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유사 15년간 은닉"…60대 장물아비 징역 4년 확정

【 앵커멘트 】
학술적 가치가 높은 삼국유사 목판본과 어사 박문수의 편지 1천여 점을 몰래 빼돌린 60대 장물아비에게 징역 4년의 실형이 확정됐습니다.
절도죄 공소시효가 끝난 줄 알고 경매에 내놨는데, 문화재 은닉죄는 은닉이 끝난 시점부터 공소시효 10년이 시작된다는 걸 몰랐다가 덜미가 잡힌 겁니다.
김순철 기자입니다.


【 기자 】
고려 후기의 승려 일연이 저술한 삼국유사 '기이편'의 목판본입니다.

고구려와 백제, 신라 3국의 역사서로 조선 초기인 1394년에 만들어졌는데, 현존하는 판본 가운데 가장 오래됐습니다.

지난 1999년 대전의 한 대학 교수가 보관하다 도난당한 뒤 이듬해 장물아비인 김 모 씨 손에 들어갔습니다.

수 차례 이사를 다니며 아파트 화장실 천장과 특수 수납공간 등에 숨겨오기를 십수년.

하지만 절도 시효를 10년으로 생각한 김 씨가 지난 2015년 경매사이트에 3억 5천만 원에 내놨다가 덜미를 잡혔습니다.

문화재는 절도죄 외에 은닉죄라는 게 있다는 걸 몰랐던 겁니다.

▶ 인터뷰(☎) : 한상진 / 문화재청 사범단속반장
- "문화재보호법상 은닉에 관한 공소시효는 10년이지만 문화재가 공개된 시점부터 공소시효가 진행되기 때문에 사실상 공소시효는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심지어 김 씨가 조선 후기 어사 박문수와 후손들이 주고받은 편지인 '박문수 간찰' 1천여 점을 숨겨온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결국 재판에 넘겨진 김 씨에게 대법원은 징역 4년의 실형을 확정했습니다.

현행법상 해당 문화재들은 모두 몰수 처리되는데, 따라서 원 소유자가 다시 돌려받으려면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내야합니다.

MBN뉴스 김순철입니다. [liberty@mbn.co.kr]

영상편집 : 김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