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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이무생 "`봄밤`? 안판석 감독과 4번째 작품…안할 이유 없었다"
입력 2019-08-25 08:01 
배우 이무생은 `봄밤`의 남시훈이 초라하게 버려지는 엔딩에 대해 만족한다고 말했다. 사진| 강영국 기자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김소연 기자]
"이미지를 생각하면 못했을 역할이지만 안판석 감독님과 다시 한번 작품을 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지난달 종영한 MBC 수목드라마 '봄밤'에서 이정인(한지민 분)의 언니 이서인(임성언 분)의 남편 남시훈 역을 열연한 이무생(39)은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와 종영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봄밤'의 남시훈은 유명 아나운서 이서인과 사랑 없는 결혼을 한 치과의사로 임신한 아내를 때리고도 죄책감을 가지지 않는 폭력남편. 아내의 이혼 요구에 "태교를 위해서"라며 거절하는 등 뻔뻔한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분노를 유발했다. 남시훈은 결국 이혼 당한 뒤 버려지는 모습으로 엔딩을 맞았다. 이무생은 "더 통쾌하게 끝날 수도 있었겠지만 서인이의 고통을 조금이나마 보듬어주려면 남시훈 혼자 초라하게 끝나는 것이 낫지 않나"라며 엔딩에 만족한다고 밝혔다.
이무생은 "처음에는 이혼 등 결말에 대해 알지 못했다. 극이 전개되면서 이혼 이야기가 나오고 아이를 가졌다는 말을 들었을 때 또 다른 접근이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했다"면서 "남시훈이 나쁜 놈이지만 피붙이가 생겼다는 것에 대한 행복감 같은 장면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남시훈의 행복한 모습에 시청자들은 "어쩜 저렇게 찌질할 수 있냐'라는 반응을 보이더라"면서 "다르게 해석할 수 있더라. 그런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다각도로 다가온 역할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폭력 휘두르는 남편' 캐릭터는 선뜻 선택하기 어려웠을 터였다. 이에 대해 이무생은 "배우의 이미지를 생각했으면 쉽게 하지 못했을 역할이다. 그런데 더 큰 무언가로 다가왔다. 느낌도 좋았고 안판석 감독님과 다시 한번 작품을 할 수 있어서 좋았다. 악역이라는 이유만으로 안 할 이유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무생은 남시훈으로 사는 동안 악플 등 누리꾼들의 반응을 꾸준히 모니터했다면서 "어떻게 보여져야 하고 어떻게 접근해야할 지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다. 작품에 누가 되지 않으려고 사람들의 반응을 꾸준히 살폈다"며 프로다운 모습을 보였다.
'봄밤'은 '하얀거탑', '밀회',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에 이어 이무생이 안판석 감독과 함께 한 4번째 작품이다. 이무생은 "안판석 감독님과 오래 알았다"면서 "'하얀거탑' 이후 사적으로 연락을 드리기도 했다. 안부 인사 정도지만 연락드리면 항상 답장 보내주셨다. 연달아 작품에 불러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이무생이 오랜 기간 봐온 안판석 감독은 "믿음을 주는 감독님"이라고 했다. 이무생은 "감독님은 촬영하면서 크게 디렉션을 많이 준다거나 강압적이지 않다"면서 "배우를 항상 믿어준다. '감독님이 나를 믿고 있다'는 확신이 들게 해준다"고 말했다. 이무생이 이번 역할이 센 역할임에도 망설이지 않고 받아들인데는 안판석 감독에 대한 믿음이 깔려 있었다.
`봄밤`은 이무생이 안판석 감독과 함께한 네 번째 작품. 이무생은 "믿음을 주는 감독님"이라며 신뢰를 보였다. 사진| 강영국 기자

'봄밤'은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와 남자 주인공(정해인)이 같아 비슷한 결이 아니냐는 반응을 얻기도 했다. 이무생은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안판석 감독님이 또 다른 시도를 했다고 생각한다. 두 작품 모두 작업한 입장에서 봐도 달랐다. 같은 배우가 나와서 비슷하게 보일 수 있지만 한 배우가 다른 색을 연기한다는 것을 장점으로 봐줬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이무생은 또 남자주인공 정해인과 호흡을 맞췄던 두 여배우 한지민과 손예진에 대해 "두 사람이 너무 명확하게 다른 이미지와 매력을 가지고 있다"면서 "두 사람이 연기와 외적 부분 모두 성실해서 배우는 점이 많았다"고 공통점을 언급하며 "또 같이 작품을 했으면 좋겠다"며 환하게 웃었다.
이무생은 비록 미움을 받았지만 자신이 연기한 남시훈이 시청자들의 기억에 각인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어떤 의미에서일까?
"저는 남시훈을 '참을 수 없는 존재 남시훈'이라고 명명했습니다. 그만큼 가벼운 존재인 동시에 이런 사람들이 존재한다고 사람들에게 각인되어졌으면 좋겠어요. 우리 삶 속에, 여러 사람들 안에 남시훈 같은 부분이 존재합니다. 이 캐릭터로 말미암아 삶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봄밤'이 삶에 대한 이야기이고 멜로를 표방했지만, 남시훈은 세상에 있는 인간 군상 중 하나인, 삶의 일부분으로 봤습니다. 내 안에 남시훈의 모습이 있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고민했습니다. 시청자들도 보면서 남시훈이라는 캐릭터를 자신에 비춰보기도 하고 다방면으로 해석했으면 좋겠습니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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