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하락장 피난처` 인컴펀드, 3兆시대 눈앞
입력 2019-08-07 17:51  | 수정 2019-08-07 19:37
인컴펀드가 하락장에서 몸집을 불리며 설정액 3조원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올해만 1조4000억원이 들어오며 44개 테마펀드(퇴직연금 제외) 중 가장 많은 순유입액을 기록했다. 글로벌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시세 차익보다는 꾸준한 이자수익(인컴)을 올리려는 재테크가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주식보다는 변동성이 낮으면서 채권 등 전통적 안전자산보다는 높은 수익을 원하는 중위험·중수익 성향의 투자자들에게 적합한 상품이다.
7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설정된 102개 인컴펀드에 연초 이후 1조4205억원이 순유입됐다. 국내 증시가 급락한 최근 한 달 동안에도 5452억원이 인컴펀드로 들어왔다. 이날 기준 설정액이 2조9656억원으로 다음주 내 설정액이 3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그룹펀드(-1595억원), 롱숏펀드(-1506억원) 등 대부분의 테마펀드에서 자금이 유출된 것과 대조된다. 평균 수익률은 연초 이후 7.92%를 기록하고 있다.
인컴펀드는 채권, 고배당주, 리츠 등에 투자해 정기적인 이익을 추구하는 상품이다. 매년 일정한 수익을 보장하는 채권, 고배당주 등과 비슷하지만 위험 성향을 조금 더 끌어올린 것이 특징이다. 예컨대 같은 채권에 투자하더라도 주택저당증권(MBS), 자산유동화증권(ABS) 등을 편입해 일반 채권형펀드보다 높은 수익률을 목표로 한다.
전문가들은 증시의 변동성이 높아지면서 인컴펀드의 인기가 치솟았다고 분석했다. 주식의 변동성은 꺼리면서 은행 이자 이상을 추구하는 중위험·중수익 성향의 투자자들이 인컴펀드로 몰리고 있다. 장대환 삼성자산운용 글로벌채권운용팀 매니저는 "인컴펀드는 전통적인 채권과 전통적 주식 가운데 있어 연 5% 이상의 수익률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에게 인기가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금리 인하 사이클도 인컴펀드의 투자 매력을 높이는 요인이다. 금리 인하는 채권 가격을 높여 기존 투자자들에게 수익을 안겨주지만, 낮은 표면 금리는 신규 투자자들 기대수익이 낮다는 것도 의미하기 때문이다. 장 매니저는 "현재 국내 10년 만기 국고채금리는 1.3% 수준으로, 일부 투자자들에게는 투자 매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인컴펀드 가운데 '언헤지' 상품의 수익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언헤지란 환율 변동에 노출되는 상품으로, 헤지보다 위험성은 크지만 더 높은 수익을 추구할 수 있다. 최근 달러당 원화 환율이 1200원을 넘어서면서 달러 자산에 투자한 상품의 수익률이 급등했다.
수익률 1위는 KBPIMCO글로벌인컴셀렉션(언헤지)으로 연초 이후 수익률이 16.48%였다. 2위와 3위는 각각 15.65%, 14.48%를 기록한 삼성누버거버먼글로벌인컴(언헤지)과 하나UBSPIMCO글로벌인컴(언헤지)이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언헤지 인컴펀드는 일반 인컴펀드보다 위험 부담 성향이 더 큰 투자자들이 투자하는 상품"이라며 "달러가치가 오르면 그만큼 수익률이 좋아지지만, 달러가치가 하락하면 수익률도 내려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나UBSPIMCO글로벌인컴은 올해 투자업계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펀드였다. 설정액이 연초 이후에만 1조원 이상 순유입됐기 때문이다. 헤지 기준 연초 이후 수익률이 5.36%를 나타내고 있다. 이 펀드는 MBS, 이머징 채권, 선진국 국채, ABS, 상업용부동산담보증권 등에 분산 투자하고 있다. 삼성누버거버먼글로벌인컴펀드(언헤지)도 6.22%의 수익률을 올리며 주목받고 있는데, 국채와 함께 MBS, 이머징 채권 등을 편입하고 있다.
투자업계에서는 인컴펀드의 인기가 계속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증시 급락으로 주식 투자의 리스크가 커지면서 '복리식 투자'를 추구하는 재테크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인컴펀드에 장기 투자할 경우 복리로는 수십 %의 수익률이 가능하다"며 "5%를 매년 올릴 경우 5년 기준으로 25% 이상의 수익률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주식형 펀드의 올해 수익률이 -8.24%를 기록하면서 인컴형 펀드의 투자가치가 더욱 주목받고 있다. 같은 기간 국내 채권형 펀드 수익률은 2.42%로 7.92%를 기록한 인컴형 펀드보다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박의명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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