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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라이더" 류현진이 제시한 반등 카드 [현장스케치]
입력 2019-08-01 08:29  | 수정 2019-08-01 09:40
류현진은 쿠어스필드에서 살아남기 위해 변화를 줬다. 사진(美 덴버)=ⓒAFPBBNews = News1
매경닷컴 MK스포츠(美 덴버) 김재호 특파원
류현진은 "운이 좋았다"고 했지만, 그 운도 노력이 있었기에 얻을 수 있었다.
류현진은 1일(한국시간)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와 원정경기 선발 등판, 6이닝 3피안타 1볼넷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투구 수 80개, 평균자책점은 1.66을 기록했다. 승리투수는 되지 못했지만, 팀의 5-1 승리에 기여했다.
류현진은 쿠어스필드에서 약했다. 앞서 지난 6월 등판에서 4이닝 7실점으로 부진했다. 통산 성적은 평균자책점 9.15를 기록중이다. 류현진도 이를 의식하고 "한 이닝 한 이닝 막을 생각으로 임했다"고 말했다. 이 말은 포스트시즌이 임박했을 때 나오던 말이다.
이날 류현진의 공은 평소와 달랐다. 커터의 구속이 83~87마일로 다양했다. 기존 구종으로는 분류되지 않는 처음보는 공들이 몇 개 보였다.
그는 "옛날처럼 느린 슬라이더를 던졌다"고 설명했다. '게임데이'에서 83~84마일짜리 커터로 나온 것이 그가 말한 슬라이더다. "몇 개는 체인지업으로 나오기도 했다"는 것이 류현진의 설명이다.
류현진은 이날 찰리 블랙몬, 욘더 알론소, 토니 월터스 등 좌타자를 상대할 때 주로 이 슬라이더를 꺼냈다. 그는 "좌타자를 상대할 때 주효했다. 안던졌던 구종을 던진 것이 통했다"고 설명했다.
그의 팀 동료 마에다 켄타는 슬라이더를 이용해 쿠어스필드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이점을 참고한 것일까? 그는 "그건 아니다. 스피드가 커터보다 조금 낮으면서 각도가 큰 것을 예전부터 던지고 싶어했고, 그걸 던진 것이 좋은 방향으로 갔다"고 설명했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인 2013년 80마일 중반대의 슬라이더를 사용했다. 2014년 그립에 변화를 줘 구속을 올렸지만, 어깨 수술에서 회복한 이후에는 슬라이더를 많이 사용하지 않았다. 그러다 이날 봉인을 해제한 것.
류현진은 "여기서는 한 이닝, 한 이닝을 생각해야지 많은 이닝, 투구 수 이런 것을 생각하고 힘을 아끼는 생각은 못할 거 같다"며 쿠어스필드에서는 다른 자세로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런 자세로 경기에 임했기에 그는 6이닝 80구라는 다소 짧은 투구에도 아쉽지 않다고 말했다. greatnemo@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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