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시장서 `찬밥신세` 일본차, 매물 늘었지만 관심은 `뚝`

일본 정부의 일방적인 수출 규제로 촉발된 일본 제품 불매운동 여파가 신차 시장에 이어 중고차 시장에도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
SK엔카 직영 중고차 플랫폼 SK엔카닷컴(대표 김상범)은 지난 7월 한 달간 SK엔카닷컴에 등록된 5개 일본 브랜드 차량의 등록 대수, 문의 건수, 조회수를 조사한 결과 전월 대비 매물은 늘고 문의 건수와 조회수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고 7일 밝혔다.
SK엔카닷컴에 등록된 닛산, 도요타, 렉서스, 인피니티, 혼다 5개 일본 브랜드 차량의 관심도가 일제히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7월 한 달간 조회수가 전달대비 평균 18.1% 줄었다. 한 달 동안 관심도가 가장 많이 하락한 브랜드는 혼다로 22.9% 감소했다. 5개 일본 브랜드 중 국내 판매량이 가장 많은 렉서스 차량의 조회수도 20.9% 줄었다.
차량에 대한 문의 건수도 감소했다. 혼다를 제외한 4개 브랜드 차량의 문의 건수는 전달대비 15% 이상 줄었다. 인피니티 차량 문의는 20.6%, 렉서스 차량 문의는 19.9% 각각 감소했다.

매물은 증가했다. 일본차를 팔려는 사람이 많아져서다. 5개 일본 브랜드 차량의 신규 등록대수는 전월보다 평균 28.4% 늘었다. 혼다 차량 증가율이 40.2%로 높았다. 토요타 차량은 32.2%, 닛산 차량은 32.1%, 인피니티 차량은 25.4%, 렉서스 차량은 12.0% 각각 증가했다.
신차 시장에 이어 중고차 시장에서도 일본 제품 불매 운동 움직임이 나타난 셈이다. 지난 5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 7월 도요타 신규등록대수는 전년동월보다 31.9% 감소했다. 혼다는 33.5%, 닛산은 35%, 인피니티는 19.6% 각각 줄었다. 다만 렉서스는 32.5% 증가했다.
전월과 비교하면 일본 브랜드 모두 감소세를 보였다. 도요타는 37.5%, 혼다는 41.6%, 닛산은 19.7%, 인피니티는 25.1% 각각 감소했다. 전년동월보다는 판매대수가 증가한 렉서스도 전월보다는 판매가 24.6% 줄었다.

[자료출처 = SK엔카닷컴]

자동차 상품 특성상 계약과 등록 사이에는 시간차가 발생해 7월 등록대수 중 상당수는 수출 규제 이전에 계약이 이뤄졌다. 그러나 계약금을 포기하면서 계약을 해지하고 인수를 거절하는 소비자들이 생겨날 정도로 불매 운동 여파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7월초 일본 정부가 수출 규제를 시작하면서 불매운동이 본격화된 것을 감안하면 8월부터 일본차 등록대수가 더 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일본차 업체들도 판매부진에 대비해 주문량을 줄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일본차 수입액을 보면 예측할 수 있다.
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정우 의원이 관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승용차 등 품목의 수입동향 자료에 따르면 일본 승용차 7월 수입액은 6573만9000달러로 전년동월(9978만2000달러)보다 34.1% 줄었다. 전월(7938만2000달러)보다는 17.2% 감소했다.
박홍규 SK엔카 사업총괄본부장은 "일본 수출규제 이슈 이후 일본차에 대한 문의나 조회가 줄어들고 있는 반면 신규등록대수는 늘어나는 추세"라며 "이런 상황이 지속한다면 중고차 시세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최기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