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주식은 떨어지는 칼날인데" 채권·달러만 찾는 자산가들
입력 2019-08-06 18:05 
서울 명동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시세판을 바라보고있다. [한주형 기자]
"아무리 주식시장이 많이 빠졌다고 하더라도 '떨어지는 칼날'을 잡기는 다들 망설이는 분위기입니다."
코스피 1950선이 깨지며 저점 매수가 살아날 만하지만 주요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들은 여전히 주식에 대해선 자산가들의 관망세가 팽배하다고 전했다. 과거 경험으로 봤을 때 최근과 같은 '패닉 셀링'이 이뤄지면 증시가 제자리로 돌아가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쉽게 주식 매수로 돌아서기보다는 대기 자금으로 두거나 채권, 부동산, 금과 같은 안전자산으로 키우는 것이다.
안예희 KB증권 도곡스타PB센터 팀장은 "불안한 주식시장보다는 차라리 안정적으로 연 5~7%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사모 부동산 펀드나 추가 채권값 상승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브라질 채권 수요와 관련해 투자자들 문의가 많다"며 "안전자산인 금과 달러에 대한 수요가 강해지면서 아예 미국 달러에 투자하는 금 상장지수펀드(ETF) 인기도 높다"고 말했다. 미국 블랙록자산운용의 아이셰어금신탁(IShare Gold Trust)처럼 달러화 가치 상승과 금값 상승 효과를 같이 누릴 수 있는 상품에 자산가들이 눈을 돌리는 것이다.
정상규 신한금융투자 PWM Privilege강남센터 PB팀장은 "주식시장 하락 폭이 컸다고 하지만 다시 반등할 것이라는 확신이 없어 다들 관망하고 있다"며 "3~6개월짜리 단기채 정도에만 관심이 있고 보유 자금이 다 부동자금이 된 것 같은 분위기"라고 전했다.
한편 채권 투자 수요가 늘어나면서 국내 채권형과 해외 채권형 공모펀드에는 여전히 뭉칫돈이 들어오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채권은 일주일 새 6000억원이 신규 유입됐다. 해외 채권형 펀드에도 3100억원이 유입됐다. 급속한 자금 유입에 전체 채권형 펀드 설정액은 40조원을 넘어섰다. 사모까지 더하면 130조원이다. 최근 한 달 동안 공사모 주식형 펀드가 87조원에서 82조원으로 규모가 줄어들 동안 채권형 펀드는 126조원에서 4조원이 추가 유입된 것이다. 일각에서는 내년 상반기 0%대 기준금리도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올 정도여서 국고채 펀드 전망은 당분간 밝을 것으로 보인다.
[김제림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