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최근 주식시장이 악화된 상황과 관련해 '증권거래세 폐지법'을 당차원에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나 원내대표는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신관에서 '금융시장 점검 현장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나 원내대표는 "실질적으로 주식시장이 어렵기 때문에 당에서 추경호 의원이 대표발의한 '거래세 완전 폐지, 양도차익 과세 법안'을 추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금융 당국에서도 거래세 부분을 점차 완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언제하겠다는 이야기는 없었다"면서 "주식시장을 조금 버텨주기 위해 증권거래세를 폐지하고 양도차익을 부과하는 방식으로 적극적으로 앞장서려고 한다"고 말했다.
앞서 추경호 의원은 지난달 4일 '증권거래세법 폐지법률안'을 발의했다. 이 법안은 ▲'증권거래세법'을 폐지하고 주식, 펀드, 채권, 파생상품, 파생결합증권을 하나의 금융투자상품의 거래로 손익을 통산해 양도소득세를 부과하되 ▲과세방식의 전환에 따른 세수감소를 고려해 양도소득세 과세범위가 확대되는 계획과 연계하여 증권거래세율을 단계적으로 인하한 후, 증권거래세를 폐지하는 방안을 담았다.
또 나경원 원내대표는 "최근 주식시장에서 사흘 동안 75조원의 시가총액이 증발하고 환율 인상을 보면서 국민 사이에는 제2의 IMF 위기가 온 것 아니냐는 불안 심리가 깊게 퍼져있다"면서 "이번 정부 들어 소득주도성장이라든지 반기업정서, 포퓰리즘 정책 등으로 경제 전체가 상당히 약해져 있는데, 대외적인 리스크가 너무 높아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미·중 무역갈등, 환율분쟁뿐 아니라, 일본 수출 보복과 안보도 마찬가지로 원인이 됐다"고도 했다.
나 원내대표는 "정부는 1조4천억원의 연기금을 투입해 주식시장의 낙폭을 막아낸 게 아닌가 생각한다"며 "국민 입장에서는 이렇게 노후자금인 연기금이 사용되는 게 적절한 것이냐는 데 대해 불편해하는 분들도 있다"고 지적했다.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지난 증시는 미중 무역분쟁, 한일 무역갈등 심화, 글로벌 경기 둔화 기업실적 악화 등 변동성 크게 확대돼 부진한 모습"이라면서 "어제와 오늘은 주가, 코스닥 지수가 크게 상승하는 등 시장의 과도한 불안감이 다소 완화되는 모습 보여주지만 글로벌 불확실성과 변동성 여전하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거래소는 급변 상황 대비해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위기상황을 조기에 극복할 수 있도록 금융당국 등과 긴밀 협조해 안정적 시장 운영에 만전 기하겠다"고 밝혔다.
[이윤식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