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커피 원두 압축블록 신기술 국내서 개발 `눈길`
입력 2019-07-28 06:06 
커피 원두를 확대한 사진. 동그란 알맹이가 커피 오일, 벽을 이루고 있는 게 섬유질이다.

"집에서도 일정한 맛으로 내린 커피를 먹을 순 없을까?"
단순한 생각으로 출발한 도전이 커피시장 혁신을 선도하게 됐다. '징~'하는 큰 굉음을 내던 원두 분쇄기도 이제는 필요가 없다. 대신 원두를 압축시켜 '으깬' 모양의 드립커피만 있으면 집에서도 전문점 수준의 커피 맛을 즐길 수 있다.
바로 '커피원두 압축블록(특허번호 제10-1935331호)' 기술이다.
이 기술을 개발한 이범호 성화국제특허법률사무소 대표 변리사는 "커피원두 압축블록 기술로 으깬 원두는 커피향이 오래가고, 휴대와 보관이 간편한 것이 특징"이라며 "탄맛 등 커피의 나쁜 맛을 내는 섬유질을 거를 수 있기 때문에 부드러운 향과 맛을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커피원두 압축블록의 가장 큰 특징은 원두 속 섬유질이 커피에 들어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원두는 껍질과 세포벽으로 이뤄져있다. 우리가 흔히 마시는 커피는 세포벽에 붙어있는 커피 오일이 물에 의해 내려진 것. 기존 방식대로 원두를 갈면 로스팅 과정에서 다 타버린 껍질까지 추출되지만, 압축블록 기술을 이용하면 원두가 갈아지지 않고 으깨지기 때문에 섬유질과 분리될 수 있다.
압축블록 기술을 통해 압축된 뒤 티백에 담긴 원두와 티백에 물을 넣고 난 뒤 남은 원두 섬유질.
압축블록 기술 원리는 간단하다. 강력한 힘으로 원두를 뭉치게하는 게 특징이다. 로스팅된 원두를 양에 따라 약 500~700㎏/㎠ 정도로 압축한다. 그러면 커피원두를 구성하는 수백만 개 이상의 허니컴 구조의 세포벽들 사이에 수많은 크랙(Crack)들이 발생한다. 여기에 드립커피처럼 물을 부으면 크랙 사이사이로 물이 들어가 커피 오일을 추출해내는 방식이다.
압축블록에 물을 붓고나면 거름망에는 실제 큼직한 커피 섬유질이 남는다. 기존 방식대로라면 이 섬유질이 잘게 갈려 커피 오일과 함께 추출돼 나쁜 맛을 내게 된다. 압축돼 티백 형태로 거름망에 담긴 원두 10g은 물 180cc를 붓고 2분가량 기다리면 즐길 수 있다.
이범호 변리사는 압축블록 기술을 캡슐과 티백 등으로 공급함과 동시에 프랜차이즈 카페와 밴딩머신 기계 사업 등으로 넓혀갈 계획이다. PCT 국제특허 출원도 완료해 연내 등록할 예정이다. 이 변리사는 "국내 인스턴트 커피 생산 기업과 외식업체 쪽에서도 벌써부터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한국의 기술로 글로벌 커피 시장을 선도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신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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