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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종군 한국성장금융 CIO "기업회생 돕는 민간자본에 마중물 될것"
입력 2019-08-01 18:01  | 수정 2019-08-01 20:44
◆ 레이더 M ◆
"기업이 더 이상 자금 조달을 은행 대출에 의존하지 않고 회사채, 구조화금융 등 다양한 방법으로 조달하고 있습니다. 은행권을 중심으로 한 채권단이 기업 구조조정을 마음대로 하기 어려워진 이유입니다. 민간 자본이 기업 구조혁신을 주도할 시대가 열린 것입니다. 한국성장금융은 비 올 때 기업에 우산을 씌워줘 민간 자본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하는 마중물 역할을 하겠습니다."
서종군 한국성장금융 투자운용총괄 전무(CIO)는 1일 서울 여의도 본사 사옥에서 매일경제 레이더M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한국성장금융은 국내 은행, 정책금융기관 등의 자금을 바탕으로 모펀드를 만든 뒤 이를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등에 출자하는 재간접펀드 운용사다. 공공성과 수익성을 갖추고 민간 펀드 활성화를 위한 '마중물'을 부어주는 역할을 한다. 2013년 8월 성장사다리펀드 사무국으로 출범하고 2016년 2월에는 한국성장금융 법인을 설립해 독립했으며 현재 한국성장금융 출자로 조성된 민간펀드 규모만 12조6000억원에 달한다.
한국성장금융이 최근 역점을 두고 있는 펀드 부문은 기업구조혁신펀드다. 서 전무는 "기업구조혁신펀드는 수익성 위주인 민간 펀드 투자 사각지대인 워크아웃 기업, 회생 기업 혹은 회생절차를 밟기 전 기업을 투자 대상으로 한다"며 "이들 기업 중 상당수는 기술력과 영업력을 갖췄지만 대규모 설비투자 등 후유증으로 일시적인 재무적 어려움에 처해 있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기업이 어려워질 경우 은행 등 채권단은 위험을 줄이기 위해 대출을 회수할 수밖에 없다. 기업은 청산되고 일자리는 없어진다. 그는 "회생절차를 밟는 굴착기 부속품 생산 기업이 있었다. 무리한 투자로 재무 상황이 악화됐다. 그럼에도 국내 굴지의 굴착기 기업들을 상대로 계속 수주하고 있었다. 뛰어난 기술력이 있어 그 기업이 아니면 안 됐기 때문"이라고 투자 사례를 설명했다. 그는 이어 "채권단이 그 기업에 대한 회생절차를 통해 회사를 청산하고 대출을 회수하려 했지만 기업구조혁신펀드가 자본을 투자하는 조건으로 대출을 회수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 덕분에 최근 법원으로부터 회생절차 종결 판정을 받았다"고 말했다. 기업도 살리고, 일자리도 살리고, 은행은 대출 회수 걱정을 할 필요가 없어 모두가 행복한 결말을 이끌어냈다.
한국성장금융은 앞서 기업구조혁신펀드 시범 투자 성격으로 '재기지원펀드' 출자사업을 진행해왔다. 해당 펀드는 재영솔루텍 등 일시적 재무난에 빠진 기업을 정상화시켰을 뿐 아니라 연환산내부수익률 10~15% 수준의 수익도 올렸다. 한국성장금융은 이달 중으로 기업구조혁신펀드 2차 출자사업을 추가로 진행해 기업구조혁신펀드 규모를 총 1조원으로 늘릴 예정이다.
[한우람 기자 / 사진 = 한주형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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