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몸통 시신' 자수하러 왔는데…"여기 아니다" 돌려보낸 경찰
입력 2019-08-19 19:30  | 수정 2019-08-19 20:09
【 앵커멘트 】
'한강 몸통 시신' 사건의 피의자가 어제 저녁 구속됐는데요.
그런데 경찰이 이 피의자를 눈앞에서 놓칠 뻔했던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습니다.
자수하러 온 피의자에게 "여기가 아니니 다른 곳으로 가라"고 혼자 돌려보낸 겁니다.
손하늘 기자입니다.


【 기자 】
한강 몸통시신 사건 피해자의 신원을 확인한 경찰이 자신이 근무하는 모텔까지 수사망을 좁혀오자 자수를 결심한 모텔 직원 장 모 씨.

장 씨는 자정이 조금 넘은 시각 택시에 올랐습니다.

장 씨는 택시기사에게 전담 수사팀이 꾸려진 고양경찰서 대신, 서울에 있는 큰 경찰서로 가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MBN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 스탠딩 : 손하늘 / 기자
- "이곳 서울지방경찰청 정문에서 내린 피의자는 경찰관이 당직근무 중인 안내실로 들어가 자수를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당직 경찰관이 무슨 일로 자수하려는지 묻자, 피의자는 강력반 형사를 만나게 해달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당직 경찰관은 무슨 사건인지도, 또 신원조차도 파악하지 않고 "그런 경찰들은 이곳 말고 일선 경찰서에 있으니, 가까운 종로경찰서로 가라"고 혼자 돌려보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피의자는 1분 만에 안내실을 나와 다시 택시를 잡아탔고, 종로경찰서에 도착해서야 자수를 할 수 있었습니다.

만약 중간에 마음을 바꿨더라면 피의자를 눈앞에서 놓칠 아찔한 상황이었던 겁니다.

▶ 인터뷰(☎) : 오윤성 /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 "자수를 했기에 망정이지, 도주를 하거나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면 범행이라든가 사건의 실체적인 진실을 규명하는 데 아주 결정적인 실수를…."

경찰은 당직 경찰관에 대한 감찰과 함께 재발 방지책을 마련할 방침입니다.

한편, 당초 오늘(19일) 결정하려던 피의자 신상공개 여부는 정신병력 여부와 주변인 진술 등을 좀더 살펴본 뒤 내일 결정하기로 했습니다.

MBN뉴스 손하늘입니다.
[ sonar@mbn.co.kr ]

영상취재: 임채웅 기자
영상편집: 송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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