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바람을 타고 저축은행 고객층이 젊어지고 있다.
6일 저축은행권에 따르면 최근 대형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비대면 거래에 익숙한 젊은 고객층을 공략하고 있다. 고객 접점 확대를 위해 모바일뱅킹 플랫폼을 구축하고 편의성 강화에 힘을 쏟는 것인데 이런 전략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국내 유일 호주계 저축은행 한 곳이 이런 변화의 중심에 있다.
자산 규모 기준 상위 5대 저축은행 중 하나인 호주계 페퍼저축은행에서 젊은층 고객 유입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페퍼저축은행은 올해 3월 자체 모바일뱅킹 앱 '페퍼루'를 출시, 이를 통해 디지털 전략을 선보이고 있다. 앱 출시 이후 예·적금 및 대출에 가입한 고객 중 20대와 30대 비중이 약 50%를 차지할 정도로 고무적이다.
페퍼루는 예·적금 상품 가입은 물론 무방문·무서류 모바일 대출 신청부터 입금까지 이용할 수 있는 모바일 앱 서비스다. 체크카드 발급, 주택 담보대출과 자동차 대출 한도 조회, 신용대출 신청 등 다양한 여·수신 통합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페퍼저축은행 예금 고객 연령층을 살펴보면 앱 출시 이전에는 50~60대 이상 중장년층이 전체 고객의 57%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반면 3월 페퍼루 출시 이후 7월 기준 페퍼루를 통해 가입한 예금 고객 분포는 20대 8%, 30대 39%, 40대 31% 등으로 40대 이하 비중이 78%를 나타냈다. 특히 30대 거래 비중이 기존 18%에서 39%로 큰 폭 증가했다. 간소화된 절차와 편리한 앱 구성 등 젊은층의 금융 니즈를 잘 꿰뚫었다는 평가다. '올드하다'는 저축은행에 대한 기존 이미지 탈피에도 성공했다.
페퍼루 앱으로 가입할 수 있는 '페퍼루 저축예금'은 수시입출금이 가능하면서도 아무런 조건 없이 연 2.0%의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이다. 최근 한 시중은행이 출시한 광복절 특판 정기예금 상품의 금리가 최대 연 1.7%인 것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금리다.
페퍼루 저축예금은 입출금 통장에 정기예금 수준의 금리를 제공해 안정적인 수익을 제공하기 때문에 특히 자금 관리 편의성을 중요시하게 여기는 젊은층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뿐만 아니라 페퍼루 앱 전용 대출 상품인 '페퍼루 300'은 저축은행 업계 최초로 은행 지점 방문 필요 없이 모바일을 통해 본인인증 후 대출조회, 대출 신청, 대출금 입금까지 원스톱으로 진행되는 상품이다. 평균 10분 이내 소요되는 간편한 절차와 금리도 최대 연 8%로 업계 신용대출 상품 평균 금리 대비 낮은 수준이다.
이전에 오프라인을 통해 대출을 받은 고객의 경우 20~30대 비중이 32%였으나 페퍼루를 통해 대출을 받은 고객 중에서는 그 비중이 59%로 크게 증가하며 젊은 연령대가 주 고객층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페퍼저축은행 관계자는 "페퍼루를 출시하면서 전체적인 고객층이 눈에 띄게 젊어지고 있다"라며 "보다 더 다양한 고객층이 아무 장벽 없이 편리하게 금융상품을 이용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페퍼루 앱 고도화를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페퍼저축은행은 국내 유일의 호주계 저축은행으로 2013년 10월 국내 진출 후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해 올해 3월말 기준 79개 저축은행 중에서 자산 4위의 규모를 갖춘 은행으로 발돋움했다. 모기업인 페퍼그룹은 호주를 중심으로 유럽, 아시아 시장의 비즈니스를 통해 약 60조원의 관리자산 규모를 보유한 글로벌 금융그룹이다.
[디지털뉴스국 전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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