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 사는 A(31)씨는 지난해 1월 대구 수성구의 한 중학교와 178m 가량 떨어진 학교환경위생정화구역에 마사지업소를 차렸다. 학교환경위생정화구역은 학교에서 직선거리로 200m 이내에는 유해업소 등이 들어설 수 없다. 하지만 A씨는 이 구역 안에 침대를 갖춘 밀실 6개와 샤워 시설을 갖추고 5만~6만원을 받고 2달 간 마사지 업소를 운영하다 경찰 단속에 적발됐다. 경찰은 단속하는 과정에서 일회용 속옷과 콘돔 2개도 발견했다.
이를 근거로 검찰은 이 업소가 성행위 또는 유사 성행위 우려가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며 A씨를 교육환경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하고 재판에 넘겼다. 하지만 지난 1월 있었던 1심 재판에서 A씨는 무죄를 선고받았다. 재판에서 A씨가 "일회용 속옷은 손님 편의를 위해 제공했고 콘돔은 개인적으로 사용하려고 보관한 것"이라고 주장하자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였다. 1심 재판부는 "단속 경찰관이 유사 성행위가 이뤄진 흔적을 찾지 못했고 종업원들도 마사지 관련 일만 했다고 진술하는 점 등을 종합하면 성행위 또는 유사 성행위 우려가 있는 영업을 한 것으로 볼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이에 검찰은 항소했고 항소심 재판부는 1심과 다르게 판단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의 업소가 벽과 커튼으로 밀폐된 공간에 침대를 설치하고 별도의 샤워실을 만든 점, 오일마사지와 일회용 팬티 등을 근거로 유사 성행위 등이 있었을 가능성을 인정하고 지난 7일 A씨에게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해당 업소에서 실제 성적인 행위 등이 이뤄지는 영업을 하는지 여부가 아니라 이뤄질 가능성이 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피고인이 업소를 운영한 기간, 업소 규모 등을 종합해 벌금 액수를 정했다"고 밝혔다.
[대구 = 우성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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