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가 시장의 예상을 깨고 민간택지에 대한 분양가상한제 시행방안 발표를 다음주에 강행하겠다고 선언한 지난 6일. 서울 강서구 소재 세림연립(빌라) 재건축 '등촌 두산위브' 1순위 청약에서도 이변이 일어났다. 당초에는 전체 217가구 남짓한 작은 단지인 데다 시장에서 선호하지 않는 나 홀로 아파트라는 점에서 크게 주목받지 못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달랐다.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1순위 청약에 나온 88가구를 잡기 위해 3856명이 청약을 접수했다. 평균 경쟁률 43.8대1을 기록한 것이다. 강남4구도 아닌 강서구의 등촌동 소재 나 홀로 아파트에서 두 자릿수 경쟁률이 나온 것이다. 서울의 새집 희소성이 얼마나 큰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이런 상황에 따라 정부가 예고대로 민간택지에도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할 경우 재개발·재건축 등 도시정비 사업이 올스톱돼 서울 집값이 안정되기는커녕 더 상승할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등촌 위브는 대한토지신탁이 사업대행을 맡고, 두산중공업과 한강건설이 시공하는 전용면적 31~150㎡ 총 217가구로 구성된 소형 단지다. 9호선 가양역이 도보 5분 거리에 있는 역세권 단지지만 단지 규모나 입지 등 종합적 측면에서 보면 큰 기대를 모으는 곳은 아니었다. 그런데 최고 경쟁률이 전용 84㎡에서 601대1까지 나왔다.
분양가가 파격적으로 싼 것도 아니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이 단지 분양가를 3.3㎡당 평균 2524만원에 승인해줬다. 2003년 입주한 인근 화곡동 '우장산 롯데캐슬'은 1164가구 대단지인데도 전용 85㎡가 최근 7억8200만원에 거래돼 3.3㎡ 당 2370만원 정도의 시세를 보인 것과 비교된다. 주변 시세보다 분양가가 비싼데도 불구하고 '완판'을 넘어 두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한 것.
전문가들은 "정부의 규제 의도와 정반대인 서울의 새집을 바라보는 시장의 생각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례"라고 평가했다. 정부가 규제하면 할수록 '향후 몇 년간 분양가상한제나 각종 규제로 새집이 서울에서 나오기 힘들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팽배해지며 서울 핵심 지역은 가격 상향 압력이 커지는 셈이다.
나 홀로든 뭐든 일단 역세권이고 마곡과 가까운 입지에 있는 곳이라면 잡아두고 보자는 심리가 강했다는 것이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청약가점이 넉넉하고 현금보유도 넉넉한 무주택자라면 민간 상한제 이후 더 좋은 기회가 오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공급이 더 부족해질 것이라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등촌 위브뿐만이 아니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이제 민간 분양가상한제를 검토할 때가 됐다"고 밝힌 올여름부터 나 홀로 아파트의 인기가 급속히 올라갔다. 연초만 해도 브랜드가 좋아도 가격이 비싸면 1순위 미달이 나오거나 잔여가구로 전체 물량의 15~20%까지 나오는 등의 상황이 벌어졌다.
그런데 7월 분양한 광진구 구의동 일대 '구의 자이엘라'는 GS건설 자회사인 자이S&D가 지은 85가구의 소규모 단지인데, 특별한 홍보 없이도 평균 청약경쟁률 19.4대1을 기록했다. 지하철 2호선 구의역과 5호선 아차산역 더블역세권에 인기 좋은 소형면적 위주의 새집이라는 점이 먹혔다. 정부 규제가 입지·규모·브랜드 측면에서 모두 1군으로 평가받지 못한 미운 오리 새끼도 백조로 만들고 있는 현상이 일어난 것이다.
'로또 아파트'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청약통장 가입자가 지난해 7월 2200만7046명으로 2200만명을 넘어선 이후 9개월 만에 누적 기준으로 100만명 이상 증가하며 올해 7월에는 2300만명을 돌파했다. 국민 2명 중 1명이 청약통장에 가입한 것이다.
문제는 전셋값 상승이다. 청약으로 싸게 집을 공급받을 수 있으니 어떻게든 무주택 기간을 늘려 당첨되겠다는 사람들이 '전세 버티기'를 하기 시작했다.
이미 서울 전체 전셋값은 상승으로 돌아섰다. 한국감정원 통계에 따르면 6월까지 하락 내지 보합이던 서울 전세가격 변동률은 7월 1주 차를 기점을 상승으로 돌아섰고 이후 상승폭도 계속 커지고 있다. 7월 5주 차 서울 전세가격 변동률은 0.03%로 작년 10월 4주 차 이후 41주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박인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달랐다.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1순위 청약에 나온 88가구를 잡기 위해 3856명이 청약을 접수했다. 평균 경쟁률 43.8대1을 기록한 것이다. 강남4구도 아닌 강서구의 등촌동 소재 나 홀로 아파트에서 두 자릿수 경쟁률이 나온 것이다. 서울의 새집 희소성이 얼마나 큰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이런 상황에 따라 정부가 예고대로 민간택지에도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할 경우 재개발·재건축 등 도시정비 사업이 올스톱돼 서울 집값이 안정되기는커녕 더 상승할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등촌 위브는 대한토지신탁이 사업대행을 맡고, 두산중공업과 한강건설이 시공하는 전용면적 31~150㎡ 총 217가구로 구성된 소형 단지다. 9호선 가양역이 도보 5분 거리에 있는 역세권 단지지만 단지 규모나 입지 등 종합적 측면에서 보면 큰 기대를 모으는 곳은 아니었다. 그런데 최고 경쟁률이 전용 84㎡에서 601대1까지 나왔다.
분양가가 파격적으로 싼 것도 아니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이 단지 분양가를 3.3㎡당 평균 2524만원에 승인해줬다. 2003년 입주한 인근 화곡동 '우장산 롯데캐슬'은 1164가구 대단지인데도 전용 85㎡가 최근 7억8200만원에 거래돼 3.3㎡ 당 2370만원 정도의 시세를 보인 것과 비교된다. 주변 시세보다 분양가가 비싼데도 불구하고 '완판'을 넘어 두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한 것.
나 홀로든 뭐든 일단 역세권이고 마곡과 가까운 입지에 있는 곳이라면 잡아두고 보자는 심리가 강했다는 것이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청약가점이 넉넉하고 현금보유도 넉넉한 무주택자라면 민간 상한제 이후 더 좋은 기회가 오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공급이 더 부족해질 것이라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등촌 위브뿐만이 아니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이제 민간 분양가상한제를 검토할 때가 됐다"고 밝힌 올여름부터 나 홀로 아파트의 인기가 급속히 올라갔다. 연초만 해도 브랜드가 좋아도 가격이 비싸면 1순위 미달이 나오거나 잔여가구로 전체 물량의 15~20%까지 나오는 등의 상황이 벌어졌다.
그런데 7월 분양한 광진구 구의동 일대 '구의 자이엘라'는 GS건설 자회사인 자이S&D가 지은 85가구의 소규모 단지인데, 특별한 홍보 없이도 평균 청약경쟁률 19.4대1을 기록했다. 지하철 2호선 구의역과 5호선 아차산역 더블역세권에 인기 좋은 소형면적 위주의 새집이라는 점이 먹혔다. 정부 규제가 입지·규모·브랜드 측면에서 모두 1군으로 평가받지 못한 미운 오리 새끼도 백조로 만들고 있는 현상이 일어난 것이다.
'로또 아파트'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청약통장 가입자가 지난해 7월 2200만7046명으로 2200만명을 넘어선 이후 9개월 만에 누적 기준으로 100만명 이상 증가하며 올해 7월에는 2300만명을 돌파했다. 국민 2명 중 1명이 청약통장에 가입한 것이다.
문제는 전셋값 상승이다. 청약으로 싸게 집을 공급받을 수 있으니 어떻게든 무주택 기간을 늘려 당첨되겠다는 사람들이 '전세 버티기'를 하기 시작했다.
이미 서울 전체 전셋값은 상승으로 돌아섰다. 한국감정원 통계에 따르면 6월까지 하락 내지 보합이던 서울 전세가격 변동률은 7월 1주 차를 기점을 상승으로 돌아섰고 이후 상승폭도 계속 커지고 있다. 7월 5주 차 서울 전세가격 변동률은 0.03%로 작년 10월 4주 차 이후 41주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박인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