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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의 투자 한수] 노후 대비한 솔루션, TDF 주목하라
입력 2019-08-08 17:26 
우리는 모두 수많은 종류의 위험을 안고 살아간다. 사고가 날 위험, 기대보다 빨리 죽어 가족의 생계가 어려울 위험, 생각보다 오래 살아 노후 생활비가 부족할 위험, 물가가 갑자기 크게 오를 위험 등이 있다. 이런 수많은 종류의 위험을 우리는 금융상품을 통해 회피하는 경우가 많다. 사고 위험에는 상해보험, 일찍 사망할 위험에는 생명보험, 오래 살게 될 위험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각종 연금상품에 가입하는 식이다.
올바른 자산관리는 무조건 수익률이 좋을 것으로 기대되는 상품에 가입하는 것이 아니다. 고수익보다는 자신이 직면해 있는 수많은 종류의 위험을 회피하면서 적정한 수익을 낼 수 있는 상품들을 조합해야 한다. 어느 지인은 자신이 평생 사용할 자동차 기름값이 3000만원 정도 된다며 수년 전 유가가 배럴당 30달러 내외로 하락하자 딱 그 정도 금액의 유전펀드를 매입하며 평생 사용할 자동차 기름값 상승 위험을 없애 버렸다. 일상에서 존재하고 있는 위험을 제거하는 것이 자산관리의 기본이다.
대한민국 국민에게 가장 크게 노출돼 있는 자산관리 관련 위험은 재산이 너무 원화 표시 자산에 '올인'돼 있다는 것이다. 재산의 상당 부분이 부동산과 단기 부동자금에 치우쳐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상황에 따라 자신이 보유한 재산의 10~30% 수준은 외화 표시 자산으로 보유하고 있는 것이 좋다고 본다. 원화가치가 상대적으로 비쌀 때는 30% 수준까지도 외화자산 비중을 증가시켰다가 원화가치가 싸지면 점차 줄이는 식이다. 외화자산 비중이 아예 없는 이들에게는 적어도 10% 이상은 어떤 경우에도 보유하고 있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평소 어느 정도의 수익률을 내면서도 외환위기나 금융위기 때 원화가치가 폭락할 위험에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노후에 예상되는 현금흐름이 작다는 문제도 심각하다. 국민연금으로는 너무 부족하기 때문에 '오래 사는 위험'에 대비할 상품 출시가 시급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타깃데이트펀드(TDF)의 가파른 성장은 반가운 일이다. TDF란 은퇴 예정자들의 미래 예상 퇴직시점을 설정하고 퇴직시점이 다가올수록 시간 프레임(Glide Path)에 따라 위험자산 중심의 운용에서 안전자산 중심의 운용으로 전환되도록 설계돼 있는 은퇴 맞춤형 펀드이다.
필자는 TDF를 향후 '노후 위험에 대비한 솔루션'으로 규정하고 운용 노하우를 개발해야 한다고 본다. 해외 자산에 주로 투자하면서도 환헤지 비중을 최소화하는 한편 그 비중을 유연하게 조정하는 방식이 장기적으로 성과가 우수할 것이기 때문이다. 동시에 이 방식이 원화자산에 너무 치우친 국민의 위험을 경감해줄 수도 있다고 믿는다. 실제 우수한 수익률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외화표시자산에 적절히 투자하는 효과와 미래의 현금흐름 부족을 개선하는 효과를 동시에 누릴 수 있는 TDF에 관심을 가져볼 충분한 이유는 수익률뿐 아니라 '위험의 대비'라는 점에 있다.
[이창구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대표][ⓒ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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