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문 대통령, '제74주년 광복절' 경축식 참석 "책임있는 경제강국 길로 걸어갈 것"
입력 2019-08-15 11:11  | 수정 2019-08-22 12:05

문재인 대통령은 오늘(15일) "저는 오늘 어떤 위기에도 의연하게 대처해온 국민을 떠올리며 우리가 만들고 싶은 나라,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를 다시 다짐한다"고 말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에서 열린 제74주년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 경축사를 통해 "아직도 우리가 충분히 강하지 않고 아직도 우리가 분단돼 있기 때문에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를 아직 이루지 못했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일본의 부당한 수출규제에 맞서 우리는 책임있는 경제강국을 향한 길을 뚜벅뚜벅 걸어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문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은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로 닥친 국가 경제 위기를 반드시 이겨내겠다는 '극일(克日)'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보입니다.


문 대통령은 그러나 동시에 "지금이라도 일본이 대화·협력의 길로 나오면 기꺼이 손을 잡을 것"이라며 "공정하게 교역하고 협력하는 동아시아를 함께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는 일본의 조치에 단호히 대응하며 이를 계기로 국내 경제체질을 대대적으로 바꾸는 작업을 진행하되,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외교적 대화의 문을 계속 열어두겠다는 의미로 풀이됩니다.

문 대통령이 일본 경제보복 사태와 관련해 중요한 대일 메시지가 나올 것으로 예상됐던 8·15 경축사에서 일본에 대한 직접적 비판의 수위를 낮추고 대화에 지속적인 방점을 찍음에 따라 일본 정부가 호응할 지 주목됩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 건설을 위한 3가지 목표로 '경제강국', '교량국가', '평화경제' 구축을 제시하고, 한반도 비핵화 실현과 남북 분단 극복을 토대로 '평화경제'를 통해 강국으로 거듭나겠다는 확고한 뜻을 천명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책임 있는 경제강국으로 자유무역 질서를 지키고 동아시아의 평등한 협력을 이끌어내고자 한다"며 "우리 국민이 기적처럼 이룬 경제발전 성과와 저력은 나눠줄 수는 있어도 빼앗길 순 없다. 경제에서 주권이 확고할 때 우리는 우리 운명의 주인으로 흔들리지 않는다"고 언급했습니다.

또 "대륙과 해양을 아우르며 평화·번영을 선도하는 교량 국가가 되고자 한다"며 "우리가 힘을 가지면 대륙과 해양을 잇는 나라, 동북아 평화·번영의 질서를 선도하는 나라가 될 수 있다"고 역설했습니다.

아울러 "평화로 번영을 이루는 평화경제를 구축하고 통일로 광복을 완성하고자 한다"며 "평화경제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위에 북한이 핵이 아닌 경제·번영을 선택하도록 대화·협력을 계속해나가는 데서 시작한다"고 밝혔습니다.

한일관계와 관련, 문 대통령은 "우리는 과거에 머물지 않고 일본과 안보·경제협력을 지속해 왔다"며 "일본과 함께 일제강점기 피해자들의 고통을 실질적으로 치유하고자 했고, 역사를 거울삼아 굳건히 손잡자는 입장을 견지해왔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과거를 성찰하는 것은 과거에 매달리는 것이 아니라 과거를 딛고 미래로 가는 것"이라며 "일본이 이웃 나라에 불행을 줬던 과거를 성찰하는 가운데 동아시아의 평화·번영을 함께 이끌어가길 우리는 바란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일본 경제도 자유무역의 질서 속에서 분업을 이루며 발전해왔다"며 "국제 분업체계 속에서 어느 나라든 자국이 우위에 있는 부문을 무기화한다면 평화로운 자유무역 질서가 깨질 수밖에 없다. 먼저 성장한 나라가 뒤따라 성장하는 나라의 사다리를 걷어차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작년 평창동계올림픽, 내년 도쿄올림픽,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을 거론하며 "올림픽 사상 최초로 맞는 동아시아 릴레이 올림픽으로, 동아시아가 우호·협력의 기틀을 굳게 다지고 공동 번영의 길로 나아갈 절호의 기회"라고 말했습니다.

이와함께 "세계인들이 평창에서 '평화의 한반도'를 보았듯 도쿄 올림픽에서 우호·협력의 희망을 갖게 되길 바란다"며 "우리는 동아시아의 미래 세대들이 협력을 통한 번영을 경험하도록 우리에게 주어진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경제강국 건설과 관련해 문 대통령은 "지금까지 우리는 선진국을 추격해 왔지만 이제 앞서 도전하며 선도하는 경제로 거듭나고 있다"며 "일본의 부당한 수출규제에 맞서 책임 있는 경제강국을 향한 길을 뚜벅뚜벅 걸어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경제구조를 포용·상생의 생태계로 변화시키고, 대·중소기업과 노사 상생 협력으로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경쟁력 강화에 힘 쏟겠다"며 "과학자·기술자의 도전을 응원하고 실패를 존중하며 누구도 흔들 수 없는 경제를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경제력에 걸맞은 책임감을 가지고 더 크게 협력하고 더 넓게 개방해 이웃 나라와 함께 성장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문 대통령은 교량국가 건설이라는 화두를 던지면서 "우리는 지정학적 위치를 우리의 강점으로 바꿔야 한다"며 "더 이상 남에게 휘둘리지 않고 주도해 나간다는 뚜렷한 목표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최근 한반도 상황과 관련, 문 대통령은 "최근 북한의 몇 차례 우려스러운 행동에도 대화 분위기가 흔들리지 않는 것이야말로 정부가 추진해온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큰 성과"라며 "북한의 도발 한 번에 한반도가 요동치던 그 이전의 상황과 분명히 달라졌다"고 평가했습니다.

또 "여전히 대결을 부추기는 세력이 국내외에 적지 않지만 우리 국민의 평화에 대한 간절한 열망이 있었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지난 6월 말의 판문점 회동 이후 3차 북미정상회담을 위한 북미 간 실무협상이 모색되고 있다"며 "아마도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 구축을 위한 전체 과정에서 가장 중대한 고비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남북미 모두 북미 간 실무협상 조기 개최에 집중해야 할 때"라며 "불만스러운 점이 있어도 대화의 판을 깨거나 장벽을 쳐 대화를 어렵게 하는 일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불만이 있다면 대화의 장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고비를 넘어서면 한반도 비핵화가 성큼 다가올 것이며 남북관계도 큰 진전을 이룰 것"이라며 "경제협력이 속도를 내고 평화경제가 시작되면 언젠가 자연스럽게 통일이 우리 앞의 현실이 될 것"이라고 역설했습니다.

다만 "북한을 일방적으로 돕자는 게 아니다"라며 "서로의 체제 안전을 보장하면서 남북 상호 이익이 되도록 하고 함께 잘살자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평화경제를 통해 우리 경제의 신성장동력을 만들겠다"며 "우리의 역량을 더 이상 분단에 소모할 수 없다. 평화경제에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부어 새로운 한반도의 문을 활짝 열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남북이 손잡고 한반도의 운명을 주도하려는 의지를 가진다면 가능한 일"이라며 "분단을 극복해낼 때 비로소 우리의 광복은 완성되고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가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미사일을 쏘는데 무슨 평화 경제냐'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우리는 보다 강력한 방위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우리는 예의주시하며 한반도의 긴장이 높아지지 않게 관리에 만전을 다하고 있지만, 그 역시 궁극의 목표는 대결이 아니라 대화에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아울러 "미국이 북한과 동요 없이 대화를 계속하고 일본 역시 대화를 추진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하기 바란다"며 "이념에 사로잡힌 외톨이로 남지 않길 바란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저는 오늘 광복절을 맞아 임기 내에 비핵화와 평화체제를 확고히 하겠다고 다짐한다"며 "그 토대 위에 평화경제를 시작하고 통일을 향해 가겠다"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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