정한다는 것이 참 다행이다 싶기도 하고, 그래서 오늘에 감사하고 내일에 고마워하는 작은 행복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취재진이 구입한 두 권의 잡지에는 각 각 다른 내용의 편지가 꽂혀 있었습니다. 편지를 통해 독자에게 감동을 선물해주고 있던 삼성역 6번출구의 잡지 판매원, 알아보니 이미 인터넷에서는 그의 편지를 읽고 감동을 받은 사연들이 가득했습니다.
삼성역이 가까워 잡지를 자주 구매한다는 블로거는 꾹꾹 눌러 쓰여진 손편지에서 판매원의 마음이 잘 느껴져 감동을 받았다”고 전했습니다. 다른 네티즌은 내용도 필체도 담백해 읽으면서 삶에 대한 위로와 희망이 된다”는 감상을 게재했습니다.
삼성역 6번 출구의 빅이슈 판매원은 어떤 계기로 독자들에게 시와 친필편지를 선물하게 됐을까요? 취재원이 직접 빅이슈 도우미로 봉사활동을 하면서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삼성역 6번출구의 빅이슈 판매원은 누구?
사람이 많이 다니는 지하철 역사 안에는 빨간 조끼를 입은 잡지 판매원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주거 취약 계층이라는 뜻을 가진 ‘홈리스 출신으로, 빅이슈 코리아의 지원을 받아 '빅이슈'라는 이름의 잡지를 판매하면서 자립을 꿈꿉니다.
봉사를 위해 빅이슈 코리아 본사에서 1시간여 교육을 받고 나서 삼성역 6번 출구의 빅이슈 판매원 문영수 씨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빅이슈를 판매하기 전, 그는 평범한 가정의 가장이었습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경제적 어려움이 닥쳤고, 가족과 생이별의 아픔을 겪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그는 마땅한 주거지 없이 허름한 공장 기숙사를 전전하며 채무를 갚기 위해 고군분투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뜻하지 않은 두 번의 산재 사고로 발가락 5개를 잃었습니다. 그는 사고를 당한 공장에서 실업 급여조차 받지 못하고 공장을 나와, 모든 일에 의지를 못 느끼고 삶을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그렇게 일정한 주거지 없이 술로 하루하루를 지새운 문 씨는 우연히 TV에서 빅이슈 관련 다큐 프로그램을 접했고, 유일한 희망이라고 생각해 곧장 빅이슈 본사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워낙 내성적인 성격으로 사람들 앞에 서서 물건을 판매하는데 자신이 없었던 그는, 5년 차인 지금 ‘손편지라는 색다른 방법으로 독자들과 친해질 수 있었습니다. 격주로 발행되는 잡지마다 편지를 써서 끼워 넣는 문 씨는 사실 빅이슈의 독자들은 잡지를 읽고 싶어서라기 보다 판매원들을 돕기 위해 잡지를 사는 것"이라며 "고마움을 전하기 위해 손편지라는 방법을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취재하는 중에 잡지를 사러 온 '단골' 독자는 손글씨로 쓴 편지가 너무 감동적이라 자주 이용한다”고 했습니다. 문 씨는 그래봤자 복사본일 뿐”이라며 오히려 미안한 마음을 드러냈습니다. 편지는 문 씨가 독자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수단이면서, 문 씨에게 책임감을 북돋아주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문 씨는 한동안 편지를 안 쓴 적이 있는데, 그때마다 독자들이 걱정을 하시더라”며, 잡지도 잡지지만, 오히려 손편지를 기다리는 독자가 있다는 사실이 나를 더 부지런하게 만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손편지로 맺어진 인연으로, 문 씨는 기억에 남는 독자를 꼽았습니다. 모 대학원에 다니고 있다는 이 독자는 문 씨가 빅이슈 판매원들의 꿈이라고 할 수 있는 임대주택에 들어갈 당시, 도움이 되고 싶다며 두툼한 겨울 이불을 선물해왔다고 합니다. 문 씨는 이 독자를 언급하며 독자와 판매원의 관계를 넘어 사람과 사람의 관계로서 받은 것이라 더욱 감사하고 소중한 인연”이라고 말했습니다.
▶ 5년차 빅이슈 판매원의 ‘꿈
빅이슈 판매원도 아무나 될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어떤 홈리스에게는 잡지를 판매하는 것 자체가 꿈이고 희망입니다. 하지만 문영수 씨에게는 또 다른 꿈이 있습니다.
그는 본사에서 지원하는 여러 가지 직업 교육 프로그램 중 캘리그래피 수업을 받기도 하고, 바리스타 자격증을 취득하기도 했습니다. 문 씨는 빅이슈에서 잡지를 판매하는 것은 내 삶의 한 과정일 뿐”이라고 말하면서, 잡지 판매를 마치고 시니어 카페에서 바리스타로 근무하는 것이 꿈”이라고 밝혔습니다.
"독자들에게 가장 큰 보답은,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자립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한 문 씨는 발이 불편해 늘 짝다리로 서있으면서도 판매를 마치고 직업교육의 현장으로 달려갑니다. 잡지를 팔면서 누군가에게 삶의 희망이 되어준다는 것이 뿌듯하기만 하다는 그는 다시 방문한 취재진에게 일반경비원 신임 교육 이수증을 내보이며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줬습니다.
[손제인 MBN 인턴기자]
▶"지금 힘들다고 생각된다면, 당신은 열심히 살고있다는 것"
평소 사람이 많이 다니는 지하철 역에서 홈리스 자립 지원 잡지 빅이슈를 자주 사 읽는 취업준비생 김예은 씨. 예은 씨는 7월의 어느 날도 습관처럼 잡지를 구매했습니다. 그런데, 잡지 안에 뜻 밖의 편지 한 장이 있었습니다. 바로 시 한 편과 친필 편지였는데요. 취업 준비로 힘든 나날을 보내던 예은 씨는 '지금 힘들다고 생각된다면, 당신은 열심히 살고있다는 것'이라는 구절에 큰 감동을 받았다고 합니다. 이 이야기를 듣고 예은 씨가 잡지를 구매했다는 삼성역 6번 출구로 가봤습니다.
잡지 안 문영수 씨의 자필 편지 /사진=MBN 온라인뉴스팀
취재진이 구매한 잡지에도 역시 시 한 편과 친필 편지가 들어있었습니다.
‘이제는 "무심한 당신 자식", 어느 곳에 전화를 드려도, 당신의 잔소리 같았던 내리사랑의 다정한 목소리를 들을 수 없음에 안타깝고 그리워질 뿐입니다... 전화 한 통에 효녀, 효자가 되는 일은 참 쉬운일인데, 무심함이 빚어낸 어려운 일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 무심함 떨쳐버리고 "더운 날씨 어떻게 지내시냐고" 전화 한 통 드린다면 "잘 지낸다"는 한 마디에 마음 행복한 오늘이 될 것입니다'
'생각지도 않은 여름철의 감기 몸살은 힘듦의 무게를 더욱 가중시켰습니다. 그래도 이렇게 힘든 오늘을 살아가면서 내일을 걱정한다는 것이 참 다행이다 싶기도 하고, 그래서 오늘에 감사하고 내일에 고마워하는 작은 행복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취재진이 구입한 두 권의 잡지에는 각 각 다른 내용의 편지가 꽂혀 있었습니다. 편지를 통해 독자에게 감동을 선물해주고 있던 삼성역 6번출구의 잡지 판매원, 알아보니 이미 인터넷에서는 그의 편지를 읽고 감동을 받은 사연들이 가득했습니다.
삼성역이 가까워 잡지를 자주 구매한다는 블로거는 꾹꾹 눌러 쓰여진 손편지에서 판매원의 마음이 잘 느껴져 감동을 받았다”고 전했습니다. 다른 네티즌은 내용도 필체도 담백해 읽으면서 삶에 대한 위로와 희망이 된다”는 감상을 게재했습니다.
삼성역 6번 출구의 빅이슈 판매원은 어떤 계기로 독자들에게 시와 친필편지를 선물하게 됐을까요? 취재원이 직접 빅이슈 도우미로 봉사활동을 하면서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삼성역 6번출구의 빅이슈 판매원은 누구?
삼성역 6번출구 빅이슈 도우미 활동 모습 /사진=MBN 온라인뉴스팀
사람이 많이 다니는 지하철 역사 안에는 빨간 조끼를 입은 잡지 판매원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주거 취약 계층이라는 뜻을 가진 ‘홈리스 출신으로, 빅이슈 코리아의 지원을 받아 '빅이슈'라는 이름의 잡지를 판매하면서 자립을 꿈꿉니다.
봉사를 위해 빅이슈 코리아 본사에서 1시간여 교육을 받고 나서 삼성역 6번 출구의 빅이슈 판매원 문영수 씨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빅이슈를 판매하기 전, 그는 평범한 가정의 가장이었습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경제적 어려움이 닥쳤고, 가족과 생이별의 아픔을 겪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그는 마땅한 주거지 없이 허름한 공장 기숙사를 전전하며 채무를 갚기 위해 고군분투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뜻하지 않은 두 번의 산재 사고로 발가락 5개를 잃었습니다. 그는 사고를 당한 공장에서 실업 급여조차 받지 못하고 공장을 나와, 모든 일에 의지를 못 느끼고 삶을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그렇게 일정한 주거지 없이 술로 하루하루를 지새운 문 씨는 우연히 TV에서 빅이슈 관련 다큐 프로그램을 접했고, 유일한 희망이라고 생각해 곧장 빅이슈 본사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워낙 내성적인 성격으로 사람들 앞에 서서 물건을 판매하는데 자신이 없었던 그는, 5년 차인 지금 ‘손편지라는 색다른 방법으로 독자들과 친해질 수 있었습니다. 격주로 발행되는 잡지마다 편지를 써서 끼워 넣는 문 씨는 사실 빅이슈의 독자들은 잡지를 읽고 싶어서라기 보다 판매원들을 돕기 위해 잡지를 사는 것"이라며 "고마움을 전하기 위해 손편지라는 방법을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삼성역 6번출구 빅이슈 판매원 문영수 씨 /사진=MBN 온라인뉴스팀
실제로 취재하는 중에 잡지를 사러 온 '단골' 독자는 손글씨로 쓴 편지가 너무 감동적이라 자주 이용한다”고 했습니다. 문 씨는 그래봤자 복사본일 뿐”이라며 오히려 미안한 마음을 드러냈습니다. 편지는 문 씨가 독자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수단이면서, 문 씨에게 책임감을 북돋아주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문 씨는 한동안 편지를 안 쓴 적이 있는데, 그때마다 독자들이 걱정을 하시더라”며, 잡지도 잡지지만, 오히려 손편지를 기다리는 독자가 있다는 사실이 나를 더 부지런하게 만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손편지로 맺어진 인연으로, 문 씨는 기억에 남는 독자를 꼽았습니다. 모 대학원에 다니고 있다는 이 독자는 문 씨가 빅이슈 판매원들의 꿈이라고 할 수 있는 임대주택에 들어갈 당시, 도움이 되고 싶다며 두툼한 겨울 이불을 선물해왔다고 합니다. 문 씨는 이 독자를 언급하며 독자와 판매원의 관계를 넘어 사람과 사람의 관계로서 받은 것이라 더욱 감사하고 소중한 인연”이라고 말했습니다.
▶ 5년차 빅이슈 판매원의 ‘꿈
잡지 판매원 문영수 씨가 직접 제작한 캘리그래피 엽서 / 사진=문영수 씨
빅이슈 판매원도 아무나 될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어떤 홈리스에게는 잡지를 판매하는 것 자체가 꿈이고 희망입니다. 하지만 문영수 씨에게는 또 다른 꿈이 있습니다.
그는 본사에서 지원하는 여러 가지 직업 교육 프로그램 중 캘리그래피 수업을 받기도 하고, 바리스타 자격증을 취득하기도 했습니다. 문 씨는 빅이슈에서 잡지를 판매하는 것은 내 삶의 한 과정일 뿐”이라고 말하면서, 잡지 판매를 마치고 시니어 카페에서 바리스타로 근무하는 것이 꿈”이라고 밝혔습니다.
"독자들에게 가장 큰 보답은,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자립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한 문 씨는 발이 불편해 늘 짝다리로 서있으면서도 판매를 마치고 직업교육의 현장으로 달려갑니다. 잡지를 팔면서 누군가에게 삶의 희망이 되어준다는 것이 뿌듯하기만 하다는 그는 다시 방문한 취재진에게 일반경비원 신임 교육 이수증을 내보이며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줬습니다.
[손제인 MBN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