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이상형으로 `리얼돌` 제작?…"수입·판매 금지" 靑 청원

대법원이 여성의 신체를 모방한 성인용품인 '리얼돌' 수입을 허가해야 한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린 가운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리얼돌 수입 및 판매 금지' 청원이 30일 오전 10시 30분 기준 13만8200명이 넘는 동의를 받았다. 특히 한 리얼돌 판매 대행업체 사이트에서 지난 26일 "리얼돌을 원하는 얼굴(연예인 및 이상형)로 주문 제작할 수 있다"고 밝혀 논란이 더 거세지고 있다.
청원 글 작성자는 "리얼돌은 다른 성인기구와 달리 머리부터 발끝까지 여성의 신체적 특징을 그대로 떠와 만든 마네킹과 비슷한 것이다"며 "머리 스타일뿐만 아니라 점의 위치, 심지어 원하는 얼굴로 커스텀 제작도 할 수 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제로 연예인 또는 지인의 얼굴을 음란 사진과 합성해 인터넷에 게시하는 경우가 있다"며 "리얼돌은 안 그러란 보장이 없다. 본인도 모르게 자신의 얼굴이 리얼돌이 된다면 정신적 충격은 누가 책임지나"고 말했다. 그는 또 "리얼돌이 인간의 존엄성을 심각하게 훼손·왜곡했다고 볼 정도는 아니다"는 법원의 판결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며 글을 마무리했다.
이에 누리꾼 A 씨는 "리얼돌은 여성에 대한 성적 대상화를 부추긴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누리꾼 B 씨는 "개인 SNS에 사진 하나 올릴 때도 리얼돌로 인한 인권 유린을 걱정해야 할 수도 있다"고 비판했다.
대법원은 지난달 27일 한 국내 성인용품 수입업체가 인천세관을 상대로 낸 수입통관보류처분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확정한 바 있다. "사람의 존엄성과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왜곡할 정도가 아니며, 개인의 사적이고 은밀한 영역에 대한 국가의 개입은 최소화해야 한다"는 이유에서였다.
한 리얼돌 판매 대행업체는 지난 26일 '자주 묻는 질문' 게시판을 통해 연예인·이상형과 같이 주문자가 원하는 얼굴로 리얼돌 주문 제작이 가능하며, 점·모반·타투·상처 등도 추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디지털뉴스국 김설하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