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건설, 중흥건설 등 LH공사 공동주택용지 당첨 횟수가 많은 상위 5개 건설사들이 수십개 계열사를 동원한 이른바 '벌떼입찰'로 전체의 30% 독점했고, 6조원이 넘는 분양수익을 챙겼다는 주장이 나왔다. LH 공공택지는 추첨을 통해 공급하다 보니 건설사들이 시공능력없는 페이퍼컴퍼니를 만들어 입찰해 당첨되거나 토지 전매 등으로 편법승계한 뒤 고분양가로 분양수익을 늘려왔다는 지적이다.
7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이 서울신문과 함께 송언석 자유한국당 의원을 통해 입수한 'LH공사 공동주택용지 블록별 입찰 참여업체 및 당첨업체 현황'을 분석한 결과, 토지를 가장 많이 가져간 건설사는 중흥건설, 호반건설, 반도건설, 우미건설, 반도건설, 제일건설 순으로 나타났다.
이들 5개 건설사가 가져간 필지는 전체 473개 중 142개로 30%를 차지했다. 면적기준으로는 전체 약 2042만㎡(옛 618만평) 중 약 648만㎡(196만평)인 32%를 가져갔다.
LH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와 공급 공고문 등을 통해 조사한 공급가격은 총 10조 5700억원으로 이 중 호반건설이 3조 1419억원(5대 건설사의 29.7%), 중흥건설은 3조 928억원(5대 건설사의 29.3%)의 토지를 매입해 상위 5개 건설사 안에서도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들 건설사들이 추첨으로 매입한 필지 중에는 102개 필지에서 분양이 이뤄졌다.(아직 분양하지 않은 필지와 임대주택 필지 제외) 입주자모집공고문을 통해 평균 건축비와 토지비, 분양가를 산출한 결과 5개 건설사의 분양수입은 26조 1824억원으로 아파트 한 채당 평균 3억2000만원 선으로 집계됐다.
경실련 측은 "LH매각 금액(건설사 매입금액), 적정건축비, 이자 등 부대비용 등을 고려한 적정분양원가는 19조 9011억원, 평균 한 채당 2억4000만원으로 분양수익은 6조 2813억원, 평균 한 채당 8000만원으로 추정된다. 분양매출 기준 수익률은 24%에 달한다"며 "건설사별로는 호반건설 2조 1700억원, 중흥건설 1조 9000억원, 우미건설 9600억원 순이다. 반도건설이 19%의 수익률을, 나머지 4개 건설사는 20% 이상의 수익률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특히 호반건설의 경우 추첨으로 당첨된 필지 외에 10개 필지를 다른 업체로부터 전매로 취득해 이 중 9개를 분양했으며 이를 통해서도 4500억원의 추가수익을 얻었을 것으로 예상했다. 나머지 4개 건설사가 전매로 매입한 토지는 총 4개뿐이다. 이에 호반건설이 기존 추첨으로 낙찰받은 토지와 전매로 매입한 토지에서 분양한 아파트 수익을 합하면 총 수익은 2조 6200억원으로 늘어난다.
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 관계자는 "일각에서는 로또분양은 안된다며 분양가를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지금의 분양가로도 건설사들은 공공택지에서 수천억원의 분양수익을 거뒀다"며 "국민들의 토지를 강제로 수용한 공공택지가 건설사들의 먹잇감이 되지 않도록 택지를 사들인 경우 반드시 토지매입 건설사의 직접시행, 시공을 의무화해야 한다. 근본적으로는 공공택지의 민간매각을 중단하고 전부 공공에서 직접 공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디지털뉴스국 이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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