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입주한 아파트의 3.3㎡당 매매가격 상위 10곳 모두 강남3구가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인구가 지속적으로 줄고 있는 지방은 새 아파트와 기존 아파트 간 가격 격차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7일 KB국민은행 부동산플랫폼 KB부동산 리브온(Liiv ON)에 따르면, 전국 입주 2년 이내(2018년~올해 7월까지) 새 아파트의 3.3㎡당 매매가격 상위 10위권 단지는 강남3구가 독식한 것으로 나타났다. 웃돈은 분양가 대비 평균 57%이나 상승했다. 지난해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대책으로 '똘똘한 한채'를 찾는 수요가 늘어나면서 현금 부자들이 입지가 우수한 강남권으로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서초구 잠원동 '아크로리버뷰신반포'와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는 거의 분양가만큼 올랐다. 지난해 6월 입주한 서울 서초구 잠원동 '아크로리버뷰신반포'는 3.3㎡당 7705만원(82%)으로 1위를 기록했다. 단지 평균 3.3㎡당 분양가격이 4233만원이었는데 웃돈이 3472만원 붙은 것이다. 예를 들어 전용 109㎡(옛 33평) 기준으로 프리미엄만 11억원 수준이다.
그 뒤로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자이'(7031만원), 강남구 개포동 '래미안블레스티지'(6625만원), 삼성동 '센트럴아이파크'(6332만원)는 3.3㎡당 매매가격이 6000만원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10위인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는 3.3㎡당 분양가 2567만원 대비 94%(2402만원) 오른 4969만원이었다. 11위인 동작구 흑석동 '아크로리버하임' 3.3㎡당 매매가격은 분양가만큼(3.3㎡당 2274만원, 107%) 오른 4713만원이다.
[자료 = KB부동산 리브온(Liiv ON)]
지방·광역시에서 새 아파트값 상위지역은 대구, 대전, 부산의 아파트가 차지했다. 대구의 강남으로 불리는 수성구 아파트는 상위 4위까지 휩쓸었다. 대구 수성구 범어동 '빌리브범어'가 3.3㎡당 2831만원으로 1위다. 5위는 대전 유성구 도룡동 '도룡SK뷰'(2219만원) 차지했다. 7위부터 10위까지는 부산 남구 용호동 'W'(2002만원), 해운대구 우동 '해운대자이2차'(1919만원) 등 순으로 매매가격이 높았다.한편 새 아파트와 기존 아파트의 가격 격차는 지방일수록 커졌다. 전국 입주 2년 이내(2018년~올해 7월까지) 새 아파트 630개 단지의 3.3㎡당 매매가격은 전국 평균(1203만원) 대비 25.7% 높은 1512만원으로 조사됐다.
수도권 새 아파트의 3.3㎡당 매매가격은 1851만원으로 해당지역 평균(1640만원)보다 211만원(13%) 높았다. 반면 지방은 해당지역 평균(746만원)보다 344만원(46%) 높은 1090만원을 기록했다. 수도권보다 가격 격차가 133만원 컸다.
가격 격차가 가장 큰 지역은 경북(66%)이다. 그 뒤로 전북(65%), 충북(61%), 전남(56%), 광주(55%), 경남(52%) 순이다. 주택 경기가 어려운 지방은 순유입 인구가 줄어들고 있지만 새 아파트 입주물량이 쏟아지면서 주거 선호도가 낮은 오래된 아파트 중심으로 집값이 하락세다.
경북의 경우 최근 5년 아파트 연평균 입주물량은 1만9814세대로 직전 5년 평균 대비 2.2배 증가했다. 새 아파트 입주를 앞둔 집주인들이 잔금 마련을 위해 기존 집을 급매물로 내놓으면서 집값 하락을 부채질 하고 있다.
새 아파트 선호현상은 편리한 주거환경과 재개발·재건축 사업 규제로 희소성이 부각되고 있다. 이에 새 아파트와 기존 아파트의 가격 격차는 좁혀지기 쉽지 않아 보인다.
이미윤 KB국민은행 부동산플랫폼부 차장은 "민간택지까지 분양가상한제가 확대 적용되면 재건축과 리모델링이 어려운 기존 아파트 대상으로 거래가 줄고 입지가 떨어지는 구도심 집값은 하향조정이 이뤄질 것"이라며 "지역 경기가 어려운 지방은 수도권으로 인구가 유출되면서 새 아파트와 기존 아파트값의 양극화는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디지털뉴스국 이미연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