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시장의 대세는 환금성이 좋은 '중소형'이지만 강남권만큼은 달랐다.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 분양에서 전용 85㎡ 초과 중대형을 조합원이 싹쓸이하는가 하면, 정부 규제로 '똘똘한 한 채' 분위기가 강해지면서 아파트 매매거래에서도 중대형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1만2000가구가 넘는 새 아파트로 탈바꿈해 국내 최대 규모 단지가 될 '둔촌주공' 일반분양에 중대형 면적은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둔촌주공은 강남4구에 속하는 강동구 소재 아파트지만, 송파구 방이동과 바로 붙어 있어 생활권을 공유한다.
최근 마무리된 조합원 분양 신청에서 전용 95㎡ 이상 중대형 면적은 조합원들이 싹쓸이했다. 특히 인기가 높았던 것은 전용 109㎡다. 총 1349가구가 마련됐는데 전량을 조합원들이 가져가게 됐다. 조합원들마저도 100% 배정되지 못하고 순위별로 받을 사람과 그러지 못할 사람이 나뉠 정도로 치열했다. 전용 95㎡(821가구), 전용 134㎡(303가구) 등 상황도 비슷했다. 모두 조합원들이 분양을 신청해 일반에 돌아오는 물량은 없다. 분양시장의 최고 인기 면적은 소위 '30평대'로 불리는 전용 84㎡라고 하지만 2주택 이상 보유자에 대한 세금이 무거워지고, 여러 가지 규제가 더해지면서 차라리 실거주하기에 편한 중대형이 낫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강남권 아파트의 '중대형 선호 현상'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현재 상황으로 보면 일단 연말 분양을 준비하고 있는 이 단지의 일반분양 4000여 가구 중 전용 85㎡ 초과 중대형은 아예 없을 가능성이 높다. 대신 초소형인 전용 39㎡와 소형인 59㎡, 중소형인 84㎡는 각각 1000가구 이상 남아 전례 없는 막대한 물량이 일반분양으로 시장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들 중소형 면적에 대한 일반분양은 100% 가점제로 당첨자를 선정한다. 이에 따라 무주택자로 1순위 청약통장을 보유한 고가점자는 둔촌주공 청약 당첨이 거의 확실시된다. 일반적인 강남권 재건축 단지의 일반분양은 100~200가구 내외지만 이 단지는 5000여 가구 규모 저층주공아파트를 재건축해 중층아파트로 새로 짓는 것이라서 일반분양이 전례 없이 많기 때문이다.
강남권의 중대형 선호 트렌드는 이미 앞서 분양한 단지에서도 나타났다. 서초무지개아파트 재건축 '서초그랑자이'에서도 중대형은 조합원들이 싹쓸이해 전용 84㎡조차도 1가구밖에 나오지 않았고, 그보다 더 큰 대형에서도 4가구만이 일반분양으로 나왔다. 전체 일반분양 174가구 중 170가구가 중소형인 전용 59·74㎡였다. 아파트 매매거래 시장에서도 강남권에선 중대형이 강세다. 매일경제가 강남구 6~7월 신고 거래를 분석한 결과 총 418건 중 전용 85㎡를 넘는 중대형은 153건으로 집계됐다. 전체의 37%에 해당한다. 그런데 같은 기간 강남구에서 발생한 신고가 경신 141건 중 중대형은 58건으로 40%를 넘겼다. 서초구 상황도 비슷했다. 2개월간 258건의 거래가 신고됐고, 이 중 112건의 신고가 경신이 발생했으며 중대형은 63건으로 절반이 넘었다. 송파구의 2개월간 거래건수는 521건으로 이 중 신고가 경신은 104건이었다.
강남구는 청담동 등 고급빌라 대형면적 신고가가 꽤 됐다. 청담동 소재 '청담CJ빌리지' 전용 159㎡가 19억원에 팔려 직전 신고가 12억원을 7억원가량 넘어섰고, '청담파라곤2차 2단지' 전용 177㎡도 27억원에 손바뀜됐는데 기존 최고가격은 24억5000만원이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전체적으로 보면 중소형이 대세지만, 강남권은 고소득자가 많아 다른 지역 대비 중대형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런데 지난 5년간 중소형이 대세라고 중소형 위주로 공급하다보니 중대형 희소성이 높아져 특정 지역에서 중대형 선호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라면서 "또 단위면적(3.3㎡)당 가격으로 환산하면 중대형이 중소형보다 많이 저렴하다보니 강남권에선 투자와 실거주 측면에서 중대형이 인기가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인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 분양에서 전용 85㎡ 초과 중대형을 조합원이 싹쓸이하는가 하면, 정부 규제로 '똘똘한 한 채' 분위기가 강해지면서 아파트 매매거래에서도 중대형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1만2000가구가 넘는 새 아파트로 탈바꿈해 국내 최대 규모 단지가 될 '둔촌주공' 일반분양에 중대형 면적은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둔촌주공은 강남4구에 속하는 강동구 소재 아파트지만, 송파구 방이동과 바로 붙어 있어 생활권을 공유한다.
현재 상황으로 보면 일단 연말 분양을 준비하고 있는 이 단지의 일반분양 4000여 가구 중 전용 85㎡ 초과 중대형은 아예 없을 가능성이 높다. 대신 초소형인 전용 39㎡와 소형인 59㎡, 중소형인 84㎡는 각각 1000가구 이상 남아 전례 없는 막대한 물량이 일반분양으로 시장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들 중소형 면적에 대한 일반분양은 100% 가점제로 당첨자를 선정한다. 이에 따라 무주택자로 1순위 청약통장을 보유한 고가점자는 둔촌주공 청약 당첨이 거의 확실시된다. 일반적인 강남권 재건축 단지의 일반분양은 100~200가구 내외지만 이 단지는 5000여 가구 규모 저층주공아파트를 재건축해 중층아파트로 새로 짓는 것이라서 일반분양이 전례 없이 많기 때문이다.
강남권의 중대형 선호 트렌드는 이미 앞서 분양한 단지에서도 나타났다. 서초무지개아파트 재건축 '서초그랑자이'에서도 중대형은 조합원들이 싹쓸이해 전용 84㎡조차도 1가구밖에 나오지 않았고, 그보다 더 큰 대형에서도 4가구만이 일반분양으로 나왔다. 전체 일반분양 174가구 중 170가구가 중소형인 전용 59·74㎡였다. 아파트 매매거래 시장에서도 강남권에선 중대형이 강세다. 매일경제가 강남구 6~7월 신고 거래를 분석한 결과 총 418건 중 전용 85㎡를 넘는 중대형은 153건으로 집계됐다. 전체의 37%에 해당한다. 그런데 같은 기간 강남구에서 발생한 신고가 경신 141건 중 중대형은 58건으로 40%를 넘겼다. 서초구 상황도 비슷했다. 2개월간 258건의 거래가 신고됐고, 이 중 112건의 신고가 경신이 발생했으며 중대형은 63건으로 절반이 넘었다. 송파구의 2개월간 거래건수는 521건으로 이 중 신고가 경신은 104건이었다.
강남구는 청담동 등 고급빌라 대형면적 신고가가 꽤 됐다. 청담동 소재 '청담CJ빌리지' 전용 159㎡가 19억원에 팔려 직전 신고가 12억원을 7억원가량 넘어섰고, '청담파라곤2차 2단지' 전용 177㎡도 27억원에 손바뀜됐는데 기존 최고가격은 24억5000만원이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전체적으로 보면 중소형이 대세지만, 강남권은 고소득자가 많아 다른 지역 대비 중대형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런데 지난 5년간 중소형이 대세라고 중소형 위주로 공급하다보니 중대형 희소성이 높아져 특정 지역에서 중대형 선호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라면서 "또 단위면적(3.3㎡)당 가격으로 환산하면 중대형이 중소형보다 많이 저렴하다보니 강남권에선 투자와 실거주 측면에서 중대형이 인기가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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