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증오 범죄로 추정되는 총기 난사 사건이 잇따르는 가운데, 증오 범죄 또는 대량 살상사건 가해자를 신속하게 처형할 수 있도록 법을 고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계획에 대해 유엔 인권사무소가 반대 입장을 내놨습니다.
현지시간으로 어제(6일) dpa 통신 등에 따르면, 루퍼트 콜빌 유엔 인권사무소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량살상 가해자 처형 구상에 대해 "사형은 잔인하고 돌이킬 수 없는 처벌로 21세기에는 설 자리가 없다"며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4일 텍사스주 엘패소와 오하이오주 데이턴에서 총기 난사로 30명이 넘는 희생자가 나온 뒤, 대량 살상 가해자를 신속히 처형할 수 있도록 새로운 법을 추진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나는 증오 범죄와 대량 살상 가해자들이 사형선고를 받고도 형 집행이 불필요하게 지연되지 않고 빨리, 결단력 있게 확실히 이행되도록 하는 법을 법무부가 제안하도록 지시했다"고 덧붙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인종주의와 백인우월주의를 비난하며 의회에 초당적으로 협력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총기 규제 강화 법안에 미온적인 데다가, 인종차별적 발언까지 서슴지 않았던 점 등을 들어 트럼프의 메시지에 진정성이 없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습니다.
콜빌 대변인 역시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소수집단에 반하는 메시지를 내놓는 당국은 그 집단을 보복과 공격에 취약하게 만든다"고 비판했습니다.
또 그는 정신질환자들의 총기 소지를 제한하거나 이들의 총기 소지 권리를 박탈할 수 있는 신속한 법절차를 만들자는 트럼프의 제안에 대해서도 이의를 제기했습니다.
콜빌 대변인은 "일부 사례에서는 정신병이 (범죄의) 요소가 된다. 그러나 모든 경우에 해당하지는 않는다. 증오나 가정폭력이 총격 사건을 유발하기도 한다"며, 그보다는 공격용 소총의 상업적 이용이 핵심적인 문제로 다뤄져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