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이재용·최태원, 日경제보복에 "흔들리지 말자" 한 목소리
입력 2019-08-06 10:38  | 수정 2019-08-06 11:33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제공 = 각 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일본의 추가 경제보복 조치에 따른 비상회의를 소집하는 등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6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전날 오후 전자계열사 사장단을 불러 긴급 대책 회의를 가졌다. 앞서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 명단에서 제외한 결정을 내리자 가장 큰 피해가 예상되는 전자사업 부문 사장단을 모은 것이다.
회의에는 김기남 DS부문장(부회장)을 비롯해 진교영 메모리사업부장(사장), 강인엽 시스템LSI사업부장(사장), 정은승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과 한종희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장(사장) 등이 참석했다. 또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과 이윤태 삼성전기 사장, 전영현 삼성SDI 사장 등도 자리를 함께 했다.
이 자리에서 이 부회장은 "긴장은 하되 두려워하지 말고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자"면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해 한 단계 더 도약한 미래를 맞이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최 회장도 비상회의를 소집하고 수출규제 영향과 대응 방안을 긴급 재점검했다. 최 회장 역시 전날인 5일 서울 SK T타워에서 16개 주요 관계사 CEO들이 참석한 가운데 그룹 '컨트롤타워'로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 비상 회의를 주재했다.
수펙스추구협의회 회의는 통상 전문경영인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최 회장의 회의 주재는 물론 참석도 매우 이례적이다.
이날 회의에서 최 회장은 "흔들림 없이 자기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위기에 슬기롭게 대처하자"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회의가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일본 정부가 각의에서 한국을 화이트리스트 명단에서 제외한 결정을 내린 후 열리는 첫 회의라는 점이다. 일본 수출규제 여파로 파장이 커질 것이 우려되자 총수들이 직접 나선 것이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과 최 회장은 향후 대책 마련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오늘(6일)부터 삼성전자를 비롯한 전자 계열사의 전국 사업장을 직접 찾아 현장경영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평택의 메모리 반도체 생산라인을 포함해 기흥 시스템LSI 및 파운드리 생산라인, 온양과 천안의 반도체 개발·조립·검사 사업장, 삼성디스플레이 탕정사업장 등 국내 사업장을 직접 찾는 것을 일정에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필요하다면 일본에 갈 생각도 있다"고 밝힌 최 회장은 향후 상황에 따라 일본출장에 오를 가능성도 있다. 다만 아직까진 최 회장의 일본 방문 일정은 잡혀 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지금까진 SK하이닉스 최고경영진이 일본을 방문해 현지 기업들과 접촉하며 협력방안을 모색해왔다.
최 회장은 지난달 1일 일본 정부가 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 등 3개 품목에 수입규제 조치를 내린 후부터 영향과 대책을 계속 보고 받고 대응책 마련을 진두지휘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디지털뉴스국 김승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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