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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디스 "韓 화이트리스트 배제, 다수 한국기업 신용도에 부정적"
입력 2019-08-02 18:46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2일 일본 정부가 한국을 '백색 국가 리스트'에서 제외한 것과 관련해 다수의 한국 기업 신용도에 부정적이라고 밝혔다. 특히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가 장기화될 경우 반도체, 디스플레이 및 스마트폰 산업은 소재에 대한 일본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유의미한 수준의 생산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무디스는 2일 "일본 정부가 일본 상품에 대한 무역 우대 혜택을 받는 27개국의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삭제하기로 결정한 것은 많은 한국 기업들 신용도에 부정적"이라며 "일본 정부의 이번 결정에 따라 8월 말부터 일본 공급업체는 일본 정부 허가를 받은 뒤 전략물자를 한국에 수출할 수 있다. 이는 한국 기업이 생산 공정에 필수적인 핵심 자재를 확보하는 능력에 대한 불확실성을 더욱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반도체,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제조 부문은 일본의 규제가 장기화될 경우 이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무디스는 "한국의 반도체,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제조 부문은 일본의 압력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다른 곳에서 적절한 공급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무디스는 "장기적으로는 일본산 소재의 조달에 대한 제약이 지속되면 국내 업체 등 국지적 공급원의 개발을 촉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진행되는 실적발표에 따르면 삼성전자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5.63% 감소하고 LG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5.4% 줄어드는 등 국내 핵심 전자 업체의 부진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SK하이닉스 역시 잠정 실적 발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89%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핵심 전자 업체들이 고전하는 상황에서 일본과의 갈등이 장기화되면 이들이 받는 영향은 어느 때보다도 클 것으로 보인다.
철강, 석유화학, 정유산업 부문은 큰 영향을 받지 않을 전망이다. 무디스는 "해당 산업은 일부 원료 및 중간재를 일본으로부터 수입하고 있지만 주로 범용재에 해당하는만큼 일본 이외의 지역에서 조달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무디스는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결정'이 한국 기업 신용도에 부정적이라면서도 이같은 수출 통제가 단순히 행정적인 차원에서 소재 공급을 지연시키는 수준에 머문다면 한국 기업들에 미치는 영향은 일시적이고, 그다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무디스는 "신용등급이 부여된 한국 기업들의 경우 대부분 핵심 소재의 재고를 이와 같은 단기적 차질에 무리없이 대처하기에 충분한 수준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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