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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억 적자` 지상파 초강수, 월화극 중단이 의미하는 것[MK초점]
입력 2019-08-06 12:03  | 수정 2019-08-06 15:31
KBS가 `조선로코 녹두전` 이후 월화 드라마 잠정 중단을 검토 중이다. 제공|KBS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양소영 기자]
올해 1000억 원의 적자가 예상되는 KBS가 월화극 방송 잠정 중단을 검토하면서, '지상파 위기론'이 현실화 됐다.
지난 2일 KBS가 오는 12월부터 2020년 2월까지 월화극 방송을 하지 않는 것을 두고 논의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치열한 방송가 경쟁 탓에 내부 재정비가 필요하다는 것. 실제로 KBS는 오는 9월 방송 예정인 ‘조선로코-녹두전 이후 편성을 확정하지 않았다.
앞서 KBS는 최근 광고수입이 급락하면서 올해 말 사업손실이 약 1019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토털리뷰 태스크포스(TF)팀을 출범하고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비상경영계획안을 마련했다. 내년까지 프로그램 수를 현행 대비 90% 수준으로 축소하고, 편성 시간도 기존 70분에서 50분으로 대폭 줄이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다.
이는 KBS의 문제만은 아니다. MBC는 올해 적자 규모가 약 800억~9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올봄, 월화극 편성을 한 시간 이른 오후 9시로 옮기는 등 변화를 꾀했으나 성적은 신통치 않다. KBS와 마찬가지로 비상체제에 돌입한 MBC는 5일 첫방송한 ‘웰컴2라이프 이후 편성을 잡지 않고 있다. SBS 역시 지난 6월 ‘초면에 사랑합니다 종영 후 월화극 편성을 중단했다. 12일부터 월화 예능 ‘리틀 포레스트를 방송할 예정이다.

지상파의 위기는 여러 차례 제기됐다. 자본으로 무장한 케이블과 종합편성채널이 꾸준한 투자에 힘입어 스타 캐스팅, 시나리오 확보 등에서 지상파에 밀리지 않고 수준 높은 콘텐츠를 생산하면서 지상파의 위상은 무너진 지 오래다. 1%대 시청률 드라마가 속속 등장하고, 화제성마저 케이블 종편에 밀리는 상황마저 나왔다. 유사 중간 광고라 불리는 프리미엄 CM을 도입하고, 시청률과 화제성을 잡을 수 있는 킬링 콘텐츠 제작을 위해 고심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케이블, 종편 뿐만이 아니다. 넷플릭스 유튜브 등 다양한 글로벌 영상 플랫폼의 등장은 지상파가 독점했던 구조를 완전히 바꿔놨다. 전세계 다양한 콘텐츠를 확보 중인 넷플릭스는 아시아 허브 시장으로 한국을 선택, 국내 자체제작 드라마 ‘킹덤을 시작으로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유튜브도 완전히 흐름을 바꿔놓았다. 인기 1인 크리에이터들이 방송에 진출하고 있고, 스타들도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며 팬들과 소통에 나서고 있다. 짧은 호흡의 웹드라마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VOD 서비스 시장이 확장되면서 ‘본방 사수도 사라지고 있다. 언제든 자신이 원하는 때, 원하는 콘텐츠를 볼 수 있게 되면서 시청률의 의미도 퇴색되고 있다.
다양한 플랫폼의 위세가 강력해지면서, 지상파는 몇몇 드라마와 예능으로 간신히 체면을 살리고 있다. 그러나 적자가 심해지면서 비상체제에 돌입, 타개책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현재 드라마는 공급과잉이다. 공멸 위기로 빠져들 수 있기에 공급을 줄여야 하는 측면이 있다. 케이블과 종편이 줄이지 않고 지상파가 줄이려고 나선 건 그만큼 지상파가 시청자들에게 인기를 얻지 못하고 있고, 위기 상황에 처했다는 걸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공급이 줄어들면 다른 드라마가 수혜가 돌아갈 수 있지만 제작 업계 입장에서는 창구가 줄어드니 제작이 위축될 수도 있다”며 지상파는 방만한 재정구조를 효율화해서 적자 폭을 줄여나가야 한다. 동시에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하고 신뢰성을 높여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skyb1842@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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