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석연찮은 빗썸 인수철회…두올산업 하한가
입력 2019-07-30 11:38 

두올산업이 빗썸 인수에서 손을 뗀다고 밝히며 두올산업 주가가 하한가를 기록했다. 두올산업은 상대방이 주요 계약을 위반했다는 점을 인수 철회 사유로 들었다.
30일 오전 11시 두올산업 주가는 거래제한폭까지 떨어진 1200원에서 거래되고 있다. 전날 장 마감 이후 두올산업이 2억달러 규모 SG BK그룹 지분 취득 결정을 철회한다고 밝힌 영향이다. 600만 달러 규모의 계약금은 두올산업의 계좌로 반환됐다. 두올산업은 2100억원 규모의 자금 조달 계획도 모두 철회한다고 밝혔다.
두올산업은 "지분 인수 조건과 관련해 계약 상대방인 SG BK그룹의 주요 계약 위반사항이 발견돼 시정 요청했으나 상대방이 이를 이행하지 않고 계약목적 달성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며 "지분 취득 계약을 해지하고 원인이 소멸된 자금 조달 계획도 철회됐다"고 전했다.
SG BK그룹은 빗썸의 인수 주체인 BTHMB 홀딩스를 보유한 기업이다. BTHMB홀딩스는 빗썸 운영사를 인수하기 위해 만들어진 컨소시엄으로, 두올산업이 SG BK그룹의 최대 주주로 올라선다면 두올산업이 빗썸의 지배구조 정점에 오르게 된다. 지난 9일 두올산업이 SG BK그룹 지분 57.4%를 인수한다고 공시하자 '가상화폐 테마'에 대한 투자가 몰리며 두올산업 주가는 2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그러나 인수 공시 당시부터 두올산업의 재무상태에 비해 인수 규모가 너무 크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두올산업은 인수를 위해 2100억원 규모의 자금을 3건의 유상증자와 5건의 전환사채(CB), 8건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을 통해 조달할 계획이라고 공시했다. 지난 3월말 기준 두올산업의 유동자산은 327억원에 불과한데다, 유동부채는 387억원으로 더 많다. 자기자본은 261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누적된 손실로 이익 결손금은 154억원에 달했다.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인수에 나서기에는 두올산업의 재무 구조가 부실한 것이다.
인수 공시 이후 BTHMB 홀딩스 측은 "계약을 맺은 적이 없다"고 반발하며 혼란이 생겼다. 이후에는 법적인 문제까지 불거졌다. 지난 16일 빗썸의 최대 주주인 비티씨홀딩컴퍼니와 2대 주주인 비덴트는 두올산업을 상대로 15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장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접수했다.
[정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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