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폭력을 저지른 여중생이 강제전학 조치를 받자 학교장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으나 패소했습니다.
인천지법 행정2부(김예영 부장판사)는 여중생 16살 A 양이 모 중학교 교장을 상대로 낸 전학 조치 취소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고 오늘(20일) 밝혔습니다.
A 양은 지난해 동급생들과 함께 학교 후배인 1학년 여중생들을 집단 폭행했습니다. 한 후배 여중생은 귀에서 피가 날 정도로 맞았습니다.
이 사건은 피해 학생들의 부모가 지난해 11월 담임교사와 경찰에 신고하면서 알려졌습니다.
학교 측은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열고 A 양에게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학교폭력예방법)에 따라 피해 학생과 접촉 금지, 특별교육 3일 이수, 학부모 특별교육 5시간, 전학 등의 조치를 했습니다.
그러나 A 양은 전학 조치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경기도 학생징계 조정위원회에 재심을 청구했으나 올해 초 기각되자 학교장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습니다.
A양은 "다른 가해 학생들의 폭력을 말리지 않고 방조하는 정도였다"며, "가볍게 폭행한 정도에 불과한데 학교 측이 지나치게 가혹한 처분을 해 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또 "전학 처분으로 인해 집에서 멀리 떨어진 학교로 장시간 통학하면 학습권과 주거권이 심하게 침해받는다"며, "학생생활기록부에 (학교 폭력 사실이) 기록될 뿐 아니라 새로운 학교에서도 문제 학생이라는 편견으로 인해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재판부는 "학교폭력예방법에 마련된 각종 조치는 학교 폭력을 제재하는 성격을 갖고 있지만, 인격적으로 완성되지 않은 학생들에게 적절한 훈육을 통해 다시 기회를 부여하는 교육적 성격도 강하다"고 전제했습니다.
그러나 "피해 학생들의 보호자들이 원고 등 가해 학생들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내용으로 합의서를 쓰긴 했지만 전학 조치의 철회를 원한 것으로 단정하긴 어렵다"며, "피해 학생들은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고 더는 원고를 대면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재판부는 이어 "원고가 주장하는 모든 사정을 참작하더라도 전학 조치가 사회 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을 정도로 가혹하다고 볼 수 없다"며, "조치권자가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거나 남용했다고 볼 수도 없어 해당 처분은 적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