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대 투자자 A씨는 요즘 증시를 볼 때마다 지난 3월 투자한 주가연계증권(ELS)이 생각나 불안하기 짝이 없다. 지수가 8% 이상 빠지지 않으면 9월에는 바로 상환돼 3%(연 6%) 이자를 받는 ELS에 투자했는데, 홍콩H지수가 갈수록 빠지면서 조기 상환이 어려워질 것으로 보여서다. 녹인 구간(원금손실 구간)은 주가가 43%를 내려야 진입하는 것이라 원금을 잃을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예상했던 날짜에 돈을 못 받고 계속 묵혀둬야 한다고 생각하니 괜히 투자했나 싶다.
한국과 홍콩증시가 크게 하락하면서 여기에 투자하는 ELS의 조기 상환에도 비상이 걸렸다. 특히 올해 2~3월 두 달 동안 발행된 ELS 12조원에 대해 곧 조기 상환 일정이 다가오는데, 주가는 6개월 전에 비해 10%가량 빠져 증시가 반등하지 않는 이상 투자 자금이 장기간 묶일 상황에 처했다.
ELS란 지수가 일정 정도 이하로 떨어지지 않으면 약속한 쿠폰 금리를 주는 금융상품이다. 가령 코스피200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고, 연 4% 기대수익률에 3년 만기(6개월마다 조기 상환)인 ELS라면 투자한 시점에서 6개월이 지난 후에 코스피200 지수가 투자 시점의 95% 이상이면 조기 상환된다. 이때 받는 쿠폰은 2%(연 4%)다.
다만 6개월 후 코스피200 지수가 투자 시점의 95% 미만이면 조기 상환에 실패해 또다시 6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그때 95% 이상이면 조기 상환되고, 아니면 세 번째 조기 상환이 돌아오는 6개월을 또 기다려야 한다.
올해 증시가 급속히 회복되면서 작년 발행됐던 ELS가 대거 상환됐다. 그 돈이 ELS로 재투자되면서 올해 3월부터 ELS 발행 규모가 급속하게 커졌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1월에 3조9233억원이었던 ELS 발행 규모(공모·사모 포함)가 2월엔 4조1073억원이었고 3월에는 7조9316억원으로 크게 늘어났다.
문제는 ELS가 담고 있는 기초자산이 대부분 홍콩H지수와 한국 코스피라는 점이다. ELS는 보통 3개의 기초자산을 담고 이 자산들 가격 변화에 따라 조기 상환 여부가 결정되는데, 가장 대표적인 ELS 기초자산 조합은 다우존스·S&P500·홍콩H지수다. 다우존스나 S&P500이 아무리 올라도 홍콩H지수가 크게 하락하면 조기 상환이 불가능해지는 구조기 때문에 홍콩이나 한국 증시가 급반등하지 않는 이상 대부분 ELS는 조기 상환에 빨간불이 들어온다.
보통 ELS 조기 상환 조건은 6개월 이후 주가가 최초 기준 가격의 90~95% 이상을 웃돌아야 한다. 그런데 6개월 전과 비교하면 코스피는 12% 하락했고, 홍콩H지수는 9% 내린 수준이다.
ELS 신규 투자처를 찾는 것이 귀찮아 조기 상환을 바라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더 좋은 투자처를 찾으려는 수요 때문에 조기 상환을 원한다. 또한 ELS가 조기 상환되지 않고 2년이 지나서 상환된다면 2년치 이자가 한꺼번에 들어오기 때문에 이자소득이 확 늘어 의도하지 않게 금융소득종합과세의 높은 세율을 적용받는 애로사항도 있다.
특히 ELS는 은퇴자들이 꾸준한 수입을 얻기 위해 투자하는 사례가 많아 6개월마다 받는 돈이 아니라 1년 이상 가져가야 하는 돈이 되면 생활비 마련 계획 등에 차질이 생기기도 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전체 ELS 투자자 중 60대 이상이 30.2%다. 은퇴자들이 반기마다 꾸준한 수입을 얻는 수준으로 ELS를 활용하기 때문이다.
이경민 미래에셋대우 갤러리아WM지점 PB전무는 "최근 주가 하락으로 추가 하락폭은 줄어들었다고는 하나 여전히 증시가 불안해 조기 상환이 안 될 가능성은 있다"며 "길게 가져갈 돈이 아니라 짧게 굴리는 돈이면 ELS는 피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김제림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과 홍콩증시가 크게 하락하면서 여기에 투자하는 ELS의 조기 상환에도 비상이 걸렸다. 특히 올해 2~3월 두 달 동안 발행된 ELS 12조원에 대해 곧 조기 상환 일정이 다가오는데, 주가는 6개월 전에 비해 10%가량 빠져 증시가 반등하지 않는 이상 투자 자금이 장기간 묶일 상황에 처했다.
ELS란 지수가 일정 정도 이하로 떨어지지 않으면 약속한 쿠폰 금리를 주는 금융상품이다. 가령 코스피200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고, 연 4% 기대수익률에 3년 만기(6개월마다 조기 상환)인 ELS라면 투자한 시점에서 6개월이 지난 후에 코스피200 지수가 투자 시점의 95% 이상이면 조기 상환된다. 이때 받는 쿠폰은 2%(연 4%)다.
다만 6개월 후 코스피200 지수가 투자 시점의 95% 미만이면 조기 상환에 실패해 또다시 6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그때 95% 이상이면 조기 상환되고, 아니면 세 번째 조기 상환이 돌아오는 6개월을 또 기다려야 한다.
올해 증시가 급속히 회복되면서 작년 발행됐던 ELS가 대거 상환됐다. 그 돈이 ELS로 재투자되면서 올해 3월부터 ELS 발행 규모가 급속하게 커졌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1월에 3조9233억원이었던 ELS 발행 규모(공모·사모 포함)가 2월엔 4조1073억원이었고 3월에는 7조9316억원으로 크게 늘어났다.
문제는 ELS가 담고 있는 기초자산이 대부분 홍콩H지수와 한국 코스피라는 점이다. ELS는 보통 3개의 기초자산을 담고 이 자산들 가격 변화에 따라 조기 상환 여부가 결정되는데, 가장 대표적인 ELS 기초자산 조합은 다우존스·S&P500·홍콩H지수다. 다우존스나 S&P500이 아무리 올라도 홍콩H지수가 크게 하락하면 조기 상환이 불가능해지는 구조기 때문에 홍콩이나 한국 증시가 급반등하지 않는 이상 대부분 ELS는 조기 상환에 빨간불이 들어온다.
보통 ELS 조기 상환 조건은 6개월 이후 주가가 최초 기준 가격의 90~95% 이상을 웃돌아야 한다. 그런데 6개월 전과 비교하면 코스피는 12% 하락했고, 홍콩H지수는 9% 내린 수준이다.
ELS 신규 투자처를 찾는 것이 귀찮아 조기 상환을 바라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더 좋은 투자처를 찾으려는 수요 때문에 조기 상환을 원한다. 또한 ELS가 조기 상환되지 않고 2년이 지나서 상환된다면 2년치 이자가 한꺼번에 들어오기 때문에 이자소득이 확 늘어 의도하지 않게 금융소득종합과세의 높은 세율을 적용받는 애로사항도 있다.
특히 ELS는 은퇴자들이 꾸준한 수입을 얻기 위해 투자하는 사례가 많아 6개월마다 받는 돈이 아니라 1년 이상 가져가야 하는 돈이 되면 생활비 마련 계획 등에 차질이 생기기도 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전체 ELS 투자자 중 60대 이상이 30.2%다. 은퇴자들이 반기마다 꾸준한 수입을 얻는 수준으로 ELS를 활용하기 때문이다.
이경민 미래에셋대우 갤러리아WM지점 PB전무는 "최근 주가 하락으로 추가 하락폭은 줄어들었다고는 하나 여전히 증시가 불안해 조기 상환이 안 될 가능성은 있다"며 "길게 가져갈 돈이 아니라 짧게 굴리는 돈이면 ELS는 피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김제림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