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아시아나 신·구주 가격 `샅바싸움`
입력 2019-08-07 17:28 
아시아나항공 매각 작업이 본격화한 가운데 구주(최대주주 지분)와 신주 '가격 책정'을 놓고 매각 주체 간에 미묘한 신경전이 펼쳐질 조짐이다.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서는 금호산업이 보유한 지분 33.47%(3월 기준) 인수와 함께 신주 발행이 이뤄져야 하는데, 금호산업과 채권단 간 이해관계가 엇갈리기 때문에 물밑에서 '눈치싸움'이 치열하다는 전언이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7일 "매각 주도권을 쥐고 있는 채권단과 아시아나항공 최대주주인 금호산업이 구주와 신주 매각 금액을 놓고 첨예한 의견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구주·신주 금액 책정에 따라 이해관계가 엇갈리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금호그룹으로서는 아시아나항공 구주 가격을 최대한으로 책정해 인수 대금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반면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신주 발행으로 가급적 많은 자금을 확보해 채무 상환 등 아시아나항공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판단하고 있다. 이 경우 채권단은 안정적으로 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
IB 업계 관계자는 "기존 대주주 이익만 극대화해주는 것보다는 매각 후에도 재무구조 개선을 추진할 자금을 회사에 남겨놓는 게 중요하고, 이런 측면에서 인수 후보들도 신주 발행 비중을 높이는 쪽에 관심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구주 가격이 주가에 영향을 받는다는 점도 변수다. 아시아나항공 시가총액은 1조1394억원(7일 기준)이다. 이를 기준으로 하면 매각 지분 33.47%는 시장 가치가 3813억원 규모다. 그러나 이 같은 금액은 아시아나항공 매각 결정이 발표된 뒤 주가가 급등하면서 형성됐다는 점 때문에 후보자들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금호산업 입장에서 인수전 장기화를 각오하고 구주를 높게 부르는 후보자를 찾는 일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아시아나항공이 지난 4월 산업은행을 대상으로 4000억원 규모 전환사채(CB)를 발행했을 때 발행 조건에 '드래그 얼롱(동반매각요청권)'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매각이 무산되면 채권단이 나서서 매각을 진행한다는 '안전장치'가 포함된 만큼 최적의 가격대를 찾기 위한 금호산업과 채권단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석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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