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주말 연이은 총기 참사…트럼프 책임론 확산
입력 2019-08-05 09:53 
[사진출처 = 연합뉴스]

미국에서 3일과 4일(현지시간) 대규모 총기 난사 사고가 발생하면서 정치권을 중심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책임론이 확산되고 있다.
범행 동기가 인종 관련 증오 범죄일 가능성이 거론되자 평소 트럼프 대통령의 분열적 발언이 비극을 일으켰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특히 내년 11월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의원들은 일제히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4일 "민주당 주자들이 더 엄격한 총기규제를 요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인종갈등 부추김을 비난하면서 정치권에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인종차별주의적 발언을 한 것은 한두 번이 아니다.
가장 최근의 일로는 지난달 27일 하원 정부감독개혁위원장인 일라이자 커밍스(메릴랜드) 하원의원을 향해 '잔인한 불량배'라고 공격하면서 "커밍스의 지역(볼티모어)은 역겹고 설치류가 들끓는 난장판"이라고 말했다.
또 지난달 14일에는 민주당 유색 여성 의원 4명에게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며 막말을 쏟아내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 국경지대를 통해 미국으로 몰려드는 중남미 이민자들을 향해 '침입'이라는 거친 용어 사용도 서슴지 않았다.
민주당 대선주자들은 이번 총기 참사를 '백인 우월주의 테러리즘'으로 보고 트럼프 대통령의 평소 인종주의적 발언이 비극을 불러왔다고 비판했다.
베토 오로크 전 하원의원은 이날 CNN방송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은 스스로 인정한 인종주의자이고 이 나라에서 더 많은 인종주의를 부추기고 있다"고 말했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모든 증거는 우리가 인종주의자이자 백인 민족주의에 호소하는 외국인 혐오자 대통령을 갖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비판했고 피트 부티지지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도 "트럼프 대통령이 백인 우월주의를 용인하고 있다"고 가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총격 사건과 관련해 "비극적일 뿐만 아니라 비겁한 행동", "정당화할 어떠한 이유나 변명의 여지도 없다"고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
별도 포고문에서는 애도의 표시로 오는 8일까지 관공서에 조기게양을 지시했지만, 민주당이 주장하는 총기 규제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전략은 참모들이 말하는 것처럼 보수적 유권자 기반을 활성화하기 위해 인종적 적대감을 맨 앞에 둬 왔다"며 "총격 사건들이 이런 전략을 복잡하게 만들 것 같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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