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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SK, 中농식품회사에 2200억 `베팅`
입력 2019-08-01 17:52  | 수정 2019-08-01 19:35
SK그룹이 국내 사모펀드(PEF)와 손잡고 중국 농식품회사에 투자한다. 성장 잠재력이 높은 현지 기업과 협력 관계를 이어가기 위해서다. SK그룹은 지난해 중국 벤처캐피털이 조성한 펀드에도 자금을 출자하는 등 중국 시장에서 보폭을 넓히고 있다.
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최근 중국 조이비오 그룹(Joyvio Group)에 지분 출자하기로 결정했다. 조이비오 지분 14%를 약 1억8800만달러(약 2200억원)에 매입할 계획이며 국내 대형 PEF도 함께 참여한다.
SK그룹은 인수 대금 절반가량을 금융사에서 조달할 예정이다. 한 외국계 은행이 투자하겠다고 확약한 상태며, 거래는 이르면 이달 말 종결될 것으로 보인다.
조이비오는 중국 1위 컴퓨터 제조사 레노버의 모회사인 레전드홀딩스(Legend Holdings)가 2012년 설립했다. 그룹에서 농업 분야를 전담하고 있으며 양질의 음식·과일과 음료 제품으로 명성을 떨쳤다. 중국 최대 규모 블루베리 생산 업체이자 키위 재배 회사이기도 하다. 칠레와 호주 소재 글로벌 과일·채소 기업들과 전략적 제휴를 하는 등 사세를 꾸준히 키우고 있다.

SK그룹은 중국 농식품 부문 잠재력에 주목해 투자를 결정했다. 중국인 소비 패턴이 건강하게 먹는 것으로 바뀌고 있어 이른바 '웰빙푸드'에 대한 수요가 커지는 상황이다. 거래에 정통한 관계자는 "중국 현지에서 이와 관련된 시장 규모는 매년 20~30%씩 성장하고 있다"며 "베트남 빈그룹과 마산그룹 투자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SK가 '농식품'에 주목한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이번 투자로 SK그룹과 중국 굴지 기업 레전드홀딩스의 관계도 더욱 공고해질 전망이다. 지난해 SK그룹은 레전드홀딩스의 투자회사 레전드캐피털이 결성한 6억달러(약 7100억원) 규모 펀드에 절반가량을 투자했다. 벤처캐피털 출자자(LP)를 넘어 그룹사 주주로 직접 이름을 올리게 된 것이다.
한편 SK그룹은 아시아 지역에서 투자 기회를 부단히 찾고 있다. 외국시장에서 성장동력을 찾아야 한다는 최태원 회장 지론에 따른 행보다. SK는 지난해 베트남 민영 기업 2위 마산그룹에 투자했으며, 올 상반기에는 민영 기업 1위 빈그룹에 지분을 출자했다.
[강우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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