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일본 노선 줄였는데…중국 하늘길마저 막힌 국내 항공사들
입력 2019-08-16 16:17 
인천공항 출국장을 나서는 사람들. 사진은 특정 기사 내용과 상관 없음. [사진 = 매경DB]

국내 항공사들이 일본여행 거부 운동 영향으로 일본 대신 중국과 동남아 노선을 빠르게 확장할 계획이었지만 이 마저도 제동에 걸렸다.
16일 항공 업계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최근 자국에 취항하는 해외 항공사를 대상으로 신규 취항 및 증편 금지 조치를 내렸다. 이에 따라 국내 항공사는 오는 10월 10일까지 중국 전 노선에 대해 신규 취항 및 정규·임시 증편, 부정기편 운항을 할 수 없다.
중국 민항총국은 "최근 늘어난 운항편에 대한 엄격한 통제 요구가 있어 이 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기존 중국 노선은 정상 운항한다. 이번 결정에 대한 배경을 중국 정부가 명확하게 설명하고 있지 않은 만큼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항공 업계는 보고 있다.

이번 결정으로 대한항공과 에어서울은 다음달 인천-장자제 노선 신규취항이 어렵게 됐고 제주항공은 ▲인천-하얼빈 ▲부산-장자제 ▲무안-장자제 노선이 막혔다. 티웨이항공은 대구-장자제 노선과 대구-옌지 노선을, 이스타항공은 인천-장저우 노선과 청주-장자제 노선 취항 일정을 조정해야 한다.
국내 항공사들은 지난달 초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로 일본상품 불매운동과 일본여행 거부 운동이 활발해지면서 기존 포화상태이던 일본 노선을 축소하고 있다. 성수기로 꼽히는 여름휴가철 일본 노선의 수요 감소를 우려해 중국과 동남아 노선을 빠르게 늘려 수익을 회복하려 했지만, 중국 정부의 결정으로 이 마저 쉽지 않게 된 셈이다. 국내 항공사들은 오는 10월까지 60여 곳의 일본 노선을 중단하거나 감편할 예정이다.
국내 항공사들은 올해 2분기 일제히 적자전환했다. 3분기에 여름휴가철 성수기가 포함돼 있지만 일본과 중국 노선 실적을 기대하기 어렵게 됐고, 홍콩마저 시위로 여행 수요 회복이 더딜 것으로 보인다. 이미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 일본행 여객기 탑승률은 지난해 동기간 대비 10%포인트 이상 줄었다. 중국 하늘길도 막힌 상황에서 동남아나 사이판, 러시아 등으로의 노선 확대가 시급해졌다.
국토교통부는 이 같은 중국 정부의 결정이 이례적인 만큼 상황을 지켜보면서 국내 항공사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한중 노선 조기 취항과 공항 사용료 감면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 둔화로 항공사들의 화물사업부문이 부진한 가운데 여객사업부문마저 한일관계 경색과 중국정부 제재로 실적개선에 발목이 잡힌 상황"이라며 "신규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운항을 코앞에 둬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항공업 전반에 대한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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