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지구에서 2만4000광년(1광년은 약 9조4600억㎞) 떨어진 우리은하 외곽 헤일로(우리은하를 감싸고 있는 구름)에서 새로운 왜소신성을 발견했다. 보통 왜소신성이 발견되는 거리보다 8배가량 더 먼 곳에서 왜소신성을 찾은 것으로, 암흑물질이 존재한다고 알려진 헤일로는 물론 별의 진화와 우리은하 구조를 연구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상철 한국천문연구원 광학천문본부 은하진화그룹 선임연구원 연구진은 '한국외계행성탐색시스템(KMTNet)'으로 우리은하의 헤일로에 존재하는 왜소신성 'KSP-OT-201611a'를 발견했다고 20일 밝혔다. 왜소신성은 빛을 만들 수 있는 물질을 공급받아 밝게 빛나는 신성 가운데 규모가 작고 밝기가 비교적 낮은 별을 말한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천체물리학저널' 1일자에 게재됐다.
김 연구원은 "이번에 발견한 왜소신성은 그동안 KMTNet으로 발견한 왜소신성 가운데 가장 거리가 멀다"고 설명했다. KMTnet은 천문연이 2015년 칠레, 남아프리카공화국, 호주 등 3곳의 천문대에 독자적으로 구축한 천체 관측 네트워크다. 왜소신성은 신성이나 초신성에 비해 덜 밝아 관측이 어렵다. 때문에 그동안 확인된 왜소신성들은 지구로부터의 거리가 3000광년 이내로 가까운 태양계 부근에서 주로 발견됐다.
반면 연구진이 발견한 왜소신성은 지구에서 2만4000광년 떨어져 있고 우리은하 중심에서는 4만5000광년 거리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은하 평면에서도 5500광년이나 떨어져 있어 우리은하의 헤일로에 존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동안 왜소신성은 우리은하의 구성성분인 원반, 중앙 팽대부, 헤일로 중 거의 원반에서만 발견됐는데 이번에는 헤일로에서 발견된 것이다.
헤일로는 암흑물질을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천문 연구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 원반이나 팽대부보다 넓은 영역에 퍼져 있지만 천체가 많지 않고 대부분 어둡고 멀기 때문에 연구하기가 어려웠다. 김 연구원은 "이전까지는 주로 구상성단이나 거문고자리 RR형 변광성, 행성상 성운 등으로 연구했는데 앞으로 헤일로에서 발견되는 왜소신성의 수가 늘어난다면 왜소신성은 헤일로를 연구할 수 있는 새로운 도구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왜소신성이 우리은하의 원반 내부 또는 태양계 근처에 있는 경우에는 백색왜성과 짝을 이루는 동반성이 태양과 별로 다르지 않다. 하지만 왜소신성이 헤일로에 존재한다면 동반성은 원반에 있는 경우보다 별 내부의 중원소(금속) 함량이 적고 나이도 많을 것이라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새롭게 발견되는 헤일로 왜소신성 관측 자료들은 동반성의 중원소 함량이 적은 경우를 설명하는 왜소신성의 이론과 모형들을 개선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영대 천문연 박사후연구원은 "24시간 연속 관측이 가능한 KMTNet 덕분에 헤일로를 연구할 수 있는 새로운 도구를 찾았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앞으로 우리은하 또는 외부은하의 초신성을 찾고 정밀 관측해서 별의 폭발 과정, 무거운 원소들의 생성 과정, 블랙홀의 탄생이나 중력파 방출 과정 등을 계속 연구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송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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