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순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던 신용카드사들이 올해 상반기 실적 발표에서 나쁘지 않은 결과를 발표했다. 영업 비용과 마케팅 비용, 자산 매각 등을 통해 수익 감소를 피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정부 주도의 가맹점 수수료 인하가 결국 고객 혜택 감소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삼성·KB국민·우리·하나카드 등 5개 카드사의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7096억원으로 전년 동기의 7640억원보다 7.1%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올 2분기부터 카드사 가맹점 수수료 인하 영향이 본격화돼 수익이 크게 줄 것로 전망됐지만 대부분 한 자릿수 감소했다. 업계 1위인 신한카드의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2713억원으로 전년 동기의 2819억원보다 3.8% 떨어지는 데 그쳤다. 삼성카드 상반기 순이익도 전년의 1943억원보다 1.2% 줄어든 1920억원을 기록했다. 국민카드의 올 상반기 순이익은 1461억원으로 지난해 동기(1686억원)보다 12% 줄었다. 우리카드는 전년(676억원)보다 1.6% 줄어든 665억원으로 집계됐다.
카드사들이 그나마 실적에서 선방한 배경은 영업비와 판매관리비 등 마케팅 비용을 대폭 줄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1위 업체인 신한카드인 경우 판관비를 올 상반기에만 6% 줄였다. 또 신규 고객 모집에 적극적이던 A카드사는 최근 카드모집인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통상 카드사는 카드 한 장당 모집인에게 15만원을 지급하는데 모집인 수를 줄이면 당장 비용 절감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B카드사도 지난해 1분기 3200명에 이르던 카드모집인 수를 올 2분기 2200명으로 1000명 가까이 줄였다. 일부 카드사는 부실 채권을 매각해 영업 손실을 메웠다. 실제 A카드사는 올해 2분기에만 250억원 상당 채권을 팔았다.
신한카드와 국민카드 등은 자동차 할부금융과 리스로 눈길을 돌렸다. 특히 신한카드의 경우 올 상반기 할부금융 수익이 전년 동기보다 20.4% 증가한 634억원, 리스는 63.4% 오른 865억원으로 집계됐다. 카드사 관계자는 "그동안 수익을 냈던 신용판매나 금융서비스 등 분야에서는 앞으로 이익을 내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며 "할부금융 등 다른 사업 영역으로 분야를 넓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5개 카드사 가운데 후발 주자인 하나카드는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큰 타격을 받았다. 하나카드의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337억원으로 전년의 516억원보다 34.7%나 급감했다. 당초 마케팅 비용이 적었던 하나카드로서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를 보전할 만한 방법이 부족했고 일회성 요인도 없었다는 분석이다.
일부에서는 카드사의 비용 절감 노력이 곧바로 고객 혜택 축소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카드사들이 고객에게 주는 이벤트 등 혜택을 대폭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입학·결혼 등 시즌마다 진행하는 일회성 마케팅비를 대부분 없앴다"며 "고객에게 돌아가는 할인 혜택 등이 전년보다 많이 줄어든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대형마트에서 한 달 동안 행사를 하던 C카드사는 올해 행사 기간을 일주일로 줄이기도 했다. 카드사 마케팅 행사 축소는 소비에도 부정적 영향을 준다는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앞으로 고객에게 많은 혜택을 주는 소위 '혜자카드'도 나오기 어려워질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상품 수익성 분석 합리화 태스크포스(TF)'에서 카드사가 앞으로 이사회에서 정한 상품 설계 기준에 따라 새 카드를 출시하고, 적자가 발생하면 이유를 분석해 이사회에 보고하도록 잠정 결론 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카드사의 취급금액이 매년 증가하기 때문에 가맹점 수수료 인하에도 불구하고 카드사 순익은 다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새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삼성·KB국민·우리·하나카드 등 5개 카드사의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7096억원으로 전년 동기의 7640억원보다 7.1%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올 2분기부터 카드사 가맹점 수수료 인하 영향이 본격화돼 수익이 크게 줄 것로 전망됐지만 대부분 한 자릿수 감소했다. 업계 1위인 신한카드의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2713억원으로 전년 동기의 2819억원보다 3.8% 떨어지는 데 그쳤다. 삼성카드 상반기 순이익도 전년의 1943억원보다 1.2% 줄어든 1920억원을 기록했다. 국민카드의 올 상반기 순이익은 1461억원으로 지난해 동기(1686억원)보다 12% 줄었다. 우리카드는 전년(676억원)보다 1.6% 줄어든 665억원으로 집계됐다.
카드사들이 그나마 실적에서 선방한 배경은 영업비와 판매관리비 등 마케팅 비용을 대폭 줄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1위 업체인 신한카드인 경우 판관비를 올 상반기에만 6% 줄였다. 또 신규 고객 모집에 적극적이던 A카드사는 최근 카드모집인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통상 카드사는 카드 한 장당 모집인에게 15만원을 지급하는데 모집인 수를 줄이면 당장 비용 절감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B카드사도 지난해 1분기 3200명에 이르던 카드모집인 수를 올 2분기 2200명으로 1000명 가까이 줄였다. 일부 카드사는 부실 채권을 매각해 영업 손실을 메웠다. 실제 A카드사는 올해 2분기에만 250억원 상당 채권을 팔았다.
신한카드와 국민카드 등은 자동차 할부금융과 리스로 눈길을 돌렸다. 특히 신한카드의 경우 올 상반기 할부금융 수익이 전년 동기보다 20.4% 증가한 634억원, 리스는 63.4% 오른 865억원으로 집계됐다. 카드사 관계자는 "그동안 수익을 냈던 신용판매나 금융서비스 등 분야에서는 앞으로 이익을 내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며 "할부금융 등 다른 사업 영역으로 분야를 넓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5개 카드사 가운데 후발 주자인 하나카드는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큰 타격을 받았다. 하나카드의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337억원으로 전년의 516억원보다 34.7%나 급감했다. 당초 마케팅 비용이 적었던 하나카드로서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를 보전할 만한 방법이 부족했고 일회성 요인도 없었다는 분석이다.
일부에서는 카드사의 비용 절감 노력이 곧바로 고객 혜택 축소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카드사들이 고객에게 주는 이벤트 등 혜택을 대폭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입학·결혼 등 시즌마다 진행하는 일회성 마케팅비를 대부분 없앴다"며 "고객에게 돌아가는 할인 혜택 등이 전년보다 많이 줄어든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대형마트에서 한 달 동안 행사를 하던 C카드사는 올해 행사 기간을 일주일로 줄이기도 했다. 카드사 마케팅 행사 축소는 소비에도 부정적 영향을 준다는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앞으로 고객에게 많은 혜택을 주는 소위 '혜자카드'도 나오기 어려워질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상품 수익성 분석 합리화 태스크포스(TF)'에서 카드사가 앞으로 이사회에서 정한 상품 설계 기준에 따라 새 카드를 출시하고, 적자가 발생하면 이유를 분석해 이사회에 보고하도록 잠정 결론 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카드사의 취급금액이 매년 증가하기 때문에 가맹점 수수료 인하에도 불구하고 카드사 순익은 다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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