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무역전쟁터` 뚫은 LG생건…美中서 매출 성장
입력 2019-08-22 17:35 
차석용 부회장
LG생활건강이 국내 수출주 중에서 나 홀로 미국과 중국에서 동시 성장하며 실적도 지속적으로 상승세다. 글로벌 무역전쟁 속에서도 중국에서 고가 화장품이 잘 팔리면서 수익성이 늘고 현금성 자산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차석용 부회장이 이끌고 있는 LG생활건강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9% 증가한 3조7073억원이다. 영업이익은 13.2% 증가한 6236억원, 당기순이익은 13.9% 증가한 4373억원을 기록했다. 화장품 부문만 따로 살펴보면 2분기 매출 1조1089억원, 영업이익 2258억원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16.3% 증가했다. 상반기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 기록을 세웠다.
이른바 '럭셔리' 라인으로 불리는 고가 화장품이 잘 팔린 것으로 나타났다. LG생활건강은 '후' '숨' '오휘' 등 고가 화장품 강화 전략으로 특히 중국에서 성장세가 가파르다. 로드숍인 더페이스샵은 중국 매장을 모두 철수하고 H&B 스토어와 온라인 판매로 전환하는 등 고급화 전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업계에선 경제 위기 속에서도 고가 화장품을 찾는 중국인 소비 성향에 잘 대응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중국 사드 악재에다 글로벌 무역전쟁까지 터진 올해에도 중국에서 지속적으로 매출을 늘렸다.
2017년 상반기 2387억원이었던 중국 지역 매출은 작년 3275억원, 올 상반기 4274억원으로 2년 연속 성장했다. 최근 2년 새 중국 매출 성장률은 79.1%에 달한다.
북미 지역 매출도 성장세다. 2017년 358억원이었던 북미 매출은 올 들어 429억원으로 2년 새 19.8% 증가했다.
이는 다른 수출 기업들이 두 지역에서 고전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글로벌 무역전쟁 여파로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 중국 매출이 17조8139억원이라고 공시했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27조4102억원) 대비 34.9% 급감한 수치다. SK하이닉스의 올 상반기 미국 매출은 3조868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줄었다. 미국 정보기술(IT) 기업들이 반도체 소비를 줄였기 때문이다.
LG생활건강은 올 2분기에도 성장세를 이어갔다. 화장품 브랜드인 '후' '숨' '오휘'의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4%, 7%, 12% 증가했다. 중국에서 화장품 매출은 2018년 2분기와 비교해 30% 늘어났다. 특히 '후'와 '숨' 매출이 각각 34%, 43% 증가하며 매출 성장을 이끌었다. 조경진 키움증권 연구원은 "LG생활건강이 중국에서 유명 배우 구리나자를 전속모델로 기용해 고급 화장품 부문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제품의 평균 판매 단가를 높이는 방법으로 매출과 함께 영업이익 모두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화장품 이외 사업도 호조다. LG생활건강은 2분기 생활용품 부문과 음료 부문에서도 안정적 실적을 냈다. 2분기 생활용품 부문 매출과 영업이익은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1.8%, 3% 늘어났다. 음료 부문 매출과 영업이익도 각각 5%, 4% 증가했다.
[문일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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