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이 지난 달 싱가포르 해협 인근에서 한국 화물선을 공격한 해적의 인상착의와 음성 녹음 파일 등을 확보했다.
인천해양경찰서는 한국 국적 화물선 씨케이블루벨호(4만4132t) 선원의 진술을 토대로 해적 몽타주를 제작했다고 7일 밝혔다. 사건을 수사 중인 해경은 지난 2일 인천항에 입국한 씨케이블루벨호의 선장과 기관장, 조타수 등 선원 4명을 상대로 피해자 진술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한 선원이 "해적 중 한 명의 얼굴을 봤다"며 구체적인 인상착의를 설명했다.
해경은 또 선내에서 해적들의 목소리가 녹음된 항해기록저장장치(VDR)와 지문도 확보했다. 항해기록저장장치는 선박의 레이더 화면과 조타실 내 음성 등이 녹음된다. 해경은 녹음된 음성 정보만 추출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감식을 의뢰했다. 해경은 국과수 감식이 끝나면 해적 몽타주와 항해기록저장장치 등을 인터폴에 보내 해적들의 신원 파악에 나설 방침이다.
앞서 씨케이블루벨호는 지난 달 22일 오전 4시 25분께 말라카 싱가포르 해협 입구 100마일 해상에서 보트를 탄 해적의 공격을 받았다. 해적 7명은 화물선에 올라탄 뒤 선장과 2항사를 폭행하고 현금 1만3300달러 등을 빼앗아 달아났다. 해적 중 1명은 총으로, 2명은 흉기로 우리 선원들을 위협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씨케이블루벨호는 옥수수 6만8000t을 싣고 브라질을 떠나 싱가포르에서 연료를 공급받은 뒤 인천으로 향하던 중이었다. 화물선에는 한국인 선원 4명과 인도네시아 선원 18명 등 모두 22명이 타고 있었다.
[인천 = 지홍구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