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도 일정한 맛으로 내린 커피를 먹을 순 없을까?"
단순한 생각으로 출발한 도전이 커피시장 혁신을 선도하게 됐다. '징~'하는 큰 굉음을 내던 원두 분쇄기도 이제는 필요가 없다. 대신 원두를 압축시켜 '으깬' 모양의 드립커피만 있으면 집에서도 전문점 수준의 커피 맛을 즐길 수 있다.
바로 '커피원두 압축블록(특허번호 제10-1935331호)' 기술이다.
이 기술을 개발한 이범호 성화국제특허법률사무소 대표 변리사는 "커피원두 압축블록 기술로 으깬 원두는 커피향이 오래가고, 휴대와 보관이 간편한 것이 특징"이라며 "탄맛 등 커피의 나쁜 맛을 내는 섬유질을 거를 수 있기 때문에 부드러운 향과 맛을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커피원두 압축블록의 가장 큰 특징은 원두 속 섬유질이 커피에 들어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원두는 껍질과 세포벽으로 이뤄져있다. 우리가 흔히 마시는 커피는 세포벽에 붙어있는 커피 오일이 물에 의해 내려진 것. 기존 방식대로 원두를 갈면 로스팅 과정에서 다 타버린 껍질까지 추출되지만, 압축블록 기술을 이용하면 원두가 갈아지지 않고 으깨지기 때문에 섬유질과 분리될 수 있다.
압축블록 기술을 통해 압축된 뒤 티백에 담긴 원두와 티백에 물을 넣고 난 뒤 남은 원두 섬유질.
압축블록 기술 원리는 간단하다. 강력한 힘으로 원두를 뭉치게하는 게 특징이다. 로스팅된 원두를 양에 따라 약 500~700㎏/㎠ 정도로 압축한다. 그러면 커피원두를 구성하는 수백만 개 이상의 허니컴 구조의 세포벽들 사이에 수많은 크랙(Crack)들이 발생한다. 여기에 드립커피처럼 물을 부으면 크랙 사이사이로 물이 들어가 커피 오일을 추출해내는 방식이다.압축블록에 물을 붓고나면 거름망에는 실제 큼직한 커피 섬유질이 남는다. 기존 방식대로라면 이 섬유질이 잘게 갈려 커피 오일과 함께 추출돼 나쁜 맛을 내게 된다. 압축돼 티백 형태로 거름망에 담긴 원두 10g은 물 180cc를 붓고 2분가량 기다리면 즐길 수 있다.
이범호 변리사는 압축블록 기술을 캡슐과 티백 등으로 공급함과 동시에 프랜차이즈 카페와 밴딩머신 기계 사업 등으로 넓혀갈 계획이다. PCT 국제특허 출원도 완료해 연내 등록할 예정이다. 이 변리사는 "국내 인스턴트 커피 생산 기업과 외식업체 쪽에서도 벌써부터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한국의 기술로 글로벌 커피 시장을 선도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신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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