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폐지 줍던 노인 2명 등 3명 여인숙 화재로 숨져
입력 2019-08-19 15:39  | 수정 2019-08-19 15:40

폐지를 주워 생계를 유지해 온 노인 2명 등 3명이 50년 가까이 된 낡은 여인숙에서 거주하다 화재로 숨졌다.
19일 전주완산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께 전북 전주시 완산구 서노송동 한 여인숙에서 불이나 태모씨(76) 등 3명이 숨졌다. 숨진 사람은 모두 70~80대로 각자 방에서 불에 탄 채 발견됐으며 여성 2명과 남성 1명이다.
목격자는 "새벽에 자는데 '펑'하는 소리가 계속해서 들렸다. 가스통이 폭발한 줄 알고 나와 보니 골목에 있는 여인숙에서 화염이 치솟고 있었다"고 말했다.
불이 난 여인숙은 1972년 사용 승인된 '목조-슬라브'구조로 지은지 48년이나 돼 매우 낡고 객실은 11개로 구성됐다. 객실 출입문은 나무로 돼 있고 내부는 이불을 깔고 자는 방으로만 돼 있다. 쪽방 여인숙인 셈이다.

피해 투숙객들도 대부분 생활 형편이 어려운 빈곤층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들은 "여인숙 앞에는 항상 폐지나 쓰레기가 쌓여 있었다"면서 "숨진 투숙객들은 매일 새벽에 일어나 폐지를 주우러 다녔다"고 말했다.
사망자는 여인숙을 관리하는 김모씨(82)와 폐지를 주워 온 투숙객 2명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다 쓴 부탄가스 더미가 폭발하면서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시신이 발견된 방은 모두 안에서 잠겨 있어 침입의 흔적은 없는 것으로 봐 폭발에 의한 화재로 보고 자세한 화인을 조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화재 발생 시각에 주변 CCTV를 확인한 결과 여인숙을 오고 간 인물이 없어 방화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목격자 등을 상대로 화인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주 = 박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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