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김동식 케이웨더 대표 "좋은 공기 마시면 업무효율 300% 향상"
입력 2019-08-01 15:23  | 수정 2019-08-01 15:24
김동식 대표 [사진 제공 = 케이웨더]

미국 하버드대에서 '건강한 빌딩' 프로젝트를 담당하던 조셉 알렌 박사 연구팀은 지난 2015년 실험 참가자 24명을 3개의 그룹으로 나눠 6일 동안 각각 다른 실내 환경에서 근무하도록 했다. 공기질에 따라 생산성이 얼마나 높아지는가를 관찰하기 위해서였다. 일반적인 사무실, 높은 공기질을 의미하는 그린(Green) 등급의 사무실, 그린 등급보다 2배 향상된 공기질의 그린 플러스 사무실에서 각각 회계사, 컨설턴트 등 다양한 직업군의 참가자들이 ▲정보탐색 능력 ▲정보활용 능력 ▲위기해결 능력 등을 테스트 받았다. 그 결과, 실내 오염도가 낮을수록 ▲정보 찾기 ▲위기 대응 ▲이해력 ▲사고력 ▲기억력 등이 좋았다.
김동식 케이웨더 대표가 주목하는 것 역시 공기질이다. 김 대표는 "실험 결과 좋은 공기가 업무 생산성을 최대 300%까지 높였다"며 "기업이 공기질에 대한 고민을 시작해야 하는 것도 그 이유"라고 1일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매년 430만 명이 실내 공기 오염 탓에 사망한다. 미국 환경보호청은 실내 공기질 개선으로 생산성을 20% 향상 시킬 수 있다고 보고 있으며, 미국 소비재 기업인 킴벌리클라크는 해로운 실내 공기에 따른 미국의 한 해 경제손실이 120조원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영국 레딩대학교는 더 나은 환기시설로 15% 이상 학습 능률을 높일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무수히 많은 연구 결과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공기질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한 건 얼마 되지 않았단 게 김 대표의 주장이다. 실내 공기가 실외보다 최대 100배 넘게 오염돼 있지만, 여전히 한국은 미세먼지 등 실외 공기 우려에 정책이 집중돼 있다. 과거 폭우나 폭염으로 사망자가 발생하던 날씨 재해에서 이젠 미세먼지, 라돈 등 대기에 의한 피해와 사망률이 더 높아지고 있다.

김 대표는 "정확한 조사가 우선돼야 하는데, 국내에선 실내 공기를 지하역사, 공항, 도서관, 영화관, 학원, 목욕탕, 실내주차장 등 전국의 관리대상 시설 3만여 개에서 6개월마다 조사하는 데 그치고 있다"며 "측정시간 역시 최소 1시간에서 최대 6시간에 불과하다. 조사할 땐 미리 환기를 시켜두기 때문에 이 마저도 믿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공기질은 같은 사무실 공간 안에서도 서 있는 위치마다 다르고, 높이에 따라서도 차이가 난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평균적으로 대기가 100m 더 높아지면 공기질은 30% 개선된다"면서 "상대적으로 어린이가 호흡 취약계층이 될 수밖에 없는데 조사 방식은 이 같은 최신 연구결과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에 따르면 기업이 먼저 움직이고 있다. 신세계, 현대백화점, SPC그룹 등 B2C(Business to Consumer)기업을 중심으로 공기질을 개선하는 '공기 경영'이 확산되고 있다. 실내 공기질을 정밀 측정해 온도와 미세먼지, 이산화탄소 등 공기 상태에 따라 효율적으로 에너지를 관리하면서 점포의 경우 고객의 체류시간이 길어지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프라다와 국민은행은 점포 시공 시 공기개선서비스를 시행해 유해물질과 화학적인 냄새를 줄인다.
직원 복지로 활용하는 사례도 있다. 네이버는 본사와 연수원 등에 측정기를 설치해 분석 보고서에 따라 시설물을 관리하고 있으며, 코오롱과 아디다스 코리아는 사옥에 공기개선서비스를 도입했다.
김 대표는 "구글은 회의실에 이산화탄소 비중이 특정 수준을 넘으면 더이상의 회의는 비효율적이라 판단해 회의를 중단하도록 돼 있다"며 "이제는 공기질 단순 측정이나 기업의 에너지 효율을 넘어서, 공기질 담당 임원을 두는 등 생산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공기 경영에 기업이 한 발 더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케이웨더는 자체적으로 실내외 공기측정 서비스를 실시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오는 2020년까지 기상·환경분야 빅데이터 전문센터로 선정돼 기상청, 한국환경공단 등의 데이터를 수집해 동네 미세먼지 정보와 공기질을 빅데이터화 하고 환기 시스템을 운영한다.
[디지털뉴스국 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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