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미국, 공개적 불만 토로 왜…한미관계 이상 없나
입력 2019-08-23 19:30  | 수정 2019-08-23 20:04
【 앵커멘트 】
한일 지소미아 종료에 대해 일본이 불만을 표출하는 것은 이해가 가는데, 한미 관계가 심상치 않아 보입니다.
정치부 주진희 기자와 관련해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 질문 1 】
한일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대해 미국 정부이 상당히 강하게 불만을 표시하는 것 같습니다.


【 기자 】
네 동맹국에게 '실망'이라는 단어까지 쓴 건 매우 이례적인데 시간순으로 한번 보실까요.

지소미아 결정 직후 미국 국방부에서 성명을 2번이나 발표했는데 처음엔 "한일이 협력하길 바란다"정도였지만 2차에서는 "강한 우려와 실망"이라는 표현을 씁니다.

그리고 국무부가 마지막 성명을 내놓습니다.

"이번 결정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문재인 정부에 거듭 말했는데, 문재인 정부는 동북아 안보에 대해 심각한 오해를 하고 있다"고 발표한 겁니다.


'협력'에서 '실망'이라는 표현을 거쳐 '문재인 정부'라고 콕 집으면서까지 비판 강도가 세진 겁니다.

사실 동맹국끼리라면, 정상의 이름까지 거론하며 불만 성명을 내놓진 않습니다.

【 질문 2 】
근데 분명 어제 청와대가 지소미아 종료를 발표하면서 "미국이 이해를 했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지금 반응을 보면 도저히 이해한 거 같지 않은데요?

【 기자 】
네, 사실 어제 그 발언이 문제였던 거 같습니다.

미국 언론이 트럼프 행정부 고위관리의 말을 인용해 "이번 결정은 한국이 암시해왔던 것과는 반대 결정"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즉, 미국은 지소미아가 연장될 줄 알았던 것으로 보이는 대목인데, "미국이 이해했다"고 하니 발끈한 겁니다.

사실 미국 입장에선 현재 한일 관계에서 한국의 입장과 상황을 '이해'했을 순 있지만, 그렇다고 지소미아 파기에 동의하진 않았던 거죠.

아마 청와대가 설명한 미국이 이해했다는 것은 그런 부분일 수 있는 겁니다.

또, 일본이라는 다른 동맹국을 고려하면 아무렇지 않게 넘어가는 것도 난처했을 수 있습니다.

【 질문 3 】
아니, 도대체 왜 미국은 이렇게까지 지소미아를 중시하는 걸까요.
한국의 입장을 이해한다면, 현재 상황에서 일본과 군사 정보를 주고 받을 수 없다는 부분도 알 텐데 말입니다.

【 기자 】
지소미아는 한일 양국간 협정이지만, 미국 국익과 깊숙히 관련이 돼 있기 때문입니다.

전문가 분석 먼저 들어보시겠습니다.

▶ 인터뷰(☎) : 차두현 /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
- "자신들이 구상하고 있는 동맹네트워크의 상호협력관계의 일종의 빌딩 블럭 중에 하나를 동맹국이 빼버렸다는 데 대해 실망하는 거죠."

미국이 최근 가장 우려하는 나라가 중국인데, 특히 중국의 동북아 팽창 정책인 '일대일로'에 대항해 '인도태평양 전략'을 펴고 있습니다.

인도태평양 전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한국과 일본 연계인 겁니다.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에게 동북아 경찰을 맡기려고, 무기도 팔고 정보도 공유한 건데 지소미아 종료로 지장이 생긴 겁니다.

사실 그동안 미국이 한일 갈등에서 중재에 나서지 않았던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 질문 4 】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정부가 지소미아 종료 결정이라는 강수를 둔 거네요.
한미 동맹이 약화되는 게 아니냐는 말도 나올법 한데, 강수를 둔 이유는 뭐라고 이야기가 있나요.

【 기자 】
미국에 보내는 메시지, 그리고 일본에 보내는 메시지 두 가지 부분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먼저 일본 에서, 김현종 2차장도 밝혔듯이 우리 정부는 지금까지 모두 4차례 특사를 보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지만 일본측 태도는 전혀 바뀌지 않았고 무례한 태도로 일관했습니다.

여기에 지소미아 연장과 상관없이 일본이 백색국가 제외를 강행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우리 정부도 물러서기 힘들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문제는 조금 복잡한데요

조만간 미국과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시작되는데, 지소미아 연장하든 안하든 한국의 방위비 인상은 불가피해 보이는 상황입니다.

그렇다면, 지소미아를 종료하고, 그 대신 실망했다는 미국을 달래기 위해 방위비 인상을 받아들이는 모양새를 만드는 것으로도 보입니다.

【 앵커멘트 】
지금까지 정치부 주진희 기자와 이야기 나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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