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수출기업發 대출 부실이 하반기 최대 금융리스크
입력 2019-08-22 18:01 
신한·KB·하나·NH농협·우리 등 5대 금융그룹 리스크관리책임자(CRO)들이 올해 하반기 가장 큰 리스크 요소로 주력 수출기업의 실적 악화와 이로 인한 기업대출 부실화를 꼽았다.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 수출규제, 국내 경기침체라는 안팎의 악재 탓에 금융그룹 캐시카우의 한 축인 기업금융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이다.
22일 매일경제신문이 5대 금융지주 CRO를 대상으로 진행한 긴급 설문조사에서 CRO 절반 이상은 '하반기 한국 금융에 리스크를 미칠 대내적 요인'으로 '반도체·자동차 등 주력 수출기업 실적'을 꼽았다. 대표 주자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50~80% 줄어들 만큼 부진한 기업경기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시장경기 침체로 인한 '소비·투자 감소' '주52시간 근무제 등 기업 부담 증가'라는 대답이 그 뒤를 이었다.
CRO들은 하반기 리스크 관리에서 가장 중점을 두는 요소로 60%가 '기업연체율 상승 등 기업대출 부실화'를 선택했다. 금융그룹들의 핵심 계열사인 시중은행 기업여신 대부분은 중소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만큼 지금 같은 시장 상황이 계속되면 이들 중소기업부터 실질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본 것이다. 한 금융그룹 관계자는 "최근 연체율 추이를 보면 연말부터 이자만 겨우 내는 한계기업을 시작으로 부실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대출규제·대내외 악조건에 따른 수익성 관리'라는 응답은 두 번째로 많았다. 금융그룹 이익 80% 이상이 이자수익에서 나오는 가운데 지금 같은 저금리 상황은 수익성에 직격탄을 날릴 수밖에 없어서다. 실제 CRO들은 올 하반기 그룹 순이자마진(NIM)이 상반기보다 적게는 0.01~0.03%포인트, 많게는 0.1%포인트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로 가계대출 성장이 막히고 치열한 은행 간 경쟁 때문에 기업대출도 늘리기 쉽지 않은 만큼 5곳 중 3곳은 올해 그룹별 여신성장률 목표치를 작년보다 낮게 잡았다고 답했다.
최근 한일 갈등 국면에서 제기되는 일본계 은행의 대출회수 등 일본 금융보복 가능성은 80%가 '낮은 편이다', 20%는 '매우 낮다'고 봤다.
[김태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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